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테이블
마이클 온다체 지음, 한유주 옮김 / 다산책방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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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유명한 마이클 온다체의 성장소설이다. 성장소설류도 좋아하고 잔잔한 분위기도 좋아하는 편이라서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고른 책이다. 그런데 정말 욕만 나온다.
 
 
외국책을 번역하고 편집하고 오탈자 수정/교정 보고 완성품으로 내보내는 것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개인적으로 편집상의 실수나 오탈자, 띄어쓰기 실수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이건 도를 넘어섰다. 오탈자 부분은 둘째치고 이런 경우는 도대체 어찌 된거냐...
 
 
[ 단 한 번, 누와라 엘리야에서를 빼곤 그는 담요 한 장이라도 잠든 적이 없었다. - p.12 ]
 
 
한국어 해석에 내가 문제가 있는 것있가? 아니면 담요를 의인화라도 해서 표현한 것인가?
 
 
[그녀는 가진 옷이 빛바랜 녹색 원피스 한 벌뿐인 듯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 118 ]
 
 
새로운 표현 방식을 내가 이해를 못하는 건가?
 
 
 
책의 첫부분에 있던 문장 하나와 내가 결국 참지 못 하고 책을 덮은 페이지에 있던 문장이다. 그 사이에도 여러가지 실수가 꽤나 보인다. 이렇게나 대충 만들었으니 내가 중도에 읽기를 포기하고 책을 덮어버리는 것이 그에 합당한 대우라고 생각한다. 마이클 온다체님, 한국 오셔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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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킹제이 헝거 게임 시리즈 3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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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마침내 찾아온 대망의 마지막 편 <모킹제이>에서 혁명군은 마침내 캐피톨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된다. 캣니스는 혁명의 상징이자 난민들의 희망의 표상이 되는 영광을 누리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희생해야만 한다. 피타, 게일, 헤이미치, 프림 등 우리가 사랑해 온 다른 주인공들의 운명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

 

헝거게임에서 2번이나 살아남은 능력자이긴 하지만, 캣니스는 아직 어린 소녀다.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느라 사냥에 단련되어 있고 헝거게임을 통해 이런저런 쓴맛도 많이 봤다. 그러나 육체의 상처는 흉터가 남을지언정 아물긴 하지만 정신적 상처와 스트레스는 늘 생생하다. 구조된 캣니스는 혁명의 상징인 모킹제이가 되는 운명을 받아들이지만 마음은 늘 불안하다. 당장 오늘 먹을 식량 걱정만 하던 어린 소녀가 동료의 죽음을, 친구의 생사를, 가족의 안위를, 국가와 사회의 이데올로기와 미래를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정신줄이 버텨 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판타지로 시작해 오락성과 재미로 가득한 1편과 달리 2, 3편으로 갈수록 황폐해져 가는 캣니스의 상태를 묘사하며 작가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한 듯 하다. 에반게리온의 신지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세계를 구할 책임을 짊어지며 갈등하는 것을 두고 찌질하다는 사람도 있고 사춘기 소년에게 갑자기 지워진 막중한 의무감에 멘탈붕괴는 필연적 결과라는 사람도 있듯이 작가는 캣니스의 인간적 갈등과 방황을 보여주고 독자의 공감을 얻으려 한 것일 수도 있다. 단순히 재미로만 읽고 보는 게 아니라 체제의 변화를 일으키려는 혁명과 반란의 불길 뒤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상처받는 여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수잔 콜린스는 이 시리즈에서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는 듯 하다. 그러다보니 캣니스의 태도에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이 생긴다.

 

예를 들어 가족과 동료, 친구를 그리 끔찍하게 여기는 캣니스가 자신의 목숨을 주고 지키려 했던 피타가 간신히 돌아온 뒤에 변화한 태도에 처음엔 놀라고 당혹스러워 하다가 꽤나 냉정한 태도를 취한다. 혹독한 고문의 여파로 그렇게 사랑했던 캣니스를 적으로 판단하고 죽이려 하는 피타를 차마 보기 힘들어 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긴 시간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무시하고 외면하는 태도는 남득할 수가 없다. 만약 잡혀간 것이 켓니스 너였고, 네가 하이잭 당해서 돌아온다면 피타가 지금의 너처럼 그렇게 냉정한 자세를 취했겠냐고 반문하는 헤이미치의 말을 들은 뒤에야 피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라도 자신을 되돌려 놓으려 애썼을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시점이 늦어도 너~무 늦다는 거다. 또한 캐피톨 함락의 최후전투 장면을 어이없이 없애버렸다. 캐피톨 잠입과 대통령궁까지 가는 데 그리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장면을 끌었으면서 결정적 장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부상에서 꺠어난 캣니스가 단편적으로 전해듣는 것으로 지나간다. 이건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놓친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헝거게임을 그려낸 작가의 능력으로 최후의 전투 장면은 꽤나 큰 볼거리와 재미를 줄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혼란스러운 캣니스를 묘사하는 것으로 끝나고 그 후의 마무리도 후다닥 지어버렸다. 혁명의 상징으로 이미 존재하면서도 막상 모킹제이가 되기까지 그리 긴페이지를 보내며 망설여 놓고선 자신 앞에 놓여진 결과물을 바로 받아들이고 마는 캣니스의 태도는 선택이 아니라 그냥 포기처럼 보일 뿐이다. 긴 시간 줄다리기한 사랑의 확인도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는 한마디로 독자를 설득하려 하다니... 우리가 몰라서 긴 시간동안 캣니스의 어장관리를 구경한 것이 아니라고... 길게 끌어온 만큼 마무리는 제대로 지어주길 바랬는데 5, 6 페이지로 끝내버리다니... 에필로그 역시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은 듯한 작가의 사족처럼 느껴진다. 독자들이 그리 바보가 아니라니깐...
 

에잉, 1편에선 끝낼 것을... 괜히 3편까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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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칭 파이어 헝거 게임 시리즈 2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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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헝거 게임>에서 게임에 출전했던 캣니스와 피타는 기지를 발휘해 둘 다 살아남았다. 하지만 캣니스가 생각해 낸 책략 때문에 억지로 그들을 살려두어야 했던 캐피톨은, 특히 캣니스를 눈엣가시로 여기게 된다. <캣칭 파이어>는 12구역으로 돌아와 우승자 마을에서 살게 된 그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스노우 대통령이 찾아오고, 캣니스는 곳곳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중심에 바로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제 ‘불타는 소녀 캣니스’는 혁명의 상징이 된 것이다.

영웅이면서 동시에 캐피톨 최대의 적이 되어 버린 캣니스. 그런 한편 또다시 헝거 게임 시즌이 찾아오는데, 이 해는 25년마다 돌아오는 ‘특집’ 게임이 열리는 해다. 각종 잔인한 방법으로 숨통을 조여오던 캐피톨의 비열한 술수는 결국 75주년 헝거 게임에서 절정에 달한다.]

 

음...좀 실망이다... 순수한 오락성과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던 1편과는 많이 다르다. 2편은 게임에서 살아돌아온 캣니스가 다시 일상에 적응하려 애쓰는 와중에 생존자가 될 수 있게 만들었던 캣니스의 마지막 책략 덕에 다시 한번 캐피톨의 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이 그려진다.

 

캣니스가 진정으로 반란과 혁명의 구심점이 되기까지의 고민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 치더라도 너무 쓸데없이 지루하다. 장점인 속도감과 긴장감을 모두 내던지고 사족이 너무 많다. 게다가 고뇌와 성찰의 단계이기 보다 과연 캣니스의 진짜 마음이 피타한테 있는지 게일한테 있는지 망설이고 헤깔려하는 것 밖엔 보이지 않는다. 어린 시절 빵을 준 아이로 뇌리에 깊이 각인된 피타와는 죽을 고비를 함께 넘기며 연인 행세를 하며 많은 감정이 싹 튼 것이 확실하고 함께 많은 시간을 사냥 파트너와 마음을 터 놓을 친구로 가까이 지내온 게일과의 사이에 혼란이 올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캣니스의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고 설득력도 부족하다. 물론 영화에서는 피타의 캐릭터가 좀 찌질하고 외모도 부족해 보이지만 책에서는 그렇지 않으니까... 더더욱 말이 안 되고 답답하다~ 얘도 누구처럼 어장관리 하는 건가...

상황에 따라 두 남자 사이를 왔다리 갔다리하는 반란과 혁명의 상징이라니... 너도 하나는 사랑이고 하나는 소울메이트라고 할테냐...

 

1편이 더욱 재미있을 수 있었던 것은 캣니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패턴에 장황한 묘사를 덧붙이는 경우가 없고 그녀 특유의 고집스러움이나 결단력들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헝거 게임 속에서 행동으로 바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독자는 TV에서 방영되는 헝거게임을 시청하는 캐피톨의 시민들처럼 특정 자막이나 나레이션 없이 그네들의 행동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게끔 진행되는 작품 스타일에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는데, 2편에서는 갑자기 방식을 바꿔 기나긴 설명과 묘사로 페이지를 할애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독자가 못 알아듣는 것처럼 잔소리를 한다. 만화로 재미나게 삼국지를 읽던 아이가 갑자기 글자가 빡빡하게 들어찬 텍스트 형식의 소설로 다음권을 이어서 읽어야 한다면 과연 거기서 재미를 찾을 수 있을까? 교훈이나 의미를 찾는 것은 둘째치고 지루해서 던져버리고 말 것이 틀림없다.

 

후반부에 75회 헝거게임이 다시 열리면서 재미를 되찾는가 싶지만 그 분량은 많이 짧고 새로운 캐릭터가 제 몫을 하기에도 이전 헝거 게임에 비해 이번 경기는 장면 전환이 급하며 긴장 요소도 덜 부족하다. 심지어 경기는 끝까지 치뤄지지 못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아쉬움은 여전하다. 이 상태라면 3편도 어찌 많이 어설플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실 1편 그 자체만으로도 이야기의 완성도가 충분하기 때문에 2, 3편을 추가로 이어가기 위해선 스토리와 구조가 탄탄해야 할 터인데 그 부분이 많이 미흡하며 반란과 혁명이란 소재를 담은 만큼 독자입장에선 더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일단 도서관에서 급히 3편을 빌려오긴 했는데 2편에 이은 실망감이 이어질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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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게임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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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폐허가 된 북미 대륙에 독재국가 '판엠'이 건설된다. 판엠의 중심부에는 '캐피톨'이라는 이름의 수도가 있고, 모든 부가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주변 구역은 캐피톨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키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그로부터 시작된 판엠의 피비린내 나는 공포 정치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헝거 게임'.

헝거 게임은 해마다 12개 구역에서 각기 두 명씩의 십대 소년 소녀를 추첨으로 뽑은 후, 한 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게 하는 잔인한 유희다. 또 이 모든 과정은, 24시간 리얼리티 TV쇼로 생중계된다. 마침내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경기장'에 던져지는 스물 네 명의 십대들. 오직 단 한 명의 생존자를 가려내기 위한 잔혹한 게임이 시작된다. ]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영화를 먼저 봤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무척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난 맘에 드는 영화는 보고 또 보고 하는 스타일인데(에일리언 2 같은 건 30번쯤 본 듯) 이 것 역시 케이블 같은 곳에서 방영하면 꼭 다시 보곤 한다.

 

영화는 영화 나름의 재미를 잘 살렸는데, 책을 읽고 나니 원작의 분위기도 꽤나 잘 살렸음을 알았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 때 인물들의 이미지나 배경 설명 등이 머리 속에 그림처럼 그려지지 않으면 무척 진도가 나가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내가 잘 모르는 시대나 상황이 배경인 경우 책 속에서 건축물이나 의상 등의 묘사가 죽 이어지면 이리저리 나쁜 머리 굴려가며 이미지화 하느라 애를 써서 몰입도가 떨어지기 일쑤다. 그런 면에서 이번 경우처럼 영화화된 작품은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나 분위기가 다를 경우 무척 배신감이 들고 원작을 높이 치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런데 이 헝거 게임의 경우는 두가지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본다. 원작 자체가 영화화 하기 쉽게 그려진 것도 한 몫 했겠지만 등장인물이나 전투씬 등이 무척 잘 표현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영화를 보지 않고 책만 읽었어도 무척 재밌게 읽을 수 있을 만큼 흥미진진하다.

 

사실 구조는 간단하다. 그 유명한 "배틀로얄"처럼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는 것이 헝거 게임의 주요 골자다. 뭐, 권력 집단인 캐피톨의 횡포로 불쌍한 12구역의 아이들이 희생된다는 배경이 있긴 하지만 1권인 이 책에선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건 2권 이후에 나오겠지 뭐. 암튼 캐릭터가 확실한 다양한 등장인물과 헝거 게임의 진행이 책장을 빠른 속도로 넘기게 한다. 작품성이니 문장이니 뭐니 그런 거 안 따지고 읽으면서 아, 재밌네...를 연발하며 읽은 책이 오랜만인 듯 하다. 음... "노인의 전쟁"이후로는 첨인가... 복잡하고 어려운 책을 끝낸 사람은 잠시 머리 식히는 차원에서 이 걸 읽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도 좋겠다. 오락성과 재미로만 따진다면 거의 최고라고 하겠다. 헝거 게임이 끝나고 캣니스는 집에 무사히 돌아왔는데 2권은 어찌 진행하려나... 총 3부작인데 집엔 2권까지 밖에 없다...이건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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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문 - 달이 숨는 시간,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7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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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그날 밤, 그 시각에 일어난 일이 단순한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공허한 밤의 틈새로 불행을 내뿜는 달 아래에서, 캐시 블랙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신의 반쪽이자 절도 파트너 맥스를 잃어야만 했다. 5년의 수감생활 끝에 가석방의 기회를 얻은 캐시는 전과자라는 신분의 한계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범죄로 눈을 돌린다. 맥스를 잃었던 장소에서 또다시 목표의 방에 침투해야 하는 부담감과 보이드 문이라는 불길한 변수가 주는 불안감을 이겨내고 녹슬지 않은 최고의 실력으로 돈이 든 가방을 훔치는 데 성공한 캐시. 하지만 캐시가 훔친 돈은 예상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었고, 그 출처 또한 위험했다. 큰돈을 도둑맞은 카지노 측은 야심 넘치고 잔인한 해결사 잭 카치를 불러 돈의 회수를 명령하고, 완벽한 줄로만 알았던 캐시의 범죄는 그녀가 흘리고 간 단 한 장의 하트 에이스 카드 때문에 덜미를 잡힌다. 엄청난 속도로 추적해 오는 잭을 따돌리면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얻어야 하는 긴박한 상황. 그러나 불행의 달 아래 엉킨 악연의 기원은 훨씬 깊고도 지독한 독기를 품고 있었다.  ]

 

뛰어난 탐정보다 매력적인 도둑이 좋다. 홈즈보다 루팡을 선호하고 종횡사해를 여러번 봤으며 리얼맥코이라는 영화도 좋아했다. 때문에 마이클 코넬리에 최초의 여성 캐릭터, 게다가 도둑이 등장하는 책이라는 안 볼 이유가 없었다. 이전에 여러 편 읽어왔던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은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사건 하나하나가 주는 재미가 꽤나 크고 탄탄했기에 감탄할만큼은 아니어도 실망한 기억은 크게 없어 믿고 보는 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이 싱거웠고 꽤나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카지노 보안 시스템과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는 캐시의 현락한 솜씨(?)가 눈길을 떼지 못 할 것이라는 선전문구는 화면이 아닌 지면에 적힌 텍스트로 상황을 접하는 독자에겐 그 정도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 했다. 사건이 흘러가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위기 상황이 닥쳐도 긴장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캐시 혼자만 다급한 듯 하다. 공식적인 기록을 피하려고 애쓰는 잭 카치는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여대면서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모습을 일관성이게 보여준다. 캐시가 맥스를 잃게 된 사연이나 카치가 오랜 세월 알고 싶어했던 진실들도 너무나 싱겁게 드러나고,캐시와 카치가 각각의 시각으로 차례대로 기술한 집필방식은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음에도 주요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데 실패했다.

 

이 작품은 텍스트로 읽히기 보다는 헐리우드판 영화로 제작되는 것이 훨씬 걸맞는 듯한 분위기를 지닌다.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화려한 배경과 등장인물들, 카치가 프로급이라고 판단한 캐시의 작업 솜씨와 둘 사이의 쫓고 쫓기는 장면을 스크린에 담는다면 훨씬 생생하고 볼 만하리라 생각되지만 이전에 본 리얼맥코이라는 영화와 비슷한 구석이 많아 그것도 쉽지는 않을 듯 하다. 뭐, 몸매 관리 잘 한 헐리우드의 핫한 여배우가 몸에 꼭 끼는 검정색 스판덱스 소재의 옷을 위아래로 입고 촬영에 임한다면 킬링타임용으로 좀 팔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잡소리가 많아졌지만 아무튼 결론은 얼음을 너무 띄워서 맹물 맛이 나버린 한 여름의 냉국같은 느낌이다. 마이클 코넬리...한동안 멀리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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