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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인가?
세스 고딘 지음, 윤영삼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이 책을 접했다. 한창 공교육에 분노가 차 있을 때라 그랬을까, 공교육과 현대 사회 모습을 비난하며 ‘예술가가 되어라!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라!’ 외치는 이 책이 참 좋았다. 그 후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나 자존감이 떨어질 때마다 종종 꺼내 읽었다. 최근에 또 한 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었고 내가 하는 선택에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린치핀을 꺼냈다.
세스 고딘은 21세기 최고의 마케터라 불린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고 마케팅 기업 요요다인을 설립했다. 요요다인이 야후에 합병된 후에는 야후 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일임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활발히 기업을 상대로 강연하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마케팅 구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세스 고딘은 《마케팅이다》 《트라이브즈》 《보랏빛 소가 온다》 《더 딥》 등 많은 책을 냈으며 그중에서도 《보랏빛 소가 온다》는 마케터라면 반드시 읽는 책이라고 한다. ‘보랏빛 소(Purple Cow)는 대중적인 제품보다 새롭고 흥미진진한, 눈에 확 띄는 제품을 일컫는다. 그런 제품이라야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린치핀‘도 똑같다. 누구든 대체될 수 있는 톱니바퀴 같은 사람이 아닌, 없으면 안 되는 사람, 눈에 확 띄는 사람, 즉, 보랏빛 인간이 되라는 말이다.
세스 고딘은 ‘린치핀’을 ‘예술가’라 칭한다. 연예인, 작곡가, 화가 같은 직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회사에서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예술가, 린치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리라. 만약 현재의 직장에서 아무런 의지도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면? 의욕이 나는 일을 찾아내야 한다. 그 일을 찾아낸다고 해도 아주 많은 고민에 휩싸일 것이다. 내 선택이 맞는지, 이 선택을 해도 되는지, 지금 직장은? 그럼 월급은? 내 미래는? 이렇게 우리는 저항에 가로막히고 불안에 떨게 된다. 세스 고딘은 이러한 감정은 ‘도마뱀 뇌’ 때문에 나타난다고 말한다. 겁 많고 화를 잘 내며 충동적인 성향. 불안을 회피하고 안전만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이는 누구에게나 나타나니 제대로 인식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도 덧붙인다.
책을 읽고 나면 세스 고딘이 말하고자 하는 ‘린치핀’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히 알게 된다. 내 나름대로 정의하자면 린치핀은 ‘단단한 사람’이다. 불안한 감정에도 자기감정을 또렷이 파악하고 스스로 선택할 줄 알며, 그 선택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 남들이 틀렸다고 말하더라도 자신의 의지를 믿고 나아갈 수 있는 사람 말이다. 어찌 보면 어떠한 재능보다도, 성공하는 방법이라고 들리는 풍문보다도, 이러한 마음가짐과 단단함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그런 사람이 될 때 비로소 우리는 ‘린치핀’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지금 직장에서 시간만 때우고 있다면, 선택에 기로에 놓여있다면,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우리 모두 린치핀이 될 수 있다.
어떤 나라, 어떤 기업을 가도 사람들은 남이 무엇인가 시키기만을 기다린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일을 통제하고, 권한을 가지고, 인간미를 잃지 않으려는 척을 한다. 하지만 하나를 포기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바람을 포기한다. - P22
할 수 없는 것인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인가? - P53
어떤 사람에게 유별나고 독창적인 일을 해보라고 이야기하면 그들은 대개 창조적 해법의 뿌리를 찾기보다는 가장 사소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요소만 바꾼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 P69
자신이 밀고 가는 방향이 옳은지 그른지는 두 번째 문제다. 중요한 것은 계속 나아간다는 것이다. - P80
예술을 창조하고 관대함을 실천하고 창조성을 드러내는 일이 힘든 이유는 그것이 감정노동이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닥친 일을 지도 없이 처리하기 위해서는 비전과 의지가 필요하다. 감정노동은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 감정노동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은 선택의 심연 속으로 들어가 거기서 길을 찾는 일이다. - P88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P99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을 어떻게든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 P139
뒤늦게 허둥대지 말고 처음부터 조심하라. 뒤늦게 용기 내지말고 일찍 뛰어들라. 나중에 몰아치지 말고 지금부터 채찍질하라. - P158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임무목록을 바쁘게 해치우는 일은 자신만의 지도를 만드는 일과 같지 않다. - P170
그래서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가? - P171
이런 두려움을 약화시키는 해독제는 이길 수 있는 방법과 통로를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럴 경우 어떤 협상도, 어떤 제안도 모든 성패를 좌우하는 중대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목숨 걸고 성취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목숨 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 P186
일을 마치는 것의 핵심은 일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 P192
‘아마도’ ‘어쩌면’과 같은 안이한 생각을 하기보다는 무조건 달린다. - P193
자신의 예술은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 온갖 핑계와 사회적인 시선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 어떤 예술을 하든, 예술을 창조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면 그 길은 짧지도 않고 쉽지도 않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P196
불안은 쓸모없는 상상일 뿐이다. 불안은 ‘공포에 대한 공포’다. 다시 말해 아무런 의미 없는 공포다. - P201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위험이라고 해봤자, 약간의 시간을 손해 보는 것과 사람들이 나를 보고 웃는 것이다. (어차피 시간은 손해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낭비하고 말 것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 P208
언덕 아래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꼭대기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 출발할 때 한 번 힘을 주기만 하면 일은 점점 빨라지고 커진다. - P213
기대와 집착 같은 것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앞에 놓인 도전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고 이해한다. - P256
내가 설정하지 않은 의제는 내가 원하는 곳으로 이끌어주지 않는다. 그것이 왜 나의 의제가 되어야 하는가? - P282
불안이 느껴질 때 마음을 침착하게 다스리고, 보상없이 일을 하고, 통찰력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 P299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저항을 극복해내야 할 만큼 자신의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P301
그에게 기회는 단 한 번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수백 번 있었다. - P304
자신의 예술을 하라. 하지만 그런 예술이 생활비를 벌어들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망가뜨리는 일은 하지 마라. - P331
선택은 물론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맞서야 한다. ... 성공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가로막는 장벽은 선택이다. 내 손에 달려 있다. ... 그렇다면 현명한 것은 무엇일까? 후회 없이 사는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잡아끄는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저항이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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