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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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파트엔 꽃미남 관리인이 있다.

눈에 띄게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 어디서 봐도 후광이 비치는(?) 듯한 외모를 가진 관리인.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파트 내의 아줌마들의 눈길이 그쪽으로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특히나 부녀회장!!!을 비롯한 그 라인들. 옆에 지나가기라도 하면 어떻게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보려고 붙잡기 일쑤지만.. 꽃미남은 오늘도 적당히 인사만 한 채 지나간다. 그런 뒷모습만 바라봐도 황홀한 아줌마들이라니... ㅎㅎㅎ


그리고 시작되는 사건들. 큰 사건은 아니지만.. 어째 한번 시작되고 나니, 이 아파트..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게다가 사건 담당 형사와 우리 꽃미남 관리인과는 무슨 사이인지?? 특히나 궁금한 관리소장님의 관심은 사건이 아닌, 이쪽으로 레이더가 곤두서 있다.

그도 그럴게, 일개 관리과장 아닌가!!! 상대는 형사!!! 이 보기 드문 조합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데 사건만 생겼다 하면 어김없이 저 형사가 나타난다. 사건이 해결되는 게, 형사가 처리를 하는 것 같지만 알고보면 능력이 뛰어난(?) 우리의 꽃미남이 활약한 덕이다.

사실 그는 전직 형사. 담당 형사와는 파트너였지만 갑자기 형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종적을 감추고 만다. 파트너였던 주영으로서는 어찌된 일인지 당황스럽기만 하고, 그를 아꼈던 상사 역시 그가 그만둔 후 얼마나 찾아다녔는지 모른다. 그랬는데 바로 옆 동네에 있을줄이야...


중간에 그가 그만뒀다는 모종의 사건 이야기를 계속 복선으로 깔고 가길래, 여기서 나오지 않으면 시리즈물로 이어지려나 했더니... 거의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어떻게 된 일이지 다 풀어준다. 그러니 우리의 꽃미남은 이 한권으로 끝인건가!!! 아파트 관리과장으로 남기엔 능력이 너무 출중한데 말이야... 물론, 그를 중심으로 아파트의 또 다른 크고 작은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을 건 말할 필요도 없지만.


가독성도 좋고, 소소하게 읽기에 재미있었다. 가끔 나오는 부녀회장 아줌마의 음흉한(?) 눈초리를 그리면서 읽는것도 나름 쏠쏠했고. ㅎㅎㅎㅎ 부녀회장 아줌마와 그 라인들의 대화가 너무 웃겨... 가끔 느끼는 건데 아줌마가 되면 진짜... 음... 저렇게 말을 하는건가..


시간 보내기에 딱 좋은 책이다. 다 읽고 나니 다시 우리의 꽃미남이 활약하는 봉명아파트가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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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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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좋은생각'이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

다달이 나오는 이 책에 좋은 글귀도 많았고, 무엇보다 여러 사람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아직 따뜻한 세상이구나.."를 느꼈다. 물론, 그 순간만이지만.. 내게는 그런 순간이 없다는 게 함정.


그곳에서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샘터 출판사에서도 출판사 이름과 같은 책이 나오고 있었다니. 이 책이 아니었으면 몰랐을 사실. ㅎㅎㅎ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 다양한 일상 이야기들. 이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는 이 책.

읽으면서 눈물이 솟았고, 감동을 느꼈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혼자수'

자수인데, 어찌 보면 3D 같은 기법?? 으로 놓는 자수인 듯.

빛을 비추는 방향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서 그림이 달라보인다는데.. 오~ 이러면서 읽었다.

실제로 유명한 사람들의 초상화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전시회도 한다고 하는데.. 그 전시회를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싶다. 책을 읽기 전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읽었는데, 글을 읽다보니 어? 이해인 수녀님의 문체인데.. 싶어 보니 역시나.. ㅎㅎ 제목도 보지 않고 내용만 봤더니 이런 결과가.


좋은 글과 소소한 사연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없이 좋은 책이었다.

다음달에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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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 내일을 밝히는 오늘의 고운 말 연습 아우름 22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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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를 많이 합니다.

전화를 하기보다는 메세지를 보내는 일이 더 많은데. 이럴 경우에 단어 하나로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그렇게 느끼길 원해서 보낸 건 아닌데 말이죠.

항상 '말을 할 때 한번 더 생각하자' 라는 마음을 갖고 있음에도 정작 급하면 말이 툭 튀어나오는 게 사실이고.. 이 한마디 때문에 한번 더 반성하는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저지르고 난 후에 후회해봐야 소용도 없는데 말이죠.


이 책은 띠지에 적혀있는 '고운 말 차림표'라는 표현 그대로 그동안 제가 했던 표독스러웠던 말들을 한번씩 더 돌아보게 만듭니다. 아, 나도 저렇게 말을 했었는데.. 그때는 이렇게 표현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한번 더 읽어봤습니다. 뭔가 반말로 평을 쓰면 안될 것 같은 책이에요.

그만큼 표현이 정중하기도 했고,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때는 사근사근하게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메일을 쓰기보다, 워드로 쳐서 편지를 보내는 것보다는 손편지를 선호하는 편인데.. 수녀님도 그러신다셔서 새삼 반가웠습니다. 손으로 쓰면 더 정감이 있고, 이 사람이 이만큼 나를 생각해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번은 더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제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씁니다.


수녀님의 고운 마음이 한가득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그동안 한번도 수녀님의 책을 접해본 적은 없지만, 이름만 들어도 어쩐지 깨끗한. 그런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살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본 적은 거의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조금씩이라도 긍정적으로. 그리고 예쁜 말을 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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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 고서점에서 만난 동화들
곽한영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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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재미있다.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라면 더더욱."


이 문구에 더 끌린 책이다.

솔직히 말해서 제목에 나온 동화책들의 다른 버전이 있나 해서 읽기 시작했지만, 띠지에서 말하는 이야기는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또는 작가 개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지루하기는 커녕 너무 재미있었고, 몰랐던 작가의 생활까지 알게돼서 더욱 좋았다.


들어있는 삽화와 초기 책들의 이미지가 들어있어서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충격적이었던 안데르센의 이야기는... 뭐.. 읽고 나니 어째서인지 계속 머리에 남았다. 아이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안데르센은 사실 거짓말쟁이라고.. ㅠㅠㅠㅠ 그 책이 나오게 된건 안데르센이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기 위해서였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거짓말이 늘어갔다고.

그리고 이야기를 뜯어서 해석해주는 부분은 더더욱... 항상 상류사회를 동경해서 어떻게든 그 안에 속하고자 했던 안데르센. 그 바램을 동화에까지 넣었다. 동화책 읽을때는 아름다운 이야기야.. 했건만 이렇게 해설을 해주니 거참... 생각했던 아름다움은 아니네.


작은 아씨들을 썼던 루이자. 그녀도 엄청난 고생에 시달리다 저런 이야기를 집필했고. 이렇게 작가들의 이야기를 알고 나니 다시 한번 더 책을 읽어야 할 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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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프라우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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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기 한 여자가 있다.

안나. 미국인이지만 스위스에 시집 왔고. 자상한 것 같지만 무뚝뚝한, 안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은 남편과 세 아이가 있다. 누구도 안나의 편이 돼주질 않아 그녀는 외톨이가 됐고. 결국은 자존감마저 없어진 지 오래다. 그리하여 찾은 곳이 정신상담의.


이야기는 그녀와 정신상담의. 그리고 안나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언어 수업으로 나뉘어진다.

"우연이란 없어요, 안나. 모든 것이 관련되어 있죠. 모든 게 연결되어 있어요. 모든 세세한 것에 필연성이 깃들어 있죠. 한 순간은 다음 순간을 낳아요. 그리고 또 다음 순간을. 그리고 다시 다음 순간을."


아무것도 없는 듯했지만 안나는 외로움에 미쳐 있었다. 그도 그럴게, 생판 모르는 나라로 시집을 왔다. 아무도 없이 오로지 두달만에 반한 남편을 믿고. 그 두 달도 좋아서 만난것은 분명하지만, 그 때에 떠나고 싶었던 것도 맞는 것 같다.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딱히 미국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어디든 좋았다고 해야나.. 적어도 책을 읽은 내가 느낀 것은 그랬다.


그랬는데.. 결과적으로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지독하디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정신상담의와 이야기를 하고, 그 와중에 말을 배워보면 어떻겠냐는 그녀의 의견에 따라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시작된 만남. 원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지만 원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나에게 다가온 사람들을 밀쳐내지 않은 것뿐.


그러다가 스티븐을 만났다. 그렇게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고향으로 가고 싶었던건지 스티븐을 만나자마자 흔들렸다. 그저 길을 알려주다가 만난 관계인데.. 어쩌다보니 남여관계로 이어졌고. 그가 떠난다고 했을때는 붙잡아도 봤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아기가 생겼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낳기 전까지 그가 머물렀던 곳에 계속 찾아갔다. 한번도 연락이 없었던 그. 나를 기억하고 있기나 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안나가 그렇게도 두려워하던 순간은 금방 찾아왔다. 언어 학원에서 만난 남자 아치. 그 학원에서 친해진 또 다른 사람 메리. 특히 이 메리로 인해.. 그녀는 점점 전쟁의 한가운데로 내몰리게 된다. 메리가 내뱉는 말들, 그녀가 하는 행동들 하나하나가 안나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것이다.

비록 메리에게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그리하여 그녀는 벌을 받았다.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잃었고, 모든 진실의 한가운데에 섰다. 이제 안나가 가야할 길은... 그녀가 서 있을 곳은 어디이며, 그렇게 그녀가 정착하고 싶었던 그곳은 어디였을까...


엄청난 외로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두려움도 느껴졌다.

안나의 속마음 하나하나가 이렇게 마음으로 들어올줄은 몰랐다. 책에 소개된대로 섬세한 감정의 묘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더불어 그 절망의 구렁텅이에 같이 빠지고 싶다면 읽어보시길. 이렇게 깊은 감정이 느껴진 책은 오랜만이었다.

안타까움도 없지 않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안나가 바란 것은 무엇이었을까..


모든 것이 밝혀져서 편안했을까? 그렇게 원하던 스티븐과 연락을 했지만.. 그에게 이미 그녀는 지나간 사람이라는 걸 알아서 슬펐을까.. 아니면.. 이제 갈곳을 잃었다는 생각에 더 방황을 해야할까...

읽는 내내 무서웠다. 지독한 외로움으로 인해 안나가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그게 제일..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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