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 거친 삶의 틈바구니에서 찾아낸 들꽃 같은 이야기들
정인경 지음 / 예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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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 얼굴은 모르지만 흔하게, 또는 익숙하게 듣던 목소리로 정감있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 밤새 삶의 냄새가 끈적하게 달라붙어 퍼트리듯 녹아서 향기가되어 날아다니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누군가 이 책에 대해 그렇게 싸놓았더라..들꽃같은 이야기..그래 이 이야기들에게선 들꽃 냄새가 나는듯 하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네들의 소소한 이 이야기들이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

읽고 있다보면 불현듯 은행대기시간에 앉아 감동하며 읽었던 '좋은 생각' 이라는 월간지 생각이 난다. 잠간의 소중한 시간에 틈을 내어 읽어보던 그 책은 항상 감동을 주고 읽을때마다 가슴이 저려오는 느낌을 받게해주는 책이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이 책 [이 모든것이 사랑이 아니라면]은 그때의 그 기분과 느낌이 닮아있음을 느낀다. 그처럼 소소한 감동도 있었고 작은 기쁨도 준다. 외소하고 초라해하지는 않지만 사람이 어울려서 살아가야하는 이유와 왜, 또는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이야기같다. 왜 살아왔을까...어떻게 살아왔을까...에 대한 이야기들..

한편한편 의미를 부여하며 읽다보면 '아' 하고 감탄사를 외치게된다.

전편이 다 좋았던건 아니다. 몇편의 이야기에서는 읽는것이 지루한 마음이 들어 그냥 책장을 넘기고 말았다. 가끔은 이해되지않는 표현방법도 만났다. 읽다보면 누구의 물음이고 누구의 대답인지 햇갈려서 그 부분을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조금은 산만하다는 경험도 했다.

작가의 글솜씨가 그리 썩 세련되어보이진 않는다.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하나로 묶어서 세워두었다가 좋은 향기가 나는 바람에 의해 저도모르게 넘어지는 볏단같은 느낌이랄까? 추억은 느껴지고 인간의 성품은 느껴지는데 무덤덤하게 받아들일수밖에 없는 그런 느낌이다.

전체적인 느낌이 참 좋다.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가족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할 시간도 준다.

어릴적 생각을 참 많이 하게되었다. 힘든시절 동네 뒷골목에서 함께 놀던 동무들이나 둥근 밥상앞에 둥그렇게 모여 맛나게 식사를 하던 대가족 시절의 일등, 지금 가만 생각해보니 이책은 추억의 책가방같은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책을 다 읽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정독을 하지 않아도 되는책이다. 너무나 일상적인 추억의 이야기들이라 그냥 술술 읽힌다.

마음에 평화와 고요를 갖고싶다면, 때때로 옛추억을 생각하고 싶을때, 부모님의 노고를 생각해보고싶을때, 어린시절 동무들이 생각날때, 학창시절 단짝이었으나 지금은 연락이 되지않은 친구가 찾고싶을때, 그렇게 가끔 꺼내어 읽어보면 참 좋은것 같은 책이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수필집...올 가을엔 이런책 한권 끼고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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