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막연함에 속았다
권다예 지음 / 다독임북스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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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 읽은 책은 에세이 [나는 막연함에 속았다] 입니다.


 

막연함에 속았다..라니

이런 의미심장한 문구를 제목으로 삼은 그 내용은 얼마나 더 의미심장할지..

기대하며 한 페이지씩 넘겨나갑니다.

권다예 작가님은 일단 저와 성향이 아주 비슷하시네요.

(저도 집순이 구요ㅋㅋㅋ )

제 일기장을 펼친 기분이랄까요.

(물론 글의 표현력은 비교할수는 없겠지만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고, 아는 사람이 적으며,

내 마음과 머리를 편안하게 쉴수 있는 공간을. 그대는 가지고 있는가.

그러한 공간을 만약 가지고 있다면 그대는 이미 나를 뛰어넘은 프로도망러이다.

프로도망러인 그대는 지금처럼, 그리고 앞으로도 쭉-계속해서 그 공간으로 도망치면 된다.

그리고 나처럼 아직 찾지 못한 그대는 나와 함께 그 공간을 찾아보자. 그곳에서 아주 자세히 나를 돌아볼 수 있도록.

우리에게는 가끔 도망칠 곳이 필요하다.. 중에서 p72-73

도망치지말고 무조건 맞서 싸워 이겨라, 버텨내라 하는 것보다 얼~마나 현실적인 조언과 위로인가요.

나름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있다 주장하고 싶은 집순이의 장점을 조금 나열해보자면 이렇다.

우선 편하다.

목늘어난 티셔츠와 고무줄이 넉넉한 반바지를 입고서 머리를 하나로 높게 묶고 다녀도 나를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리고 또 나는 집에서도 나름 바쁘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지않고 있을 뿐 나름 나를 위해 하고 있는 일들이 무척 많다.

그저 나는 나의 시간을 정말 오롯이 나에게만 쓰고 있을 뿐이니까 말이다.

집순이는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것일까. 중에서.. p98

하하 정말 제 일기장인줄 알았어요 ㅎㅎ제게도 집순이 파워가 다시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소중한 충전소이니까요.

빼곡히 적어내려간 생각들과 고민들이

저도 20대, 30대를 지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쭉 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현재진행형인 것들이 정말이지 많아서

마음이 맞는 편한 친구와 까페에서 만나서

라떼 한잔 마시며 조근조근 얘기 나누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막연함이라..

정말 인생은 막연함의 연속이죠.

뭐하나 확실하고 뚜렷한거 없이 하루하루 막연함 속에서 모두가 살아갑니다.

(정말 확실,뚜렷,분명한 건 삶은 언젠가 끝이 있다는 그 사실 뿐)

어쩌면 우리는 평생을 막연함이라는 감정과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어떻게 시간을 쓰든 우리는 항상 막연해질 수 밖에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기대가 되고, 새롭고, 신이 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하고, 슬프고, 가슴이 저릿해지는 것이지 않을까

우리는 평생 막연함과 싸워야 한다. 중에서..p147

이러한 막연함 속에서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저 허송세월을 보낸 것이 되어버릴까봐

겁이 나 포기하고 도망치고 싶은 순간들이 가끔 찾아오죠.

그 순간에 "그래 그럴수도 있지. 떨어질 수도 있지, 잘 안될 수도 있지.

그렇지만 잘했어. 좋았어. 괜찮아" 

이런 따듯한 말 한마디, 격려의 포옹 혹은 스스로를 다독이는 힘으로

또 움직일 힘을 얻어 안개같은 막연함에 지지 않으려고 다시 "도전" 이라는 버튼을 누르는것이

바로 우리의 "삶"인가 봅니다.


 

유난히도 삶이 버거웠던 어느날, 나에게 쏟아지던 저녁 노을이 영화의 빛과 같아서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었던 것처럼

이 책의 어느 한 페이지가, 어느 한 문장이, 어떠한 감정이

그대의 삶 어느 한 순간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그렇게 떠오른 그 어떠한 것 덕분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적어 내려갔다.

부디 그 마음이 전해졌기를 소망한다.

고백, 에필로그 중에서.. p250

마음 속 수많은 고민들, 복잡한 생각들에 대한 공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그리고 프로도망러 혹은 프로집순이 님들께

이 책,추천드리고 싶네요. 충분히 넘치도록 따스한 위로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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