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 환경운동가 김석봉의 지리산 산촌일기 공동체 살리는 시리즈 7
김석봉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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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입니다.



제목부터가.. 특히 요즘 코로나 시대에 더 와닿네요.

뭔가 급하게 돌아가던 세상이 잠시 멈춰진 것 같은 지금..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자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김석봉 님은 환경운동가 입니다.

2007년 경남 함양군 지리산 기슭으로 귀농하여 천평??!! 적지않은 밭에 감자, 고구마 ,양파 등 여러 농사를 일구고 있으시대요.

이 책은 김석봉님의 지리산 산촌일기 입니다.

누구나 가슴 한켠에 지리산 한 자락 품고 살지 않나요?^^;;

그저 꿈이 아닌 정말 현실 귀농일기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도시에 살면서 꾸던 꿈이었다.

언제고 형편이 되면 돌아갈 살 집을 지으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세월이 흘렀다. 일에 파묻혀 바쁘게 살았다.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꿈을 꾸는 것마저 사치스러운 도시 생활이었다.

13년전 우연히 지리산을 마주 보는 산골마을 빈집을 만았고,

낯설고 물 설은 곳으로 무작정 이사를 와버렸다.

앞으로의 삶이 불안하련만, 집을 고치고 벽지를 바르고 장판을 깔고 이삿짐을 정리할 때까지 먹고살 걱정은 들지 않았다.

텃밭을 가꾸기 위해 괭이를 장만할 때의 그 두근거림은 영원할 것 같았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괭이를 장만할 때의 그 두근거림으로..

이렇게 먼저 김석봉님이 자리를 잡으시고(?), 도시에 나가 살던 아내분도 돌아오고

서울에서 회사다니던 아드님도 못 견디고 돌아오고..

민박 손님으로 왔던 분이 며느님이 되고.. 예뿐 손주들도 생기고..

그렇게 가족 모두가 지리산 자락에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그저 귀농의 달콤한 점만을 보여주지 않아요.

이루말할 수 없는 농사의 고단함과

역시..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먹고 산다는 치열한 고민(= 돈),

그리고 이방인으로서 원주민 마을 사람들에게 오롯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서운함과 실망, 복잡한 감정들을..

그저 담담히 풀어내고 있습니다.

첫 괭이를 장만할 때 느꼈던 두근거림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고

함께 잘 살기위해 시작했던 마을공동사업은 성공하게되자 오히려 이방인의 순수한 열정은 토박이들의 폐쇄성에 완벽히 패배하여 내쫓기게 되었습니다.

온통 괭이질로 밭이랑을 만들며 손가락들은 찌릿찌릿 아린 퇴행성 관절염에 시달리고

기차타고 동해바다보려던 아내의 소원도 민박과 농사일에 뒷전으로 계속 밀리고..

그저 곤궁한 농촌 농부의 모습으로 하루 하루 지나 한해 한해 나이를 더해 갈 뿐이죠.

그러나 이곳은 우리 집이니까, 우리 마을 이니까

정신이 무뎌지고 몸이 쳐지고 마음이 야속하고, 이웃들이 핍박을 주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여전히 모여 일을 도와주고, 함께 고기를 구워먹고 농사걱정을 하고..

그렇게 제목처럼 뽐낼것도 없고 숨길 것도 없는 삶을 그저 살아내는 것이라고..소박하고 정겹게 담아내셨네요.

나는 안다. 이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내 삶에 찾아온 아름다운 사람들과 모여 앉아 수박을 쪼개고, 수박의 벌건 속살을 마주했을 때가 내 삶에 가장 빛나는 시간이라는 것을. 수박의 맛과 향에 감격하는 동안 내 삶의 꼬투리에도 새로운 꽃송이가 피어난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안다. 모든 것을 남겨두고 문득 이 산골로 스며들려 했을 때의 헐벗은 듯한 느낌이 이제부터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는 것을.

지금부터 걸어가는 내 삶의 발걸음이 더 이상 낯선 미로를 좇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으로, 왔던 곳으로 천천히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지리산..

어렸을 때 가족들과 여름휴가때마다 찾아가던 곳이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둘레길만 한번 가봤을 뿐 통 가보지 못했네요. 코로나가 조금이라도 잠잠해지면 한번 다녀와보고 싶은 마음이 뿜뿜 들게 했습니다.

내가 해닐 수 있는 만큼의 땅을 일구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

이 꿈을 꾸고있는 수많은 분들게 강력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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