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숲속의 올빼미
고이케 마리코 지음, 정영희 옮김 / 시공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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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달밤 숲속의 올빼미>입니다.



일본작가 고이케 마리코 님의 작품이구요,

"상실의 계절을 보내는 이들에게 건네는 일흔 소설가의 애도 에세이" 입니다.

소설가였던 남편 후지타 요시나가님과 사별하고 이 상실의 시간들을 코로나가 최악으로 한창이었던 2020년 6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아사히 신문>에 연재한 글을 엮여 이 책이 나왔다고 하네요.

(출간 즉시 8만부가 돌파하였고,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라고 합니다)

아내가 먼저 일본 대중문학의 정점이라 불리는 나오키 상을 수상하고, 5년 후 남편분도 같은 상을 수상할 만큼 대단한 작가부부로, 한지붕 아래 작가가 두명이라는 흔지 않은 생활을 37년동안 함께 하셨다구요.

긴 세월, 부부로 살며, 끊임없이 글을 썼고 같은 지평선을 응시해온 존재.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험한 말로 하고,

그에 관한 것이라면 오만가지 것들을 죄다 안다고 생각했는데..그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다는 사실을 그가 없는이제야 깨닫게 되었다니.. 그 마음을 잠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져 옵니다.

폐암의 재발로 손쓸 방도가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남편.

무정하게도 그런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여야했던,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절망과 고뇌의 시간을 지나

그 잔혹한 기억이 평온한 시간의 흐름속에 녹아들기까지.. (물론 아직도 한없이 그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쓸쓸하지만 담단한 어조로 그 마음을 잘 녹여낸 글들을 읽으며

정말이지 사랑하는 반려인/동반자를 잃는 거대한 상실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네요.

"조심스레 목소리를 낮춰 죽은 남편 이야기를 꺼내거나 내 안부를 걱정스레 묻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그들에게는 이미 남편의 죽음이 과거의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하고도 건강한 귀결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에 흘러가는 시간과 내 속에서 흘러가는 시간 사이에는 분명히 어긋한 부분이 있다.

아마 그 누구도 이 '어긋남'을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그리고 그 상실의 고통이라는 것은 감히 타인이 이해할 수도 쉽게 공감할수도 없는 자신만의 내밀한 고통이라는 것 또한 너무 잘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 든 너를 보고 싶었어.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니 섭섭하다"

죽기 몇 주 전 남편이 아내 마리코 님에게 이 말을 하셨다고 하네요.

정말 이 마음을 감히 이해한다고 할 수 없어요.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기에, 다시 만나는 순간까지 내게 주어진 하루를 잘 살아내야한다는 것.

그것이 남겨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 믿어봅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저의 생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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