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수업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 안온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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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다. 여름이 짙어지며 농익어갈 무렵이다. 꿀벌들이 식탁에 남은 블랙베리 잼의 흔적 주위로 끊임없이 게걸스럽게 돌아온다. 붕붕거리고, 다가오고, 춤을 추고, 꿀을 뚝 떼어내더니, 윙윙거리며 멀어진다.” 65



파스칼 키냐르의 책은 한번 펼치면 덮기 어렵다. 멈출 수 없다. 어제 밤에도 그랬다. 키나르의 언어를 따라갈수록 정신이 각성되는 건 이번에도 어쩔 수 없었다. 오늘 밤의 오롯한 기쁨을 위해, 숨을 쉬려고, 이완을 위해 책을 덮었지만, 아침까지 깊은 잠을 잘 수 없었다. 특별한 세계를 발견하게 하는 작가들이 있다. 아주 드물다. 키냐르는 그런 면에서 독보적이다.

나는 한 마리 꿀벌이 된다. 여름이 농후한 정원에 꽃들이 만개한다. 하늘은 눈부시고 그늘은 더 깊다. 나는 탐욕스럽게 황금빛 향을 탐한다. 정원은 나에게 태양의 음악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그 정원의 이름은 파스칼 키냐르이다. 나는 붕붕거리며, 춤을 추고, 꿈에 취한다. 나는 이 정원을 쉬이 떠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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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숀 휴잇 지음, 루크 에드워드 홀 그림, 김하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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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들의 능수능란하고 능청스러운 입담과 필력에 허를 찔린다. 짜릿하고 달콤한 퀴어 고전과 경쾌하고 발랄한 현대 미술의 발칙한 만남. 초콜릿과 환상적으로 어울리는 로맨틱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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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숀 휴잇 지음, 루크 에드워드 홀 그림, 김하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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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라는 시간대는 묘한 향수를 불러온다. 고도로 치밀하게 뒤얽힌 정치경제 시스템에 깎이고 갈리기 전 인간 본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오래된 거울.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스스로 튕겨져 나오기 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깊은 우물. 현대가 앓는 정신적 질곡의 적지 않은 부분에 대해 들려줄 이야기를 간직한 무의식의 시원.

퀴어는 또 어떤가. 퀴어는 젠더의 경계를 묻고, 경계를 지우고, 그것을 넘고 교란시키는 물음이자 실천이다. 그런 만큼 퀴어는 관습적 젠더 규정이나 규범으로부터 달아나며 정체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재정의 해볼 것을 재차 요구한다. 퀴어는 인간 안에 있는 성적 지향의 다채로운 틈을 벌려 활짝 개화시킨다.

아일랜드 시인이자 문학 비평가 숀 휴잇은 고대와 퀴어라는 이 매혹적인 세계를 로맨스라는 주제로 엮어 하나의 작품집을 완성했다. 이 책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가 그 결과물이다. 고대와 퀴어와 로맨스라니.

기다리던 그 책이 아닌가. 여러 장르의 예술을 통해 산발적으로, 늘 아쉽게 접했던 고대 퀴어 로맨스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나다니. 반가울 수밖에.

“모든 퀴어에게는 동일한 과거가 있고, 모두가 그 과거를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 숀 휴잇의 문장이다. 울림이 크다. 작가는 고대 세계의 퀴어 이야기를 읽고 세계 속에 자신의 자리와 소속감을 발견했다고 고백한다. 생득권을 확인한 순간이었고, 계시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첨언한다. 그런 만큼 작가는 고대의 이야기가 온전히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길 원했다. 그래서 숀은 결심한다. “고대인의 눈부신 퀴어 에너지를 이미지와 이야기에 담아” 독자들에게 건네겠다고.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다.

숀의 바람처럼 모든 이야기는 그림과 함께 완성됐다. 영국의 주목받는 현대 화가 루크 에드워드 홀은 각각의 이야기에서 받은 영감을 붓 끝에 옮겨 책 전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선명한 핑크 배경에 초록색 화관을 쓰고, 정면을 응시하는 청년을 그린 표지를 보라. 청춘과 사랑이 달콤하게 밀려온다. 화가의 드로잉은 자유 분방하고 색채는 순수하다. 모던하고 경쾌한 루크의 그림은 퀴어 로맨스에 부당하게 드리운 무겁고 어두운 구름들을 말끔히 걷어낸다. 고전과 현대 예술의 발칙한 만남이 창조해낸 이렇게 퀴어한 책이라니. 독자는 두 배로 즐겁다.

책은 선별된 고전에 대한 정보, 문학적 비평, 작가의 감상, 작품의 역사적, 현재적 가치를 작가의 안목으로 살펴보고, 작품의 원전을 읽도록 구성됐다. 이 책을 안심하고 즐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작가의 균형 잡힌 관점 덕분이다. 이 고전들이 자기 존재의 기원을 일깨웠다고 고백했다고, 숀이 지난 시대를 무조건 찬미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고대 지중해 세계를 낭만화하거나 이상화하지 않는다. 고대 지중해 세계의 신분제, 젠더 불평등, 여성 혐오, 이 외에도 “현대의 진보적 사고”에 동화되지 않는 자유의 장애물들을 작가는 비평가로서 놓치지 않는다.

“고대 세계는 완벽한 거울도 아니고 단순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거울도 아니다.” 작가는 관점을 분명히 한다. 고전을 해석하고 그 영광과 한계를 비판적으로 재창조할 책임은 후대 독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이상화된 사회의 불완전함과 다름을 인식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열렬한 노래를 한껏 즐기라고 독자에게 권한다. 이처럼 작가는 현대인의 비평적 거리도, 풍요로운 감상 권리도 놓치지 않는다.

숀 선장이 운항하는 황금배를 타고 고대로의 물결을 따라가 보니, 일단,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고대 작가들의 문장들은 어쩌면 이리도 풍요롭고 다채로운지. 작가들의 시적인 묘사에 루크의 그림까지 더해지니, 책 안에 고대 지중해의 자연이 환한 빛처럼 펼쳐진다. 쏟아지는 햇빛, 무성한 수풀, 주렁주렁한 과일, 철썩이는 파도, 은은한 달, 호박색 밀밭. 여기에 더해지는 또 하나의 자연, 언제 어디에서든 감지되는 인간들의 성적인 기류. 대기 속을 윙윙대며 교차하는 퀴어한 전파들.

본격적으로 이 책에 담긴 인간의 이야기는 지중해의 풍광처럼 더없이 풍요롭다. 초원 목동의 순수한 짝사랑에서부터 네로의 광기어린 폐륜까지. 운문과 산문을 넘나들며 다종한 이야기가 전하는 감정의 스펙트럼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달콤함에 노곤하다, 쓸쓸함에 뒤척이고, 쾌락에 달아올랐다, 능청스러움에 킥킥대고, 분노로 타오르다, 적나라함에 움찔하고, 잔인함에 몸서리치다, 운명에 넘어진다. 그야말로 희로애락, 오욕칠정, 그 사이사이의 감정들까지 인간 감정의 마디마디를 살뜰하게 추체험한다. 새삼 이래서 고전이구나, 감탄하게 된다.

유구한 사랑의 기원을 밝힌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퀴어한 매력을 이미 알아봤던 키케로의 연설, 사포의 로맨틱한 시들, 헤라클레스의 숱한 사랑과 복수, 라틴어 금석문에 적힌 비가들, 남성 창부의 신세한탄, 티불루스의 고대판 연애 매뉴얼,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들, 플라톤과 크세노폰의 향연 속 사랑에 관한 담론, 젠더를 희롱하는 시인들의 시... 신전과 거리, 천상과 지하, 성과 속을 분주히 오가는 이 책을 요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숀은 고대 지중해 세계가 기록한 퀴어와 관련된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들을 검열 없이 풍요롭게 이 책에 담았다. 덕분에 독자는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의 축제에 참여하게 된다. 그 중 최고의 아름다움은 단연 시와 신화 속에서 불꽃처럼 터져 나오는 에로스의 향연이다. 섹스와 젠더를 뛰어넘어 주고받는 정신과 육체의 교감은 더없이 시적인 언어들로 화려하게 만개한다. 이에 못지않게 퀴어의 생생한 삶의 현장에서 쓰여진 산문들은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고대인들의 능수능란하고 능청스러운 입담과 필력에 허를 찔린다. 그들은 살아있다. 고대인들의 풍자와 해학을 현대들이 따라갈 수 있을까. 굉장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뭔가 가슴 한구석에서 해동의 샘물이 퐁퐁하고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숀의 비평은 해박함과 균형감, 유머와 재치, 유려한 문장으로 빛을 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대륙들의 고대 퀴어 이야기들도 궁금해진다. 이 책이 뽑아 올린 퀴어 서사의 황금줄이 이렇게 나를 더 넓은 고대 퀴어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다. 퀴어 우주의 무한한 별자리 안에 큐빅처럼 박힌 책. 인간이라는 우주에 찬란하게 빛나는 퀴어의 웃음과 눈물이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우리는 언제 우리 눈에 드리운 안개를 걷고 이 광활한 우주 속 별들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을까.

초콜릿과 어울리는 로맨틱한 선물로도 제격인 이 사랑스러운 책은 지금 여기에 던지는 질문 또한 넓고도 깊다. 이성애 중심의 사회에서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는 규범화된다. 이는 정체성의 서열화로 이어지고 이성애 밖의 성적 지향과 성애의 실천은 극단적으로는 질병화, 범죄화 되기까지 한다. 작가는 묻는다. “우리는 누구의 사랑을 상상하는가? 누구에게 욕망을 부여하는가?” 상상과 욕망의 영역마저 관습과 제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이 고전이 증명하듯 법과 제도는 당대 인식의 산물이다. 질문을 바꿔보자. ‘이성애가 사회의 규범이 된 역사적 배경은 무엇인가?’, ‘퀴어에 대한 혐오로 이득을 보는 자들은 누구인가?’ 숀은 이 책으로 “퀴어함의 원형 신화와 다시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다. 우리는 섹스와 젠더, 섹슈얼리티의 이분법 세계를 탈출해야 한다. 그 열린 문으로 항해하는 황금배를 타시라. 이 책에 승선해 보시라. “뻔뻔할 만큼 당당하게” 풍성하고 다채로운 삶을 향유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살아있다. 누구보다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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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숀 휴잇 지음, 루크 에드워드 홀 그림, 김하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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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밀하고 앙큼한 카룰루스의 시 48은 러브레터의 정석이라 할 만하다. 이 편지를 읽고, 내가 이 시인에게 빠져버렸다. 하지만 반전. 다음에 이어진 시 16은 같은 카룰루스가 맞나 싶게, 질투와 분노에 활활 타올라 표정과 어조가 돌변한다. 그는 “수천 번의 키스”와 “달콤한 입술”을 노래하면 남자답지 못한 것인가? 라고 반문하며 이글거린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그의 표현들을 꼭 읽어들 보시라. 나는 이 시인에게 더 빠져버렸다.

시인 카룰루스가 남성성을 되묻는다면, 시인 마르티알라스는 여성성을 전복한다. 마르티알라스가 묘사하는 앤드러자인(양성애자) 여성 필라이니스는 성적 쾌감을 추구하는데 거침이 없다. 거침없음을 표현하는 시인의 언어 또한 거침없다. 노골적이고 아찔하다. 이렇게 솔직한 성적 지향과 성애 표현이라니. 젠더의 허구성을 비트는 두 남녀(?) 시인의 시들은 이성애 중심의 섹슈얼리티에 균열을 일으킨다.

플라톤의 <향연>과 크세노폰의 <향연>은 모두 신성한 사랑과 범속한 사랑을 구별해 논한다. 이 때 사랑의 주체는 남성들이며, 신성한 사랑은 영혼의 사랑이며, 범속한 사랑은 육체적 사랑이다. 남성들 간의 사랑이지만 구성은 성인 남성과 소년이다. 잘 알려진 역사지만, 연설문을 직접 다시 읽으니,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남성 동성애가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았는지, 여성 혐오가 얼마나 만연했는지, 그 결과가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지고,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가늠이 된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남성 동성애가 전쟁과 정치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어떤 정동으로 강력하게 작동했는지 보여준다. <모랄리아>에서 플루타르코스는 전쟁에서 전사들을 움직이는 힘으로써 에로스를 주장하는데, 실제로 <아이네이스>의 베르길리우스와 <일리아스>의 호메로스는 각자 써낸 이야기와 인물들을 통해 전사들의 능력과 에로스가 어떻게 호응해 전투를 이끌었는지 상세히 묘사한다. 이 작가들 외에도 이 책의 다른 많은 작가들이 그리스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퀴어한 에너지의 흐름을 드러낸다.

고대 그리스 사회에는 동성애가 자연스럽게 인식되었던 걸 증명하는 이 책을 읽다보면 지금의 공고한 이성애 중심 사회가 자리 잡게 된 맥락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화, 계급, 사유재산, 가부장제, 이성애 중심의 핵가족, 여성과 자녀 통제, 소수자 억압, 그리고 이 거대한 체계를 떠받들며 기생하는 종교. 모두 연결된다.

역사를 보면 현재의 규범적 이성애 중심 사회 또한 하나의 현상이다. 다행히 이 현상 또한 끝이 보이는 것 같다. 법과 제도, 종교. 온갖 차별과 혐오로 찍어 누르기에는 계급 사회와 가부장제, 그리고 종교의 밑바닥이 너무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정치 세력이 미래를 선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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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 - 고전 속 퀴어 로맨스
숀 휴잇 지음, 루크 에드워드 홀 그림, 김하현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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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를 펼치고 나는 오랫동안 머물렀고 행복했다. 풀빛 봄기운으로 충만한 초원, 잘생긴 보랏빛 말 등에 앉은 남자의 육체. 그 또한 풀빛이다. 그들 아래로는 푸른 개울물이 유유히 흐른다. 이 책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의 그림을 그린 루크 에드워드 홀의 그림 속 인간들은 스스럼없이 자연이다.

이 세상이 봄으로 접어들며 꽃으로 타오를 때

에로스도 때맞춰 깨어난다.

(중략)

소년이여 너는 말과 같구나.

이미 씨앗을 물리도록 삼키고서

솜씨 좋은 기수와 탁 트인 초원, 수정처럼 맑은 개울,

그늘진 숲을 찾아 나의 마구간으로 돌아왔구나.

이 책의 작가 숀 휴잇이 처음으로 인용한 시는 테오그니스의 <애가>이다. 봄과 에로스, 봄기운에 깨어나는 초원과 개울물, 숲, 그리고 나에게로 돌아오는 소년. 시인도 역시 인간이 자연임을 표현한다. 서로에게 스며든 시와 그림이 마음을 더없이 평온하게 해준다.


고대와 퀴어. 나를 늘 매혹하는 두 단어로 이 책은 나를 잃어버린 세계로 초대한다. 루크 에드워드 홀의 말마따나 “신화는 일종의 통로가 되어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간다.” 하지만 그 다른 세상이란 이미 있었고, 지금도 현존하는 봉인된 세계 일 뿐이다. 이 책 <키스를 멈추지 않을 거야>는 그 봉인을 풀어헤친다. 고대 지중해의 숲과 절벽, 강과 바다에서 사랑하고, 질투하고, 상심했던 퀴어들의 생생한 신화는 현실 퀴어의 풍요로운 삶을 강렬하게 비춰주는 태양이 된다.


오비디우스, 베르길리우스, 플라톤, 호메로스, 플루타르코스, 크세노폰, 아리스토텔레스, 사포, 키케로... 우선 눈에 들어오는 작가 목록이 화려하다. 여기에 카룰루스, 테오그니스, 마르티알리스... 낯선 이름들이 이어진다. 먼저 미지의 작가들 시 몇 편을 읽어보니, 너무 좋다. 아름답고, 대범하고, 여리고, 익살스럽기 그지없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마음에 향긋하고 따스한 소생의 강물을 흘려보내는 퀴어 로맨스의 시원에 느긋하게 발을 들여 놓는다. 단단한 껍질이 씻겨 내려간 내 발목도 지중해 퀴어 목동의 마음처럼 약동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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