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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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읽은 책은 [새벽의 열기] 입니다.

헝가리 유명 영화 감독인 가르도시 피테르의 첫 장편소설이자,

그가 만든 영화 <새벽의 열기>의 원작 소설로,

그의 부모님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는 실화 소설입니다.


 

주인공 미클로스는 헝가리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스웨덴의 한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중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됩니다.

(헝가리 콜로코스트: 2차세계대전 당시 헝가리에서 행해진 유대인 대학살을 말합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시 55만명이 끔찍하게 살해당했습니다)

그의 나이는 스물다섯 살 이었습니다.

새벽만 되면 어김없이 38.2도 까지 열이 오르지만..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그는 받아들이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게 되지요.

바로 결혼을 하고,  (그 당시에는 난치였던) 결핵을 치료하겠다는 꿈이요.

그는 결혼이라는 희망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신부를 찾아 나섭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처럼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아 스웨덴의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헝가리인 여성 117명에게 모두 편지를 보내는 것이죠.

미클로스는 글씨를 정말 예쁘게 잘 썼다. 아름다운 글씨, 우아한 세로획.

단어들 사이에는 다시 숨을 쉬는 데 필요한 만큼 여백이 머물렀다.

편지를 다 쓰면 그는 봉투를 찾아내서 집어넣은 다음 봉인하고, 머리맡 테이블 위에 놓인 물병에 기대놓았다

117명 모두에게 같은 편지를 보내는 미클로스. 정말 대단하죠? ㅋ p12

미클로스는 그 중 18명의 여성으로부터 답장을 받았고,

10명의 여성과 편지를 교환하기 시작합니다.

(한명의 여성은 그를 찾아왔다가 그의 친구와 사랑?에 빠지는 해프닝도 일어나죠 ㅋ)

그 중 '릴리'라는 특별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지난여름에 생면부지의 젊은 헝가리 여성 117명에게 편지를 보낸 그는 그중 열여덟 명으로부터 답장을 받았고,

결국은 릴리를 제외하고 모두 아홉 명의 여성들과 편지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미클로스는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는 글을 쓰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고,

글을 씀으로써 사물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었다.

또 그는 여성들의 운명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가 이 아홉 명의 여성들에게 쓰는 편지의 내용은 릴리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과는 완전히 달랐다.

p98

어김없이 찾아오는 새벽의 열기 속에서도,

의사가 아무리 절망적인 말을 하더라도

그는 의자에 앉았을 때 의자 다리 두개로만 버틸힘이 있다면 살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릴리와 6개월간, 거의 매일 편지를 교환하게 됩니다.

편지를 교환하면서 그들의 사랑은 점점 깊어지고, 온갖 역경을 헤치며 그녀를 만나러 가기도 하죠.

나는 1초가 지나갈 때마다 널 더욱더 사랑하네.

서른 시간 전에 널 처음 만난 내손을, 내 허약한 손을 꼭 잡아주겠다고, 절대 놓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우리 서로의 팔을 놓지 말고 그곳 복도의 안식처에서 짓던 미소로 역경을 헤쳐가리니

넌 나의 양심이 되어 내가 단호히 전투를 치를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줘..

나를 안내해주는 두 개의 별, 네 아름다운 눈이야.

릴리를 만난 둘째날 밤, 미클로스가 짓은 사랑의 시입니다p179

이러한 편지들을 주고 받으며

현재는 절망스럽더라도

언젠가 다시 희망적인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그 믿음으로 둘의 사랑도 이루어지고

병도 치유되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이 아름다운" 정말 감동적인 실제 이야기입니다.


 

나는 몰랐다.

50년 동안 부모님은 편지를 꺼내지도, 거기에 쓰인 문장을 인용하지도,

그것에 대해 언급하지도 않은 채 편지다발을 가지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이 편지들은 드러나지 않게 보존되었다.

과거는 개봉이 금지된 우아한 상자 속에 갇혀 있었다

에필로그.. 중에서 p307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싶은 분,

사랑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고민중이신 분께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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