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3월

우리가 꿈꾸고 생각하고 느끼고 행하는 모든 것,

우리를 우리로 만드는 모든것은 뇌에서 온다.

처음 전시된 책을 보았을 때부터 제목에서부터 뜨헉-했다.

표지를 넘기자마자 나오는 작가 소개에서 또한번 뜨헉-했다.

그 이유는 바로..저자!

저자 바버라 립스카님은 무려 미국NIH(국립보건원) 산하 NIMH(국립정신보건원) 뇌은행 원장으로,

30년간 정신질환, 그중에서도 특히 조현병의 원인을 찾는데 헌신한 신경과학자이자 분자생물학자라고 한다.

무려 120편이나 되는 논문을 발표하고,

조현병 발발의 원인이 되는 핵심부위가 뇌의 전두피질임을 밝힌

"조현병의 신생사 해마 병변모델, 일명 립스카모델" 을 발표하여 치료 신약의 기틀을 마련한,

정말 세계적으로 대단하고 위대한 과학자가.. 엥..? 다른것도 아니고 정신병이라니?!

이 책은..그녀가 뇌로 전이된 흑색종으로 인하여

뇌암(뇌종양)을 앓는 중에 나타난 환각과 망상 증상탓에

이전까지 완벽에 가까웠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기적적적으로 그 어둠을 빠져나온 경험, 즉 그녀의 정신병과의 사투에 대한 처절한 기록이다.

흑색종이 뇌로 전이되어, 뇌 곳곳에 종양이 생기고

살아남기위하여 이 종양을 치료하기 위한 방사선 치료, 면역치료를 거듭하며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1) 자신의 질병상태를 인지하지 못함

2) 감정이입 및 정서적 교감이 불가능하고 자신의 필요에만 초점을 맞춤

3) 위치를 기억하지 못하고 공간속에서 방향감각도 상실함

4) 집착적인 식탐(본능에 충실)

5) 과부하에 걸린 전두엽은 제기능을 못함(통제력이 없고 이성적이지 못함)

6) 불안과 스트레스에 대한 과다 경계상태... 등을 겪게 되었다.

수십년간 뇌를 연구해온 최고의 과학자지만, 실제 본인이 이러한 정신질환을 겪어보기 전까지는,

이렇게 정신을 잃는다는 것, 뇌가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어떤 일인지 온전히 알 수 없었지만

직접 이런 증상들을 겪고 살아돌아와 "정신병적 증상을 겪은 생존 과학자" 가 되어

그 경험들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사실적으로, 굉장히 속도감있게

그리고 너무나 생생하게 펼쳐내었다.

​이 경험을 통하여,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과학자로서 더 이해심 깊은 사람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말도 못하게 복잡한 뇌라는 구조물과,

그 뇌의 산물로서 대단히 놀라운 회복력을 지닌 인간의 정신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 내가 살아있다는 것, 평범한 일상의 나날들속에서 내가 살아있음을 깊이있게 의식하고

하루하루 감사하게 되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게서, 혹은 부모, 배우자에게서

기억상실, 말도 안되는 제멋대로인 행동 변화, 부정적인 성격 변화, 스스로의 문제를 인지 못함 등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운 정신 변화와 언제든 맞닥뜨릴 수 있는데

이때 받게 될 엄청난 고통에 본인의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위로와 작은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요즘 우리사회에서도 잇달아 일어나는 범죄로 조현병에 대한 공포가 엄청난데,

잘못된 편견없이 정말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범죄자들의 뇌는 모두 MRI 스캔하여 정말 뇌의 문제인지 확인해봐야함;;;;)

그녀가 얼마나 삶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사람인지,

얼마나 가족들을 사랑하는지,

본인의 일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자부심을 느끼는지,

그 모든것들이 너무나도 절절히 느껴졌기에

정말 그녀가 부디 흑생종을 무사히 이겨내고 완치되기를..

그래서 사랑하는 가족과 오래도록 함께하고 과학발전을 위한 훌륭한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수 있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