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과 아기 새 보림 창작 그림책
지현경 지음 / 보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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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탉과 아기 새』는 아름다운 민화그림으로 그려진 그림책입니다.

화려한 수탉의 모습과 숲 속 동물들이 민화로 표현되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수탉은 어느 날 알을 줍게 되고 겨드랑이에 품고 다니다 알이 깨어나자 지극정성으로 아기 새를 돌봅니다. 아기새는 점점 자라며 작은 날개를 푸드덕거리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본 수탉은 아기 새가 날 수 있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줄 새를 찾아 나섭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계였지만 함께 먹고 지내는 시간이 쌓이면서 수탉은 아기 새를 아끼고 사랑하는 존재가 됩니다. 몸집이 커진 아기 새를 업고 다니며 나는 법을 가르쳐 줄 새를 찾아다니는 모습에서는 부모의 지극한 마음이 느껴졌지만 한편으론 자신은 날 수 없기에 그 한계를 어떻게든 채워 주고 싶어 하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기새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날기 위한 방법이었을까요.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학원에 가기 위해 몇 정거장 되지 않는 거리지만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시간이 흐르니 혼자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권해 보았지만 아이는 선뜻 나서지 못했고 저는 조금 더 함께 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이가 스스로 혼자 가 보겠다고 말했고 이후에는 잘 오가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아이가 준비되는 순간은 부모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느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앞에서 끌어주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기다려 주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손을 내밀 수 있지만 지나친 간섭은 아이가 자신의 때를 만나는 것을 늦출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 책은 수탉이 직접 나는 법을 가르치지 않아도 아기 새는 언젠가 자신의 날개로 날아오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리 민화로 만난 이 이야기는 그림을 보는 재미와 함께 오래 곁에 두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민화를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은 민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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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샐러드 - 오싹오싹 친구들! 토토 징검다리 2
에런 레이놀즈 지음, 피터 브라운 그림, 홍연미 옮김 / 토토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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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마니아인 주인공 새디어스와 친구 올리버는 순삭버거를 무척 좋아합니다.

순삭버거는 야채는 찾아볼 수 없고 17가지 치즈를 베이컨과 함께 세 겹으로 쌓아 올린 버거입니다.

새디어스의 부모님은 아이가 무엇을 먹는지 간섭하지 않고 학교 성적도 크게 관여하지 않습니다.

반면 올리버의 부모님은 올리버의 학교생활과 성적에 신경 쓰며 특히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아빠는 올리버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이기 위해 애를 씁니다. 그럴수록 올리버는 더욱 몰래 새디어스와 함께 몰래 순삭버거를 즐깁니다.

하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입니다. 올리버의 부모님은 두 아이가 함께 순삭버거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어느 날 올리버의 부모님은 둘을 데리고 순삭버거에 갑니다. 아이들은 순삭버거에 데려가자 놀랐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마주한건 치즈와 베이컨이 듬뿍 들어간 버거 아닌 샐러드였습니다. 야채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샐러드는 그 자체로도 반갑지 않은 음식일 텐데 이 샐러드는 맛의 문제가 아니라 또 다른 이유로 끔찍한 샐러드가 됩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놀라게 되는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편식과 식습관이라는 주제를 기발한 상상과 공포로 풀어낸 점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이야기 속에서 음식 문제뿐 아니라 서로 다른 두 가정의 양육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하는데 한쪽은 무관심하고 다른 한쪽은 지나치게 간섭하는 모습이 대비되며 부모로서 어떤 균형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패스트푸드를 건강하게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집에서도 피자나 치킨은 종종 먹는 메뉴인데 먹긴 하되 야채나 집밥도 거르지 않고 섭취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를 보며 부모로서 강제적으로 막기보단 서로가 의견을 조율해 함께 식습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와 재밌게 읽었던 '오싹오싹' 그림책 시리즈에 이어 '오싹오싹 친구들!' 동화시리즈도 아이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포 이야기가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겨울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가볍게 즐기며 읽어보기 좋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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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약속과 규칙 - 678 처음 습관 만들기 나의 첫 시리즈 2
김선 지음, 이주혜 그림 / 길벗스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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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약속과 규칙』은 유치원부터 초등 저학년 아이들의 생활 습관과 규칙, 기본예절을 스스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책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알려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일상에서의 생활을 통해 습관이나 예절등 그리고 왜 그런 약속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게 하며 행동으로 이어질수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들과는 방향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목차에는 노란색은 필수 생활 습관, 빨간색은 예의 바른 습관, 연두색은 건강한 관계와 태도로 되어있습니다.그림으로 상황이 정리되어 있고 좋지 않은 습관들은 왜 고쳐야 하는지, 관계와 태도에 대한 이야기도 학교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 구성의 균형이 잘 느껴집니다. 현직 초등 교사분이 아이들의 실제 생활을 바탕으로 정리한 책이라 현실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중학년이지만 평소 생활 습관을 살펴보면 자신의 물건정리와 식사 예절에서 고쳐지지 않는 않는 모습이 보입니다.자신의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일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습관이 되어 있지 않다 보니 아무 곳에나 두게 됩니다. 식사 시간에는 특히 면 종류를 먹을 때 후루룩 소리를 내는데 이는 TV에서 본 장면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예의에 어긋난다는 점을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한 번 자리 잡은 습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첫 약속과 규칙』은 생활 습관과 예의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관계와 태도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아이들이 학교라는 사회에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친구 관계는 매우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른의 시선에서는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나오지만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데 그림을 통한 상황별 예시가 구체적이라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짜임새 있는 계획의 예시를 보여 주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이 책이 아이들의 일상을 조금씩 바꾸는 데 좋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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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단어 - 늘 따라오는 것, 쫓아오는 것, 나를 숨게 하지 않는 것, 무자비한 것, 그러나 모두에게 공평한 것
김화진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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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단어』는 '10명의 소설가, 시인, 번역가의 내밀한 단어집'이라는 소개 덕분에 궁금해졌습니다.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사유해 온 이들이 어떤 단어를 품고 살아왔는지 알고 싶었고 동시에 나 역시 어떤 단어들을 마음에 담아왔는지 돌아보게 될 것 같았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단어라도 각자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생겼습니다.

책을 읽으며 생각보다 공감하는 단어들이 꽤 많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정확히는 단어 자체보다 그 단어에 담긴 의미에 공감했는데 그중 몇 개의 단어를 소개해 봅니다.

먼저 '변심'이라는 단어 앞에서 멈추게 되었습니다. 변심은 보통 변한 마음이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느낌이 먼저 떠오르는데 작가는 마음을 바꾸는 일만큼 놀라운 일은 없다고 말합니다. 복수한 마음을 내려놓고 미워하는 마음을 그만두는 순간에 깊이 공감한다고 한 대목에서 오랫동안 화로 가득 차 있던 마음을 내려놓았던 제 삶의 한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겨울'이라는 단어는 사전적 의미로는 12월에서 2월까지 입동부터 입춘 전까지의 계절을 뜻하지만 몇 년 전부터 저에게 겨울은 시련의 계절이었고 몸살이나 독감으로 집에만 머물며 세상과 단절되는 느낌을 주는 단어였습니다.

그런데 2026년의 겨울은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웅크렸던 몸을 펴기 위해 준비하는 계절이자 새로운 시작과 도전을 앞둔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형용사인 '눈부시다'라는 말처럼 올해의 겨울은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끝까지 뜨겁고 부드럽게 살아남아 겨울을 묘사하려고 노래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열기와 열심, 겨울의 본질은 거기에 있다." (p.77)

작가가 말한 겨울의 본질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하게 됩니다.

'가름끈'처럼 책의 물성과 관련된 단어를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께감이 있는 책에 달린 가름끈은 반가운 존재입니다. 서랍 속에 책갈피는 많지만 막상 필요할 때는 보이지 않는데 특히 이동 중에 책을 읽을 때 책갈피가 없으면 난감합니다. 그럴 때 가름끈이 있으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어느 그림책에서는 가름끈이 이야기의 일부로 나와 책의 물성을 잘 살린 표현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 책에 담긴 50개의 단어는 사전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각자의 시선과 이야기로 다시 쓰입니다. 작가들의 내밀한 단어들을 알게 되니 나의 단어들도 모아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게 모은 단어들이 문장이 되고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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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달강
권정생 지음, 김세현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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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달강』 은 전래 동요의 가락과 낱말에 단순한 흑백 그림을 더해 시선을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반복되는 리듬의 문장과 절제된 그림이 잘 어울리며 소리 내어 읽을 때 이야기가 더 살아나는 느낌을 줍니다. 아이들을 위해 따뜻한 이야기를 써 온 권정생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이 그림책에서는 낯선 어휘인 알강 달강, 살강을 만나게 됩니다.

알강 달강은 알콩 달콩의 의미로, 살강은 부엌 한쪽에 만들어 놓은 공간을 가리킵니다.

이 말들이 들어간 세상 달강 전래동요는 아기가 앉기 시작할 무렵 어른이 아이의 손을 잡고 앞뒤로 흔들어 주며 불러 주던 노래라고 합니다. 뜻을 설명하기보다 소리와 리듬으로 전해지던 말들이란 점에서 책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리듬감 있고 정겨운 말을 아이와 눈을 맞추며 불러 주는 장면을 생각하니 엄마 미소가 지어집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며 비슷한 말들을 토닥이듯 건네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세상 달강』 의 이야기는 서울에서 밤 한 바리 싣고 와 살강 밑에 묻었더니 쥐가 와서 가져가고 남은 걸 아궁이에 묻으니 이웃집 할머니가 가져가고 결국 밤 한 알만 남았는데 아이는 그걸 혼자 먹지 않고 모두와 나눕니다. 작은 것을 나누며 이어졌던 이웃 간의 정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로 요즘에는 쉽게 느끼기 어려운 마음을 전해 줍니다.

『세상 달강』 은 이야기와 그림이 잘 어우러진 그림책으로 아이와 함께 소리를 살려 읽기에 좋습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나눔과 정이라는 주제를 남기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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