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당선작 <고씨 가족 갱생기>의 김자령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구요.
오늘 점심 메뉴는 짜장 짬뽕 중에 골라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의 표지가 인상적이네요^^
함께 읽어볼까요.
이야기의 배경은 전설의 청요릿집 건담입니다.
1980년대는 대통령을 비롯 정계인사들이 드나들던 유명 요리집이었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아는 사람만 찾는 은둔 무림고수의 중화반점을 거쳐 평범한 동네 중국집이 되었죠.
그곳의 주인 두위광, 범하기 어려운 기세를 가지란 뜻의 그도 건담과 함께 이제 70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고희를 훌쩍 넘기고도 양손으로 무거운 웍을 힘차게 돌리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주방을 호령하는 그지만
서서히 맛과 향을 잃어갔기에..그리고 변하지 않으려는 고집?아집!, 괴팍한 성격 탓에 종업원들은 물론 손님들과도 부딪히기 일쑤였지요.
이런 사정으로 결국 건담은 폐업의 길을 걷게 되는데...
과연 펑즈(미친사람, 또라이라는 뜻^^;;)라 불리는 위광은 무사히? 폐업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읽는 내내 '라떼는 말이야~~'로 대변되는 전형적인 꼰대였던 위광이..
세월의 흐름과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변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각성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장인"이라는 말이 떠올랐네요.
자신의 일에 대한 신념, 철학, 열정이 꼰대스러움이 아닌 장인정신으로 바뀔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나이와 상관없이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세상과 경험을 받아들인 것. 바로 그것이 아니었나싶네요.
고인물처럼 썩어버리지 않기 위해 변하는 세상의 흐름속에 자신을 내던진 위광의 모습을 보며 저 또한 많이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종 사연을 지닌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감초처럼 딱 맞아떨어져서 정말 한편의 멋진 드라마를 본것만 같았네요. (혼자 마음속 가상 캐스팅도 해보았습니다 ㅎㅎㅎ)
읽기전에는 짜장, 짬뽕 중에서만 고민했는데..마지막 책장을 덮고서는 볶음밥, 탕수육, 마파두부, 멘보샤.. 등등 먹고싶은 음식만 잔뜩 늘어났네요^^
20대 청년, 40대 중년, 70대 노년..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한뼘씩 성장하는 아름다운 소설, <건담 싸부>를 강력 추천합니다. 즐거운 독서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