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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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바닷가 시골마을에 사는 올리브 키터리지는

덩치크고, 괴팍하며 자식 사랑은 끔찍한 여자이다.

이 책은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70여살이 되는 날까지의 이야기들을

그녀와 그녀 주위 사람들의 일화를 통해 들려준다.

 

인생이든 사람 뜻대로 풀리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마음 역시 그대로 전해지는 것도 아니다.

내뱉는 말과 행동이 그 사람의 내면을 드러내 주는 것도 아니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 진실도 아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의 마음과 사연이 있고

추억을 끌어안고 아픔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렇게 저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의 참 묘미임을 말해주는 그런 스토리이다.

 

워낙 대단한 상을 받은 작품이지만

답답하리만치 올리브 키터리지와 그녀 주위의 인물들의 얘기를 풀어가는 모습들이

그리 달갑게 느껴지지 않아 읽는 내내 살짝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굳이 다 읽을 필요가 있나 하여 도중에 덮을만큼 그런 류도 아니다.

 

다양한 일상의 굴곡을 마주하고 견디며 살아가는 삶은

그야말로 지루하고 깝깝하고 빛나는 앞날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

우리네 일상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 책이 그리도 불편했나보다.

마치 내 인생이, 내 미래를 빤히 비추어주는 거같은 기분이 든달까...

즐겁지 않지만 외면할 수 없는 그런 소설을 만나버린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이 책에 별 4개를 주는 것마저도 영~ 불편했다.

취향은 각자의 문제이므로 감히 추천한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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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당신의 인생을 구할 것이다
A.M. 홈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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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목만 봤을 땐 "책"에 관한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어떤 상황에서 이러이러한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는 책 소개에 관한 책인가...싶다가...

막상 책을 넘겨봤을 땐, 주인공이 뭔가 깨달음을 얻는 책이구나 싶었다.

굳이 따지자면 후자에 가깝지만, 이 책은 독자에게, 세상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리처드 노박은 주식거래로 부유한 삶을 살고 있다.

좋은 동네에서 전망 좋고, 전문 인테리어 업자가 꾸며준 집에서 살며

영양사가 만들어주는 음식만 섭취하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러닝머신을 뛰고 개인 트레이너와 운동을 하며 몸을 가꾼다.

몇년동안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지도 않고

조용히 혼자서 사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갑자기 닥쳐온 통증에 119를 불러 병원으로 실려가는 일이 발생한다.

평온했던 일상을 깨뜨리게 된 이 사건으로 리처드는 다시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린 도넛가게에서

몇년동안 먹지 못했던 달콤한 도넛과 일반 우유가 들어간 커피,

전혀 인연이 없었던 사람과의 인간적인 대화가 그의 삶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는 뭔가 바뀌어야 한다고 느끼고 잊고 살았던 것들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어찌 바꿔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이전에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그에게 자꾸 발생하지만

리처드는 그때마다 머리가 아닌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게 되고

결국 그는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불리우며

그가 잊고 지냈던 과거를 마주볼 수 있게 되며, 가족에게도 다시 가까워지게 된다.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는

죽을 수도 있었던 고통의 밤이 계기가 되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을 반성케 하고 잊고 지냈던, 외면하고 지내던 그의 과거를 한꺼번에 바꾸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뜻하지 않은 일에 종종 맞닥뜨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그 사건을 계기로 이전의 자신과 그 후의 자신이 한순간에 다른 사람이 될 순 없는 것이다.

당황해하고 방황하며 타인은 어찌 하는지 관찰하고

뭔가의 도움을 얻어 보려 하기도 하는 둥 다양한 시도를 하게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일들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서서히 해 나가면 된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한가지 방식이 언제나 올바른 것은 아니다.

사건은 늘 발생하고 어제와 오늘은 다르며 사람들 역시 시시각각 변해가기 떄문이다.

닉은 말한다. "자신에게서 도망칠 순 없어. 누구에게나 역사가 있지."

리처드의 어머니가 말한다. "역사는 바뀐다. 기억을 붙잡을 순 없어."

 

이 책은 해결책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깨달음을 얻은 한 인간의 고백이라고 할 수도 없다.

다만 당신에게 주위를 돌아보게 할 계기가 되어줄 것이며,

왠지 모르게 조급해진 당신의 호흡을 가다듬게 해 줄 것이다.

거기다 재미까지 가득하다. 그만하면 충분하지 않은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리처드의 한마디가 설명해준다.

"때로는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없는 일을 남에게 해줄 수도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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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 박찬일의 이딸리아 맛보기
박찬일 지음 / 창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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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쉐프가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마치고

시칠리아에서 수습기간을 보내는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바로 시칠리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가 어찌 하던 일을 때려치고 요리를 배우게 됐는지,

유학생활 하려면 뭣이 필요한지 등등의 지루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는 몽창 없고

처음부터 바로 작렬하는 시칠리아의 레스토랑 조리실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주 맘에 드는 시작이며, 책 전체에서 시칠리아의 쪄죽을 것 같은 태양빛과

레스토랑 부엌의 정신없는 소음 및 열기가 한껏 느껴진다.

 

박찬일 쉐프의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그 조리실에서 만난 사람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꽤 재미나게 풀어낸다.

음식 만드는 과정이나 재료 이야기보다는

그 재료를 바라보는 요리사의 마음이랄까, 태도같은 것을 느낄 수 있게

책을 전개해 나간다.

 

흔히 나오는 재미난 에피소드나 레시피 등이 산재되어 있는 책이라기 보다는

박찬일 쉐프가 음식을 대하는 자세라든지

어떻게 요리를 만들고 손님들에게 대접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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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계곡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0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0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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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후속편이다.

[시인] 이후 8년이 지났다.

레이첼 월링은 좌천되었고, 잭 매커보이랑은 결국 잘 안 됐나보다.

그러다 그 놈이 돌아왔다.

어차피 전작의 뒷편에서 놈이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암시했으니,

독자든 레이첼이든 은근히 기다렸을테니 놀란 척 하기 없기다.

 

전직 경찰관이었다가 사립탐정생활로 먹고 사는 해리 보슈가 등장한다.

해리 보슈가 등장하는 마이클 코넬리의 다른 책을 보지 못해서 딱히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무척 인간적이고 능력있는 경찰이란 건 알 수 있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책은 등장인물들이 작품마다 교차되며 등장한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테리 맥컬랩에 대한 죽음에서 의혹을 느낀 그의 아내가

해리 보슈에게 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청하면서 [시인의 계곡]은 시작된다.

 

숨 죽여 때를 기다리다 활동을 재개한 배커스의 악마적 의지가

사건 곳곳에 묻어져 나온다.

[시인]의 잭과 달리 해리 보슈는 경찰인지라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또한 형의 죽음에 관하여, 사건 전반에 관하여 글을 쓰려는 잭과 달리

어린 딸을 바라보며 악의 존재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해리 보슈의 따뜻함 역시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다르게 하는 에 일조한다.

 

배커스의 뒤를 쫓는 긴박함이나

그가 남긴 흔적과 테리 매컬랩이 남긴 자료들을 이용하여 추적하는 과정은

전작 못지 않은 재미를 준다.

다만 내가 아쉬웠던 것은

그리 철저한 배커스가 마지막에 남긴 흔적들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어설픔과 그 흔적에 집중하지 못하는 레이첼 역시

뜬금없게만 느껴진다.

해리 보슈의 우월함을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

진정 시인은 영원히 사라진 것인가...

뭔가 서둘러 마무리된 듯한 감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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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저린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5
에드워드 블루어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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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 가족은 새로 지어진 레이크 윈저 다운스로 이사를 온다.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레이크(호수) 윈저(영국 왕조의 하나)는 돈푼 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신흥 주택단지이다.

폴은 시력에 문제가 있고 축구를 사랑하는 중학생이다.

형인 에릭은 그야말로 미식축구계의 스타다.

그러나 에릭은 사람들 앞에선 미식축구계의 신동이며 재치있고 예의바른 멋쟁이지만,

실제론 교활하고 사악한 본성을 가진 소유자이다.

폴은 형의 이중성을 잘 알고 있지만, 형을 최고로 아는 아버지와

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매한 어머니 밑에서 조금은 소심한 태도로 살아간다.

폴은 형과는 달리 축구를 무척 사랑하며

축구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낯선 상황을 접하기도 하며 성장해간다.

 

첫눈에 단순한 성장소설로 보일 수 있다.

쉬운 단어와 거부감없는 문체를 사용해서 일 뿐이다.

환경문제, 인종문제, 빈부문제, 가족문제 등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관점이 폴의 시선이니만큼 당연하겠지만

그 아이가 어려운 현실들을 끌어안고 참고 견디다가

서서히 하나씩하나씩 풀어가며 문제의 핵심에 진심으로 다가서는 모습이 뿌듯하다.

 

어른들은 겉모습에 사로잡혀 진실을 외면한다.

남겨진 아이는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의 무게에 괴로워하다

자기 자신을 학대한다.

얼마나 많은 부모와 어른들이 아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는지...

폴에겐 축구가 있었다.

자신을 닫아걸긴 했지만, 때와 장소를 가려 현명히 대응하는 법도 알았다.

스포츠맨쉽으로 깨끗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을 바라볼 줄 알았다.

 

말미에 폴이 모든 것을 떨쳐내고, 진실은 결국 밝혀지리란 것을 모두 짐작하겠지만

에릭이 반성하고 용서를 비는 식으로 모든 것이 덮어지지 않아 좋다.

개인적으로 그런 식의 결말이 맘에 들지 않는다.

그 긴 세월동안 타인이 받은 상처와 고통은 어쩌고

반성하고 용서를 빌면 받아들여주는 것이 최선이라는 맺음은

아마 한국적인(그것도 이제는 과거에나 있을 법하지만) 정서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한방울의 눈물로 치유될 만한 상처, 난 아직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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