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의 그녀
가쿠타 미츠요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의 감정상태를 잘 묘사한 경우, 두가지 기분이 든다.

너무 적나라해서 불편한 마음이 앞서고

그 이후엔 그래, 이게 진실이야...라는 인정하는 마음일랄까...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기야 하겠지만 사람의 어둡고 추한 내면을 들여다보게되면

비난하는 마음 한켠에 자신의 모습 역시 투영시켜 볼 수 있게 되는. 그래서 되려 더 불쾌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게 악한 마음이든, 소심한 생각이든, 비뚤어진 감정이든 간에 말이다.

 

이 책은 두명의 여자 이야기가 시간차를 두고 교대로 펼쳐진다.

아오이와 나나코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성인이된 아오이와 사요코의 이야기...

두 사람 모두 사람과의 관계와 마음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해

상처받은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성장하고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늘어갈 수 밖에 없는 새로운 관계에 대해

잔뜩 움츠러 들어있으며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관계에서조차 소극적이다.

 

사람들은 사람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으면서도

그들을 좋아하고 험담하며 사랑하고 미워한다.

많은 사람들을 가까이 하고 싶어하면서도 색이 다른 사람은 제거하려 하고

사교의 중심이 되고 싶어하면서도 사람들을 배척한다.

남녀의 연애에서 뿐만이 아니라 사람사이에서도 이른바 "밀당"은 존재하는 것 같다.

화제, 대화, 말투, 삶의 방식 등 다양한 면에서 자신을 적당히 드러내고

오해나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적절히 감추며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인상과 관계의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학교에서의 친구, 그룹, 무리에서부터

주부들의 사교 모임, 직장에서 같이 점심을 먹으러 다니는 무리,

친분있는 상사와의 교류, 동네나 지역에 따른 파벌 등

뭔가 공통의 관심사를 기본으로 깔고 그 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어울리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사람들...

아오이와 사요코는 그런 관계와 사람들에게 지쳐있다.

적당한 선을 유지한다는 것, 적절히 균형잡힌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이

자신을 죽이고 말을 아끼며 감정을 조절해 가며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를 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이며 소모적인 일인지 그들은 얘기한다.

 

어린 시절 나나코는 이렇게 말했다.

"혼자 있는 게 무서워서 많은 친구가 있는 것보다는,

혼자 있어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무언가를 찾는 편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

 

성인이 된 사요코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나이를 먹는 것일까.

소중한 것들을 잃으면서 어른으로 성장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생활 속으로 도망쳐 문을 쾅 닫아버리기 위해서일까.

아니다, 새로운 만남을 위해,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장소로 걸어가기 위해서이다."

 

언뜻 보면 다른 듯 하지만

나나코가 말했던 무언가에 대한 답을 사요코가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혼자가 된다는 것, 자림을 한다는 것, 한 사람의 인간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친구가 없어도 괜찮다는 것이나 혼자서도 밥을 먹거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등의 의미는 아니다.

아마도 자기 자신을, 자신의 선택을, 자신의 길을 주저없이 마주볼 수 있다는 것,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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