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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 그리스 신화로 보는 우리 내면의 은밀한 심리
김상준 지음 / 보아스 / 2016년 3월
평점 :
대부분 자라오면서 이야기 책이나 별자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리스 신화를 접해왔습니다.
그리스 신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이야기들이 우리의 무의식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화 속의 인물들을 바로 우리 심리의 거울이며, 그들을 통해 우리 안에 숨겨진 마음의 비밀을 엿볼 수 있습니다.
판도라 :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1896년 / 쥘 조제프 르페브르, 1882년
그리스 사람들이 신봉하는 남성적인 질서와 이성,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남성이 이미 사회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태였기에 여성적인 특성에 경외심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도리어 남성이 갖지 못한 여성적인 특성을 비하하고 깎아내릴 필요성이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다음 세대인 자신의 아들들이 여성적인 성향에 도취되어 남성중심의 사회가 이어지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p.29)
판도라는 원래 대지의 여신이었다고 합니다. 판도라라는 이름도 '모든 선물을 주는 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그리스 신화에서 남성신이 득세를 하면서 기존의 여성신들은 격하되고, 심지어 판도라처럼 악명 높은 여자로 전락하게 된 것입니다.
오이디푸스 :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1808년
오이디푸스의 아버지 라이오스는 과거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고백할 수 없어 신탁의 내용을 아내인 이오카스테에게 말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부부간에는 의사소통이 단절된다. 테베 가문에 일어난 저주는 바로 부부간에 흔히 있는 해결되지 못한 갈등이 자손 대대로 물리면서 가족들 사이에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이런 해결되지 않은 갈등은 가족 단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서도 재연되는 것을 볼 수 있다.(p.56-57)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의 그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이디푸스 이야기가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해결되지 못한 갈등은 대대손손 악영향을 끼치며, 다음 세대에 짐을 지우고, 심지어 후손에게 파멸의 길을 재촉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갖고 있는 갈등을 묵인하거나 모른 척해서는 안 됩니다.
팔레스 아테나 : 클림트 1898
메두사가 상징하고 있는 것은 부정적인 어머니 원형이다. 부정적인 어머니가 갖고 있는 공포감을 나타낸다. 보기만 해도 돌로 변한다는 것은 자식들이 어머니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어머니 앞에서 경직되고 긴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서운 어머니 원형을 두려워하고 거기에 복종하게 되면 언제든 돌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로 거기에 직면하고 그것을 제거하게 되면 부정적인 에너지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날 공포감을 극복하면 그 순간부터 자유로워지고, 자신의 창조성과 자율성이 드러나게 된다.(p.262-263)
그리스 신화에는 숨겨진 심리학적 코드가 많이 있습니다.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도 담겨있고 우리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지 않은 이야기들도 꼼꼼히 읽어봐야겠습니다.
[심리학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 보아스 / 김상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