『틈만 나면 딴 생각』 무엇이든 되는 생각

틈만 나면 딴생각 - 아무 것도 아니지만 무엇이든 되는 생각
정철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3월

대통령의 카피라이터였던 정철 교수의 브레인스토밍 에세이집이다.

“생각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생각의 꼬리를 물며 놀았습니다.

집요하게 꼬리를 물고 늘어졌더니 생각도 나랑 놀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저자의 이 말이 이 책의 의미를 깊게 해 준다.

저자가 생각을 가지고 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관찰한다. 발견한다. 확장한다.”

이런 흐름으로 글을 짓고 책을 생산해 왔다고 한다.

저자의 생각은

관찰 대상 주위를 샅샅이 살피는 시선 옮기기,

두 가지 모순된 발견을 나란히 놓는 시선 비틀기,

하나에 엉킨 이야기를 고구마 뽑듯 뽑아내는 파고들기,

발이 데려다주는 곳 이야기를 듣는 발걸음 옮기기

동물이나 사물이 하는 말을 귀담아듣는 입장 들어주기,

하나를 하나로 보지 않는 잘라 보기,

글자로 그림을 그려 보여주는 그림 그리기,

뭐든 훔쳐와 패러디하는 도둑질하기,

단어 꼬리만 살짝살짝 바꾸는 국어사전 펼치기,

읽는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온도 높이기.

저자의 생각이 깊어지는 이유는 다양한 생각 옮기기였다.

늦가을 풍경세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봅시다. -시선 옮기기

숲이 고요한 건 뿌리의 힘. 묵묵히 짊어져야 할 것을 짊어지는 것.

시선 옮기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이다.

어떤 일이 모두 남의 탓이라 돌리기 쉬운 세상.

내가 책임지기 싫어하는 세상 속에서

묵묵히 세상을 책임져주는 사람들이 지켜주기에

지금 우리는 이 정도의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

인간이 발명한 위대한 혹은 위험한 녀석들 – 시선 비틀기

코와 귀에 기대어 살면서 눈을 위해 일하는 나. 인생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안경의 입장에서는 눈을 위해 일하는 자신이 중요한 일을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말없이 안경을 받쳐주는 코와 안경을 걸어주는 귀의 역할에 고마워하였는가.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쉽게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었나.

자신을 백설공주로 착가한 토끼가 있었다는데 – 파고들기

토끼와 거북이는 왜 경주를 했을까? 왜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왜 이겨야하는지?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러한 궁금증을 가져본 적이 있던가?

그래 경주를 해서 이기려고만 했지 왜 하는지는 생각해 보았는지 있었나?

자꾸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땐 그랬다지만 지금도 꼭 그럴까 – 도둑질하기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불만이다.

행복을 쫒아가는 나는 정말 행복했는가?

점점 더 불만이 쌓여가지 않았는가?

불만이 생겨 나의 행복을 막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잡’이라는 글자 하나를 붙들고 늘어지는 방법 – 국어사전 펼치기

쓰레기통이 돼지 저금통에게 말했어. 나는 네가 안쓰러워. 나를 비울 땐 배를 가르지 않아.

관점을 바꾸면 입장도 바뀐다.

한 사람에겐 몇 가지 이야기로 살고 있을까 – 잘라보기

안목도 ‘연결’이라는 말을 하지. 안목이 너무 뻣뻣하면 연결해야 할 소중한 사람을 놓치고 말아. 홀로 살 수 없는 세상. 연결로 살아야 하는 세상. 지금보다 더 외롭지 않으려면 힘을 빼야 한다.

그래 내 목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는가. 나의 관점만 바라보던 안목이 아니었나?

연결은 관계이다. 관계는 나의 안목과 함께 상대의 안목도 살펴보아야 한다.

도시의 오후를 풍경화 몇 장으로 그린다면 – 그림 그리기

이야기를 글자를 그림으로 그린다.

글자를 그림으로 그린다.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다.

참 창의적인 생각이다.

그 생각이 전달하는 힘은 메시지의 힘이 크다.

우리가 보는 광고의 힘,

우리가 보는 그림의 힘

요즘 웹툰이나 만화의 인기가 이해가 된다.

참새 이야기도 듣고 매미 이야기도 듣고 – 입장 들어보기

동물도 말을 한다. 짹짹 말을 하고 맴맴 말을 한다. 그런 소리 하나하나에 자기 입장이 있다.

나의 소리를 내기 위해 남을 소리를 들으려 노력했는가.

경청의 중요성을, 역지사지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게 한다.

나보다 나약하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가.

나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내 이야기를 많이 했는가.

평등한 관계에서 이야기를 듣고 말하려 했는가.

커피에게 마이크를, 가위에게도 마이크를 – 가까이에서 찾기

길게 생각하고 짧게 말하라고

바쁘게 살아야 하는 세상, 생각할 시간이 짧아진다.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지다 보니 깊게 생각할 시간이 적어진다.

얕게 생각하며 일처리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된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깊게 생각하고 싶다.

요즘 ‘깊게 읽기’의 책이 나오는 이유도 이와 같은 의미일까?

세상에서 가장 멋진 한 글자는, 왜 – 질문하기

이유를 놓아버린 이런 말과 친해지면 안 될까?

‘왜’라는 단어보다 ‘어떻게’에 익숙하지 않았나?

일을 시작하기 전 ‘왜’라는 것에 깊게 생각해 보았나?

일이 주어지면 ‘어떻게’부터 생각하게 하지 않았나?

그래. 나는 책을 읽으면서 ‘왜’를 무시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일이 끝난 후 보람이 적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연필 내려놓고 뚜벅뚜벅 거리로 나가면 – 발걸음 옮기기

친구 하나만 주세요.

편의점에서 친구를 찾는 세대.

관계 맺기를 힘들어 하는 세대.

사회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진정 사회성의 깊은 의미를 이해하였는가.

나는 사회성을 제대로 배웠는가.

아이들에게 사회성을 제대로 배우게 하고 있는가.

관계에 힘들어 하는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문을 열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가야 관계가 생긴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 온도 높이기

살면서 ‘사랑합니다.’보다 더 자주 해야 하는 말 ‘고맙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

그 분들에게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해 보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랑합니다.’보다 더 자주 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의 의미는

세상에는 감사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내 자신에게 고맙고, 나를 항상 인정해주는 가족이 고맙고,

나와 허물없이 이야기 나눠주는 친구가 고맙고,

업무처리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직장 동료가 고맙고,

나와 함께 어울려 살아주는 이 사회가 고맙고,

함께 나라를 걱정하고 정의를 추구해주는 이 나라의 국민이 있어 고맙고.

자연이 있어 고맙고,

여유를 가질 수 있어 고맙고.

돌아보면 세상에는 고맙고 고마운 것 천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장 넘기는 시간이 무척이나 길었다.

읽다가 다시 되돌아보게 되고 생각하게 되고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또 생각하게 되고.

저자처럼 틈만 나면 무엇이든 생각해 보려 노력했다.

틈만 나면......

12가지의 발상법을 통해 틈만 나면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