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다가가기 - 우정과 상실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
후아 쉬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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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진실에 다가가기> 입니다.



대만계 미국인 작가인 후아 쉬 님의 작품이구요,

"뉴요커"의 전속작가라고 하네요. WOW

2022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회고록 <진실에 다가가기, 원제는 STAY HERE>는 2022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2023년 퓰리처상 전기회고록 부문 최종 수상했다고 합니다.

함께 읽어볼까요~

대만에서 기회를 찾아 미국으로 떠나온 부모님.

그곳에서 태어난 후아쉬.

이민 2세대로 자라면서 그와 가족들이 겪어온 일들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찾아 고향을 떠나온 이곳에서 이민자들의 모임에서 정을 붙이며 살아가던 날들을 지나

부모님의 어색한 억양과 늘어가던 나의 영어실력에서 이민 1세대와 2세대의 차이를 실감하던 순간을 거쳐

버클리대학에 입학해 자유로운 미래를 꿈꾸던 나날까지.

초반부에서는 다시 대만으로 돌아간 아버지와 아들 후아쉬가 팩스를 통해 편지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전하는 부분이 제일 좋았습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느낌,

무엇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채 그저 지나온 시간들을 지나

드디어 마음이 맞는 동조자들을 만나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알아가고

그 순간의 경험.

불균형, 보이지 않는 여러겹, 사소함, 불안함으로 가득한 우정들.

하지만 이 모든 것 이전에 있었던 친해지는 순간.

인생의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하던 친구.

어쩌면 상대가 나를 알아 준다는 것은,

자신이 투명하게 노출되는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지만 어느 날,

일본계 미국인 친구 켄이 세 명의 강도범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지요.

그날은 켄의 집들이 파티가 열린 날이었고, 하필이면 후아쉬는 미처 할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여자친구에게 갔으며, 돌아오던 길에 켄의 집 베란다를 흘깃 쳐다만보고 지나쳤고.

그 다음 날은 켄의 전화가 오지않아 내심 다행이라 생각했던.

그런 날이었지요.

갑작스러운, 너무나 허무한 죽음.

그 일요일,

내가 너의 집에 더 오래 머물렀다면

너는 죽지 않을 수 있었을까..

비통함이 가득 담긴 부분에서는 정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모든 것이 잘못됐어

켄이 없이도 우리가 다들 나이를 먹어간다는게 이상하다..

슬픔이 뚝뚝 묻어나던 문장들.

둘만의 암호를, 둘만의 이야기를 혼자만 기억해야 한다는 상길감. 그리고 그리움.

1998년 10월경에 너를 그리워했던 때가 그리워.

뒤를 조심하며 다니지 않던 때가 그립고,

밤에 저녁 먹으러 나가던 때가 그리고,

너희 집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던 때가 그리워

이 책을 통해

한 사람의 정체성 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수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지,

서로 다른 이들이 만나 각자의 성격이 서로에게 어떻게 스며들어가는지,

어른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운명적인 친구는 인생 전체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슬픔과 상처를 딛고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들을

생생히 느끼고 기억하게 해주는 <진실에 다가가기>.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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