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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당신의 인생을 구할 것이다
A.M. 홈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땐 "책"에 관한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어떤 상황에서 이러이러한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는 책 소개에 관한 책인가...싶다가...
막상 책을 넘겨봤을 땐, 주인공이 뭔가 깨달음을 얻는 책이구나 싶었다.
굳이 따지자면 후자에 가깝지만, 이 책은 독자에게, 세상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리처드 노박은 주식거래로 부유한 삶을 살고 있다.
좋은 동네에서 전망 좋고, 전문 인테리어 업자가 꾸며준 집에서 살며
영양사가 만들어주는 음식만 섭취하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러닝머신을 뛰고 개인 트레이너와 운동을 하며 몸을 가꾼다.
몇년동안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지도 않고
조용히 혼자서 사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갑자기 닥쳐온 통증에 119를 불러 병원으로 실려가는 일이 발생한다.
평온했던 일상을 깨뜨리게 된 이 사건으로 리처드는 다시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린 도넛가게에서
몇년동안 먹지 못했던 달콤한 도넛과 일반 우유가 들어간 커피,
전혀 인연이 없었던 사람과의 인간적인 대화가 그의 삶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는 뭔가 바뀌어야 한다고 느끼고 잊고 살았던 것들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어찌 바꿔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이전에는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그에게 자꾸 발생하지만
리처드는 그때마다 머리가 아닌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게 되고
결국 그는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불리우며
그가 잊고 지냈던 과거를 마주볼 수 있게 되며, 가족에게도 다시 가까워지게 된다.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는
죽을 수도 있었던 고통의 밤이 계기가 되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을 반성케 하고 잊고 지냈던, 외면하고 지내던 그의 과거를 한꺼번에 바꾸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뜻하지 않은 일에 종종 맞닥뜨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그 사건을 계기로 이전의 자신과 그 후의 자신이 한순간에 다른 사람이 될 순 없는 것이다.
당황해하고 방황하며 타인은 어찌 하는지 관찰하고
뭔가의 도움을 얻어 보려 하기도 하는 둥 다양한 시도를 하게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일들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서서히 해 나가면 된다는 것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한가지 방식이 언제나 올바른 것은 아니다.
사건은 늘 발생하고 어제와 오늘은 다르며 사람들 역시 시시각각 변해가기 떄문이다.
닉은 말한다. "자신에게서 도망칠 순 없어. 누구에게나 역사가 있지."
리처드의 어머니가 말한다. "역사는 바뀐다. 기억을 붙잡을 순 없어."
이 책은 해결책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깨달음을 얻은 한 인간의 고백이라고 할 수도 없다.
다만 당신에게 주위를 돌아보게 할 계기가 되어줄 것이며,
왠지 모르게 조급해진 당신의 호흡을 가다듬게 해 줄 것이다.
거기다 재미까지 가득하다. 그만하면 충분하지 않은가...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리처드의 한마디가 설명해준다.
"때로는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없는 일을 남에게 해줄 수도 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