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지만지고전천줄 21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원유경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도리언 그레이는 아직 20살도 채 되지 않은

아름답고 순수한 소년이다.

화가 바질 홀워드는 그 소년의 아름다움에서 자신의 예술혼을 자극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의 초상화를 그린다.

바질의 친구 헨리 워튼 경은 우연히 친구 바질을 방문했다가

도리언 그레이를 만나게 되고

그의 순수함 아름다움에 지나치리만큼 과한 찬사를 보낸다.

이 세상 어떤 것도 그의 아름다움만한 가치가 없다며

그의 허영심과 자만심을 부추긴다.

헨리 워튼경의 화려한 언변에 넘어간 도리언 그레이는

점차 늙어가고 나이듦에 따라 순수함을 일어갈 자신의 젊을을 안타까워 하다가

바질이 그린 초상화가 자기 대신 늙어가고

자신은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소원을 이루어졌다.

초상화는 과도한 욕망으로 일그러져 가는 그의 내면과 세월의 흔적으로 늙어가는 외모를 받아들이고

도리언 그레이의 아름다움 젊음을 유지시켜 준다.

 

책 초반에 쾌락주의자인 헨리 워튼 경의 달변(?)이 불편했던 도리언 그레이는

점차 그의 말솜씨에 현혹되어 간다.

그러나 쾌락 추구의 결말은 파멸뿐이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삶을 살아간다.

 

오스카 와일드는 유명한 희곡작가이다.

그래서인지 등장인물들의 대화나 묘사가 상당히 극적이다.

바로 무대에 올려도 크게 무리가 없을만큼

소설에 쓰인 글 자체가 화려하고 눈 앞에 그려지는 듯 보인다.

 

과욕을 부리면 망한다라는 아주 간결한 교훈을 주는 것 치고는

과장되고 지나치게 꾸며진 듯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게 사실이긴 하다만

그 역시 작가가 가진 재능이고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젊음과 아름다움...

그것이 진정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미덕인 것인지...

고전이라 하기엔 지금의 현실에서도 심각하게 생각해 볼 법한 주제라서

괜시리 마음이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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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게스트하우스
가쿠타 미쓰요 지음, 맹보용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시작도 아니고 끝도 아닌 어정쩡한 중간쯤...

그저께 어저께와도 다르지 않고

내일도 모레와도 다르지 않을 오늘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끔은 참을 수 없을만큼 지겹고

끔찍하리만큼 무서운 때가 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벗어날 수 없는 오늘...그게 내 현실이다.

그럴 때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그 여행은 저 멀리 바다 건너 일 수도 있고

국내 어디 조용한 숙박시설일 수도 있고

늘 잠자던 시간에 환락가를 돌아다니는 일탈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늘 일정하게 돌아가던 패턴의 삶에서 훌쩍 벗어난다는 것,

아마 그것이 여행이 가진 묘미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여기엔 문제가 있다.

언젠가는 돌아와야 한다는 것.

누군가는 그게 여행의 참 의미라고 한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온다는 데에 여행의 의의가 있다고...

참으로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 시작했는데

결국 돌아오기 위해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 떠났다니...

 

오랜 시간(혹은 오래라고 느껴지는 시간)동안 떠돌다 제자리로 돌아오면

시차와는 또다른 적응꺼리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분명 어제까지만해도 전혀 다른 세상에 있었는데

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똑같은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는 세상이

기가 막히고 낯설기도 하여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어째서...아직도 그대로인 것인지...

 

아키오는 그런 일상에서 탈출하고자 여자친구에게도 아무 말 없이 6개월의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돌아온 바로 그 순간 그는 갈 곳을 잃었다.

그가 속했던 세계(여자친구)엔 더 이상 있을 곳이 없고

돈도 없고 연락할 곳도 머물 곳도 없다.

그는 일상의 모든 것을 다 끊어버리고 떠났었던 것이다.

마치 다시 돌아올 일이 없을 줄 알았던 것처럼.

하는 수 없이 여행지에서 만났던 사람에게 연락하여 그 집에 머물게 된다.

아키오는 그 집에 머물면서 자기와 비슷한 그러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여행을 떠났었지만 아직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헤매이는 사람들...

그에게 거처를 마련해 준 쿠레바야시 역시 그런 사람이었고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던 이상적인 삶과 현실이 맞부딪히자,

현실에 적응하는 대신 다시 일상을 탈출하는 길을 택한다.

아키오는 그제서야 자신이 할 일을 깨닫고 원래 그가 속했던 세계(여자친구)에게 돌아간다.

 

여행을 떠나봤던 사람이든

이제 가려고 준비하는 사람이든

아지 가보지 못한 사람이든

그런 것에 상관없이

누구나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단순히 우유부단하고 현실감각 없는 남자로 한심하게 아키오를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떠날 줄 아는 사람이고, 돌아올 줄도 아는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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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메뉴첩
가쿠타 미쓰요 지음, 신유희 옮김 / 해냄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식탐이 어마어마하며

먹는 얘기도 좋아하고

음식에 관한 이야기 자체도 좋아한다.

요리 방법에 관한 얘기도 좋고

그 음식을 먹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도 좋다.

물론 먹는 것 역시 무척 좋아한다...스스로 조절을 못 할 정도로...^^;;

 

이 책은 짤막한 에피소드들과 각각의 이야기에 소개된 음식 레시피가 소개된 단편모음집이다.

단편이라고 하기엔 다소 짧고 많이 가벼운 이야기들이라 에피소드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

다만 에피소드를 기대하기엔 이야기가 너무너무 약하고

음식에 관해 기대하기에도 많이 아쉽다.

 

각 단편들은 아주 기본적인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진,

소설의 기본은 이렇다라는 것을 초등학생에게 가르치기 위한 수준의 이야기들이다.

각 스토리별로 등장하는 요리얘기도 각 에피소드와 큰 상관없이 등장하고

과정이나 음식 자체가 주는 따스함이나 감동이 이야기의 결말과 연결되지 않는다.

 

흔히 지인이나 친구들을 만나 차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때

그 음료가 메인이 될 수 없듯이, 딱 그 정도의 느낌이다.

각 에피소드에 마침 그 요리가 등장한 것 뿐이라는 정도의 느낌...

시간은 많고 심심한데 다른 읽을거리가 없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별 2개가 아닌 까닭은

조금 실망하긴 했어도 나쁘다...정도의 느낌은 아니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음식들도

기억해두거나 먹어보고 싶은 정도의 음식들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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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의 그녀
가쿠타 미츠요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의 감정상태를 잘 묘사한 경우, 두가지 기분이 든다.

너무 적나라해서 불편한 마음이 앞서고

그 이후엔 그래, 이게 진실이야...라는 인정하는 마음일랄까...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기야 하겠지만 사람의 어둡고 추한 내면을 들여다보게되면

비난하는 마음 한켠에 자신의 모습 역시 투영시켜 볼 수 있게 되는. 그래서 되려 더 불쾌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게 악한 마음이든, 소심한 생각이든, 비뚤어진 감정이든 간에 말이다.

 

이 책은 두명의 여자 이야기가 시간차를 두고 교대로 펼쳐진다.

아오이와 나나코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성인이된 아오이와 사요코의 이야기...

두 사람 모두 사람과의 관계와 마음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해

상처받은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성장하고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늘어갈 수 밖에 없는 새로운 관계에 대해

잔뜩 움츠러 들어있으며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관계에서조차 소극적이다.

 

사람들은 사람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으면서도

그들을 좋아하고 험담하며 사랑하고 미워한다.

많은 사람들을 가까이 하고 싶어하면서도 색이 다른 사람은 제거하려 하고

사교의 중심이 되고 싶어하면서도 사람들을 배척한다.

남녀의 연애에서 뿐만이 아니라 사람사이에서도 이른바 "밀당"은 존재하는 것 같다.

화제, 대화, 말투, 삶의 방식 등 다양한 면에서 자신을 적당히 드러내고

오해나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적절히 감추며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인상과 관계의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학교에서의 친구, 그룹, 무리에서부터

주부들의 사교 모임, 직장에서 같이 점심을 먹으러 다니는 무리,

친분있는 상사와의 교류, 동네나 지역에 따른 파벌 등

뭔가 공통의 관심사를 기본으로 깔고 그 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어울리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사람들...

아오이와 사요코는 그런 관계와 사람들에게 지쳐있다.

적당한 선을 유지한다는 것, 적절히 균형잡힌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이

자신을 죽이고 말을 아끼며 감정을 조절해 가며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를 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이며 소모적인 일인지 그들은 얘기한다.

 

어린 시절 나나코는 이렇게 말했다.

"혼자 있는 게 무서워서 많은 친구가 있는 것보다는,

혼자 있어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무언가를 찾는 편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

 

성인이 된 사요코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나이를 먹는 것일까.

소중한 것들을 잃으면서 어른으로 성장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생활 속으로 도망쳐 문을 쾅 닫아버리기 위해서일까.

아니다, 새로운 만남을 위해,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장소로 걸어가기 위해서이다."

 

언뜻 보면 다른 듯 하지만

나나코가 말했던 무언가에 대한 답을 사요코가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혼자가 된다는 것, 자림을 한다는 것, 한 사람의 인간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친구가 없어도 괜찮다는 것이나 혼자서도 밥을 먹거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등의 의미는 아니다.

아마도 자기 자신을, 자신의 선택을, 자신의 길을 주저없이 마주볼 수 있다는 것,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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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여행유전자 - 여행유전자따라 지구 한 바퀴
이진주 지음 / 가치창조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그런 사람들이 있다.

흔히 역마살이라고 하는 어딘가로 끊임없이 떠나는 걸 즐기는 사람들...

내게도 그런 피가 있다.

내년쯤 다시 떠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단 말이다.

꼭 가겠다는 마음에 예정보다 훨씬 일찍 목표액을 모으게 되긴 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 사람인지라

아무래도 조금 더, 조금 더를 생각하게 된다.

다녀온 뒤에도 난 먹고 살아야 하니까 ㅋㅋㅋ

 

부럽게도 그녀는 방송작가일을 하면서

일로도 개인적으로도 자주 여행을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여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고정으로 일하지 않고

단기프로젝트성 일만 줄곧 한다고 할 정도니

그녀의 DNA는 나보다 조금 더 짙을지도 모른다.

 

책은 그녀가 다녀온 여러 곳을

여러곳을 돌아가며 소개하고 있다.

앞부분에 나왔던 나라가 다시 뒤에 나오기도 하고

한 나라를 여러 지방에 나누어 여기 저기 실려 있기도 하다.

짜맞춰진 것 같지 않은 구성조차 그녀의 스타일인 것 같아 맘에 든다.

 

책에서 어떤 여행지의 정보를 얻는 다거나

뛰어난 글솜씨를 기대하기보다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의 냄새를 한껏 맡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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