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킹제이 헝거 게임 시리즈 3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마침내 찾아온 대망의 마지막 편 <모킹제이>에서 혁명군은 마침내 캐피톨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된다. 캣니스는 혁명의 상징이자 난민들의 희망의 표상이 되는 영광을 누리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희생해야만 한다. 피타, 게일, 헤이미치, 프림 등 우리가 사랑해 온 다른 주인공들의 운명 또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

 

헝거게임에서 2번이나 살아남은 능력자이긴 하지만, 캣니스는 아직 어린 소녀다.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느라 사냥에 단련되어 있고 헝거게임을 통해 이런저런 쓴맛도 많이 봤다. 그러나 육체의 상처는 흉터가 남을지언정 아물긴 하지만 정신적 상처와 스트레스는 늘 생생하다. 구조된 캣니스는 혁명의 상징인 모킹제이가 되는 운명을 받아들이지만 마음은 늘 불안하다. 당장 오늘 먹을 식량 걱정만 하던 어린 소녀가 동료의 죽음을, 친구의 생사를, 가족의 안위를, 국가와 사회의 이데올로기와 미래를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정신줄이 버텨 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판타지로 시작해 오락성과 재미로 가득한 1편과 달리 2, 3편으로 갈수록 황폐해져 가는 캣니스의 상태를 묘사하며 작가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한 듯 하다. 에반게리온의 신지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세계를 구할 책임을 짊어지며 갈등하는 것을 두고 찌질하다는 사람도 있고 사춘기 소년에게 갑자기 지워진 막중한 의무감에 멘탈붕괴는 필연적 결과라는 사람도 있듯이 작가는 캣니스의 인간적 갈등과 방황을 보여주고 독자의 공감을 얻으려 한 것일 수도 있다. 단순히 재미로만 읽고 보는 게 아니라 체제의 변화를 일으키려는 혁명과 반란의 불길 뒤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상처받는 여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수잔 콜린스는 이 시리즈에서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는 듯 하다. 그러다보니 캣니스의 태도에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이 생긴다.

 

예를 들어 가족과 동료, 친구를 그리 끔찍하게 여기는 캣니스가 자신의 목숨을 주고 지키려 했던 피타가 간신히 돌아온 뒤에 변화한 태도에 처음엔 놀라고 당혹스러워 하다가 꽤나 냉정한 태도를 취한다. 혹독한 고문의 여파로 그렇게 사랑했던 캣니스를 적으로 판단하고 죽이려 하는 피타를 차마 보기 힘들어 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긴 시간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무시하고 외면하는 태도는 남득할 수가 없다. 만약 잡혀간 것이 켓니스 너였고, 네가 하이잭 당해서 돌아온다면 피타가 지금의 너처럼 그렇게 냉정한 자세를 취했겠냐고 반문하는 헤이미치의 말을 들은 뒤에야 피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라도 자신을 되돌려 놓으려 애썼을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시점이 늦어도 너~무 늦다는 거다. 또한 캐피톨 함락의 최후전투 장면을 어이없이 없애버렸다. 캐피톨 잠입과 대통령궁까지 가는 데 그리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장면을 끌었으면서 결정적 장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부상에서 꺠어난 캣니스가 단편적으로 전해듣는 것으로 지나간다. 이건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놓친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헝거게임을 그려낸 작가의 능력으로 최후의 전투 장면은 꽤나 큰 볼거리와 재미를 줄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혼란스러운 캣니스를 묘사하는 것으로 끝나고 그 후의 마무리도 후다닥 지어버렸다. 혁명의 상징으로 이미 존재하면서도 막상 모킹제이가 되기까지 그리 긴페이지를 보내며 망설여 놓고선 자신 앞에 놓여진 결과물을 바로 받아들이고 마는 캣니스의 태도는 선택이 아니라 그냥 포기처럼 보일 뿐이다. 긴 시간 줄다리기한 사랑의 확인도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는 한마디로 독자를 설득하려 하다니... 우리가 몰라서 긴 시간동안 캣니스의 어장관리를 구경한 것이 아니라고... 길게 끌어온 만큼 마무리는 제대로 지어주길 바랬는데 5, 6 페이지로 끝내버리다니... 에필로그 역시 한마디라도 더 하고 싶은 듯한 작가의 사족처럼 느껴진다. 독자들이 그리 바보가 아니라니깐...
 

에잉, 1편에선 끝낼 것을... 괜히 3편까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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