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타카노 후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만화를 사랑한다. 시시콜콜한 만화도, 여운이 남는 만화도, 즐거운 만화도. 꽤나 많은 만화를 읽었다고 자부하는 나라서 이 책을, 이 작가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부분은 상당히 유감이다.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기 때문에..!

싱글 여성 루키짱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이 책은 가볍지만 가득 찬 느낌이다. 목욕을 하다가 문득 행복해져서, 욕실에서 하루 종일 지내는 상상을 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처럼 소소하고 엉뚱한 루키짱의 생각들을 훔쳐보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없는 것이다.

루키짱의 일상은 엣짱이라는 베스트 프렌드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둘의 사이는 정말이지, 내가 처음으로 마주한, 내가 늘 바라던 관계이다. 병문안을 와줘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라니.. 혼자 살면서 가장 서러운 순간은 뭐니 뭐니 해도 아플 때다. 아플 때 부를 수 있는 친구와, 아픈 친구를 위해 집 청소를 대신해줄 수 있는 사이. 정말 낭만적인 관계다. 나도 친구가 아플 때 편의점 약 한 봉지와 본죽을 사들고 갈 수 있는 다정함을 준비해야지..!

나도 루키짱처럼, 자주 넘어지고 휘청이는 사람이라 이 책이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생각의 독특함이나 문장의 리듬이 좋아서, 그림의 색이 곡선이 좋아서 페이지를 접어둔 부분이 꽤 많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랑스러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나도 한 권 선물해야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나 2019-04-0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자존감 생각법 - 자존감을 높이는 36가지 심리기술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안혜은 옮김 / 생각의서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존감 생각법

자존감을 높이는 36가지 심리기술

 

 

 

 

 

 

 

 

 

 

 

 

 

언제부터일까.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며칠 전에 만난 친구는 자존감이 없어 보인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찝찝해했다. 자존감이 없어 보이는 건 뭘까.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을 남이 겉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인가. 자존감마저 있어 보여야하는 걸까. 이런 고민들로 자존감을 이야기하는 책을 들었다.

 

저자인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전문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자존감 기르기의 정석을 소개하지는 않는다. 낮은 자존감으로 상처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는 저자는 이 책 안에서, 심리상담가보다는 그룹 상담의 발표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정해진 하나의 길로 이끌기보다, 이렇게 해볼까요, 안 되면 말고요, 하는 그의 문장들은 일관성 없는 것 같아 보여도 마음을 편하게 한다. 느긋한 문장을 읽으면 자존감에서 오는 여유가 느껴진다고 할까.

 

문장 사이사이의 여백과, 게으른 듯 편안해 보이는 일러스트들. 두께에 비해 글자 수가 많지 않은 책이라 주말에 집에 가는 기차 안에서 금세 읽을 수 있었다. (어떤 책이든 그러겠지만,) 책을 읽으며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은 지나치고 내게 맞는 방식을 골라서 취할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그걸 바라고 있는 책이다.

 

아직도 자존감은 뭔지 내 자존감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느긋할 수 있는 이런 여유가 자존감일 거란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천천히, 내 마음대로 살아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 친구가 친구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당신을 위한 관계심리학
성유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친구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당신을 위한 관계심리학

 

 

 

 

 

 

 

 

요즘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서점에 관계에 대한 책이 많이 보인다. 관계에 있어 가장 힘든 순간은 내 마음보다 상대의 마음이 작게 느껴질 때인 것 같다. 호구처럼 나만 상대에게 퍼준다고 느낄 때, 나는 진심으로 다가갔는데 상대는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만 나를 찾을 때처럼. 당하고 있으면서도 관계를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저자는 단호하게, 관계는 순수하고 아름답기만 하다는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상대와 나의 관계가 바라는 것 하나 없이 순수한 사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믿음이다. 모든 만남은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루어진다. 친밀함이나 애정도 결국 나의 이익이다. 남이 내게 바라는 것을 줄 마음이 없다면 그 관계를 정리해라. 내가 원하는 부분 또한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라면 계속해라. 조금 냉정하게 들리지만 현실적인 조언이다.

나는, 모든 인연은 소중하다며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말하는 책들에 지쳤다. 내가 힘들면 안 보면 된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되기도 하니까. 설사 가족이더라도 거리를 둘 줄 알아야 한다. 절대적인 희생이나 가족애에 호소하는 강요는 당연한 것도 아니고 당연히 짊어져야 할 도리도 아니다.

단호하면서 확실한 문장과 따뜻한 일러스트의 조화는 내 지친 마음을 힐링했다.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니?’라는 생각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관계에 대한 상처를 훨훨 털어내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깨진 유리창 법칙 -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비즈니스의 허점
마이클 레빈 지음, 이영숙.김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번 깨진 유리창은 스카치테이프로 붙일 수 없다. 새 유리로 갈아끼우는 일밖에는 방법이 없다. 유리에 간 금은 얼핏 사소하고 눈에 띄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금 수리하지 않으면 더 깨질 일만 있지 다시 온전한 상태로 돌아올 일은 없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작은 문제라도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한다.

저자는 회사나 가게, 브랜드에서 발견할 수 있는 깨진 유리창의 사례를 소개하며 주의를 요한다. 분야 내 최고의 기업이 순식간에 고객들의 신뢰를 잃고 파산하는 일, 후발 주자로 나선 작은 회사가 시장 내에서 굳건한 자리를 마련하는 일 등은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일이다. 많은 경우 깨진 유리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저자는 고객 서비스를 계속해서 강조한다.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오만을 경고한다. 갑질이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직원의 친절한 미소와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이 조금 구시대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팔고 싶은 만큼만 팔고, 올 사람만 오면 되는 마인드의 사업이 아니라 많은 고객의 신뢰를 얻어 오랜 기간 경영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 고객 서비스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 건 분명하다.

한 사람이 불만을 말했을 때, 그 뒤에는 불만을 표현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서비스나 품질에 불만을 느꼈을 때, 소리 내기보다는 조용히 발길을 끊었던 내 모습도 떠오르고.

나의 사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의 입장에서, 지금은 한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으로서, 매일 무엇인가를 구매하는 고객으로서 비즈니스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나 2019-03-09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우리의 관계를 생각하는 시간 - 노력해도 괴로운 당신을 위한 관계 심리학
에린 K. 레너드 지음, 박지선 옮김 / 빌리버튼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항상 어렵다. 친구 사이, 부부나 커플 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 새로 사귀게 된 관계도, 오래된 관계도 늘 어렵기만 하다. 인간관계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심리상담가인 저자의 관계에 대한 깊은 탐구와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는 이 책은, 심리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내게도 쉽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성숙한 사람과 미성숙한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숙한 사람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것보다는 인간관계에 있어 배려하고 섬세한 사람을 칭한다. 나는 누군가와 함께 할 땐 비교적 성숙한 사람이었을 것이고, 또 언젠가는 비교적 미성숙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성숙한 사람을 치유하고, 미성숙한 사람을 훈계하는 이 글을 읽으며 나는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끼면서 동시에 마음을 단단히 했다.

 

단호한 언어가 마음에 든다. 관계에 있어 성숙한 사람이 잘못된 비난을 받을 때, 사실은 상대의 잘못이었다고 단호하게 말해주는 이 책의 사려 깊은 문장이 좋았다.

 

나는 공감을 종종 낮잡아봤다. 언제든 여유가 있다면 공감할 수 있지만, 안 하는 것처럼. 하지만 공감이야말로 능력이다. 우리는 공감하는 능력을 배우고 늘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건강한 인간관계의 열쇠를 공감이라고 말한다.

 

상대의 상처에 공감하는 일. 상대의 골치 아픈 상황에 해답을 제시하기에 앞서 먼저 어려움에 공감하는 일. 쉽게 들리지만 내가 직접 공감의 말을 건네는 것은 어렵다.

 

이 책을 읽는 몇 시간 동안, 제목처럼 우리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인문학 도서들은 가끔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아는 것을 새롭게 배우는 일, 다시 시작하는 일은 항상 중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