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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에 갇히다
제리 닐슨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쓴 사람은 직업적인 감각이 탁월한 의사다. 그것도 30여년 가까이 응급실이라는 전쟁터에서 야전사령관으로서 일한 직업적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그래서인가, 문장은 간결하고 명료하며, 다소 드라이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일견 무뚝뚝해 보이는, 직업적인 글장이가 아닌 그녀의 글에는 놀라운 감성과 영혼의 울림이 묻어난다.

첫 장을 펼치면, 반지의 제왕에나 나올법한 글자체로 씌어진 지명이 들어있는, 손으로 그려진 남극의 지도가 나온다. 그녀가 1년여를 어둠속에서 버틴 사우스 폴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책장을 넘기면, 극한의 추위와 (그녀의 표현을 빌면 다이아몬드가 폭발한 것 같은 )은하수가 손에 잡히는 듯한 새까만 밤 하늘과,  그 하늘을 뒤덮는 연두빛 오오로라가 펼쳐지는 광막한 얼음평원이..마치 판타지의 세계처럼 꿈결같이 드러난다.

마치 태초의 세계같은 남극과,  남극기지 안의 41명의 인간들이 보여주는 공동체적 인간애의 놀라운 연대는, 머리를 명료하게 하는 차가운 남극의 날씨만큼이나, 영혼을 정화시킨다. 극한의 생존조건과 사투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내적인 애정과 심성을 드러내며,  말보다 앞선 연대감을 배운다.

<발신: 제리 닐슨

수산: 어머니, 아버지.

날짜:1999.4.18.23;35;57+1200

제목:안부

 

저는 많이 변했어요. 이제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아요. 다시 저 자신을 믿게 됬어요. 여기서는 자신을 의심하면 힘들어요. 죽지요.

이곳은 베푸는 대로 받는 완벽한 사회예요. 얼마나 날씬한가, 얼마나 멋진가에 따라서가 아니라, 영혼에 의해 평가를 받지요. 이제 내가 괜찮은 사람임을 알고 나니,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노력하는 게 싫어요. 나처럼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사는 법을 가르치려 드는 모순된 사람들도 신물나고요.

그래서 남극을 사랑해요.

여기가 너무 좋아서 떠나기 싫을 정도에요. 여기가 사람을 그렇게 만드나봐요. 저는 세상에 속해있지 않아요. 한 번도 그러지 않았죠. 그리고 지금은 더욱 그렇고요.

사랑을 담아 더프가.>

 

현명했던 어머니는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때, 같은 길을 달려 좀 더 적응하려 애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믿었었고 그것은 불행한 결혼생활과, 이혼으로 아이들을 빼앗기고 ,승진을 탐하는 야심찬 의사들로 병원행정에 지쳐갈 무렵의 딸에게 남극행을 선택할 힘을 실어준다. 실패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인생의 시점에, 스스로를 더 채찍질함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어리석음 대신, 그녀는 눈을 돌려 전혀 새로운 길잡이 별을 택했고. 남극으로 갔고 거기서 영혼과 함께 삶을, 그리고 그녀의 죽음의 시작이 될 암을 선물받는다..

스포일러가 되려고 글을 쓰고 싶지 않다. 나처럼 눈 앞에 인생의 장벽을 만지고 잇는 사람들에게 감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살아가면서 위로나 애정이 필요한 순간에 때마다 적절히 그런 행운을 만나기는 쉽지 않고, 그런 점에서 제리는 남극에서 보물을 발견한 셈이다. 그 무섭도록 차가운 얼음대륙 위에서 그녀가 마주한 스스로의 온전한 자신과, 역시 각자 가장 자신다운 삶을 유지하며 동지로 만난 맑은 영혼의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절대고독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옆 사람의 손을 잡을 수 있다.

읽으면서 많이 감동했다. 끝으로 그녀의 암을 치료하기 위해 전심으로 애썼던 그녀의 주치의가 그녀에게 읽어준 시를 덧붙인다. 이 책에는 아름다운 시가 많이 나온다...그리고 번역한 사람의 애정어린 마음도 살며시 느끼게 하는 대목도 눈에 띄고.^^ 좋은 책이다.

푸드덕~!

 

한참후에 그대는 배우리.

손을 잡는 것과 영혼에 사슬을 매는 것의 미묘한 차이를.

그리고 그대는 배우리.

사랑이 기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대는 배우기 시작하리.

키스는 계약이 아니며,

선물은 약속이 아님을.

그대는 슬픈 아이가 아니라 우아한 여성답게

머리를 들고 앞을 바라보며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을 배우기 시작하리.

그리고 모든 길을 오늘 위에 세운다는 것을 배우리.

내일의 땅은 너무 불확실해서

계획을 새울 수 없고

미래는 날아가는 도중에

떨어지는 길을 가졌으니.

한참 후에 그대는 배우리,

너무 많이 가진다면

햇살조차 타버릴지니,

타인이 꽃을 갖다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 스스로 정원을 가꾸고,

영혼을 꾸며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대는 진정 인내할 수 있음을,

그대는 진정 강인하며,

그대는 진정 가치로움을,

그대는 배우리,

그대는 배우리.

모든 작별로 인해,

그대는 배우리........

..........................베로니카 쇼프스탈    [한참 후에]

 

p.s.....얼마전에 읽고 감명을 받은 한낮의 우울과 묘하게 매치되는 시였다.

상실을 아는 사람이 진정 사랑할 수 있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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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존 디에이지 시알디 프레쉬 스킨 토너 - 모든피부 130ml
참존화장품
평점 :
단종


피부타입 : 복합성

용량이 좀 적긴 하지만 잘 스며들고, 부드럽고 금방 촉촉해져서 좋던걸요.

지성피부에 가깝기 때문에 로션이나 에센스를 함부로 못쓰거든요.

그래서 건성용 스킨을 애용하는데, 이게 개중에 젤 나은거 같습니다.

마몽드것도 좋은데 이게 피부에 더 빨리 스며드는 차이가 있어요. 양은 그쪽이 많지만.

펌핑용기도 맘에 들고요. 뭐 용기값을 빼면 양이 늘겟지만. (약간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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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몽드 하이드라 듀얼 폼앤폼 - 180ml
아모레퍼시픽
평점 :
단종


지성+복합+민감성

일단 저는 비누를 쓰면 얼굴이 난리가 나는, 까다로운 지성피붑니다..ㅜㅜ;

커버로션 샀을때 샘플로 따라온 거였는데

가벼운 화장정도는 가뿐히 지운다는 설명이 정말이더군요^^

향도 부드럽고, 순하고, 거품도 잘 나고요

커버로션을 자주 베이스 대용으로 사용하는데

특별히 클렌징크림안쓰고 이걸로 해결해요.

다 쓰고 새로 구입해 써 보니 여전히 좋습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게 마몽드라는게 확실히 입증이 되네요

..단 건성인 분들은 약간 당길지도 모르겠어요.. 세안을 하루에 어쩌다 네번을 한 적이 잇는데

약간 당기더군요.(대걔는 촉촉합니다^^)

특히나 각질이 쌓여있기 쉬운게 제 피부라..각질이 좀 많을때는 (주로 생리기간)

마치 때? 처럼, 세안후에 밀려나오게 하는 역할까지..ㅜㅠ(으 민망)

별 네개 반이에요^^ 추천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도 저렴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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