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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 무기가 될 때 - 선행 없이 하위권으로 시작한 과학고 실전 분투기
김현주 지음 / 청림Life / 2026년 7월
평점 :
저는 늘 김현주 작가님의 강연회부터 사필 북클럽까지 빠짐없이 참여할 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가님을 열렬히 응원해 온 독자입니다.
한 번은 강연이 끝난 뒤 작가님께 이런 질문을 드린 적이 있어요.
“지적 수준이나 발달이 또래보다 빠른 아이에게 선행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그때의 저는 사실 선행을 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 건 아직 하기 싫은데…’가 솔직한 마음이었거든요.
그런 제게 작가님은 참 현명한 답을 주셨어요.
“그건 선행이 아니라, 그 아이에게 맞는 속진일 뿐이에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 한구석에 꽉 막혀 있던 무언가가 스르르 풀리는 것 같았어요. 정말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달까요.
당시 아이가 다니던 병설유치원에서는 또래와 지적 수준이 잘 맞지 않는다며, 빠른 아이들이 살아가며 겪게 되는 어려움과 ‘빠른 아이의 업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적도 있어요. 담임 선생님께 사교육을 권유받기도 했고, 그 무렵 웩슬러 검사도 받았던 것 같아요.
물론 ‘영재’라는 의미를 웩슬러 검사 하나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고도지능의 아이를 키우다 보면 또래와는 조금 다른 속도와 관심사를 가진 아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그리고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됩니다.
당시 저 역시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파고드는 아이를 바라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어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혹시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하는 일이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이 되면 어떡하지?’
5-6세 때 엄마인 저는 놀이&강철체력이 제일 중요하다 여겼어요.
(7세가 되니 아이가 자기만의 취향이 생기며 사교육을 집어넣기 시작했습니다:) )
당시에 그렇다고 남들이 보기에 사교육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어요.
집에서는 아이와 함께 놀고, 책을 읽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말 천권이넘는 책을 읽었고 같은 책도 수십번을 읽었어요. 일부러 일찍 하원하는 병설유치원을 선택해 매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했고, 학원을 다니지 않았던 만큼 자유로운 시간도 많아 참 많은 곳을 함께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이사를 하면서 7세에는 자연스럽게 대형 사립유치원으로 옮기게 되었어요. 아이는 이전보다 더 다양한 환경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제게
“엄마, 내 친구들은 영어학원이랑 수학학원 다닌대. 나도 다녀보고 싶어.”
그래서 지금은 아이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사교육을 충분히 경험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제가 김현주 작가님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어요.
작가님은 사교육 자체를 무조건 지양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아이마다 다른 속도와 기질을 존중하면서 그 아이에게 맞는 것을 적절하게 선택하고 활용하라는 메시지를 늘 따뜻하게 전해주십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보다 앞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속도를 잘 바라봐 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가님께서 심지어 제가 아이에게 늘 강조하는 ‘노력’이라는 주제로 책을 내셨어요.
어쩜 이렇게 제 마음을 잘 아시는지.
책을 읽는 내내 참 많이 감동했습니다.
무엇을 더 가르칠 것인가보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즐거움을 느끼며, 지금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를 살피는 것.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노력의 가치를 배우고, 결과와 상관없이 그 길을 함께 걸어가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었습니다.
저 역시 아직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아이가 언제든 제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자라면서도 지금처럼 저와 마음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노력해야겠지요.
아이에게 노력의 가치를 이야기하기 전에, 엄마인 저부터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해야 할 테니까요.
우리만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를 바랍니다.
그 길 위에서 배움이 가득한 일상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건네받은 따스한 메시지를 제 마음 한켠에 깊이 새겨두고, 앞으로도 아이와 함께 천천히 걸어가겠습니다.
아이의 속도를 믿어주고,
아이의 마음을 놓치지 않고,
결과보다 그 과정을 함께 걸어가는 엄마가 되도록.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이 여정이
우리만의 속도로, 우리만의 빛깔로
걸을 만했다 싶은 길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