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먼저 김석봉님이 자리를 잡으시고(?), 도시에 나가 살던 아내분도 돌아오고
서울에서 회사다니던 아드님도 못 견디고 돌아오고..
민박 손님으로 왔던 분이 며느님이 되고.. 예뿐 손주들도 생기고..
그렇게 가족 모두가 지리산 자락에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그저 귀농의 달콤한 점만을 보여주지 않아요.
이루말할 수 없는 농사의 고단함과
역시..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먹고 산다는 치열한 고민(= 돈),
그리고 이방인으로서 원주민 마을 사람들에게 오롯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서운함과 실망, 복잡한 감정들을..
그저 담담히 풀어내고 있습니다.
첫 괭이를 장만할 때 느꼈던 두근거림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고
함께 잘 살기위해 시작했던 마을공동사업은 성공하게되자 오히려 이방인의 순수한 열정은 토박이들의 폐쇄성에 완벽히 패배하여 내쫓기게 되었습니다.
온통 괭이질로 밭이랑을 만들며 손가락들은 찌릿찌릿 아린 퇴행성 관절염에 시달리고
기차타고 동해바다보려던 아내의 소원도 민박과 농사일에 뒷전으로 계속 밀리고..
그저 곤궁한 농촌 농부의 모습으로 하루 하루 지나 한해 한해 나이를 더해 갈 뿐이죠.
그러나 이곳은 우리 집이니까, 우리 마을 이니까
정신이 무뎌지고 몸이 쳐지고 마음이 야속하고, 이웃들이 핍박을 주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여전히 모여 일을 도와주고, 함께 고기를 구워먹고 농사걱정을 하고..
그렇게 제목처럼 뽐낼것도 없고 숨길 것도 없는 삶을 그저 살아내는 것이라고..소박하고 정겹게 담아내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