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8.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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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벌써 7월이다.

책을 받은 건 6월 중순이라 그때만 해도 이렇게 덥겠냐 했는데..

장마가 시작되기 무섭에 날이 하루하루가 다르다.

그래도 아직은 그늘에 있으면 시원한데, 조금 있으면 그늘에도 더운 바람이 쳐들어 오는 건 아닐까..


표지부터 여름임을 느끼게 해준다.

시골집에 가서 시원한 계곡에 있는 평상 위에 앉아 수박을 먹어야 할 것만 같다.

그만큼 여름스러운 얘기가 들어있겠거니 했지만 오늘도... 인간미를 듬뿍 느꼈다!


산부인과 의사인 이종민 원장.

무수히 많은 아기들을 세상에 나오게 해주고, 오늘은 또 어떤 아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혹시나 급하게 병원에 오는 산모는 없을까 하여 병원에서 잠을 잔다는 그녀. 태어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녀만의 보람은 더할 것만 같다.


그리고 한참동안 생각을 하게 했던 생활수기.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걸 머릿속으로는 생각하지만 정작 실천을 하려고 한 적은 없다. 앞에서는 친하게 지내다가도, 다른 사람에게서 그 사람이 내 뒷담화를 한다는 걸 듣고 충격을 받은 적도 한두번도 아니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면 '그래, 그 사람 상황에서는 그럴수도 있지, 뭐'하고 넘기지만 이렇게 넘기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정말 그러지 않을 것 같던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하다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사람 마음이 다 똑같은 건 아닌 것을... 그렇게 하니 뭔가 그 사람은 아니겠지만, 나에게는 그 사람에 대한 서운함이 남아버렸다. 


위의 수기는 이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지은이의 조카는 병이 많았다. 당뇨부터 만성 신부전증. 조카는 병실에 있어야만 했다.

투석하느라 조카의 배는 계속 불러왔고 이때문에 조카는 밖에 나가려고 하질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밖에 데리고 나가고 싶었던 나는 한참만의 설득 끝에 데리고 나갔는데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조카의 배를 보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수근거림이 시작된 것이다. 아직 어린데 배가 저렇게 나왔다는 둥부터 시작해서 부모의 이야기까지 서슴치 않았다. 그동안 밖에 나가면 조카가 당했을 그 수많은 시선들. 그걸 생각하자 얼마나 속상하던지. 글쓴이의 마음이 나에게까지 전해졌다. 한번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수근거리는 사람들에게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닙니다. 조카는 환자예요."라며 화가 나서 이야길 시작했다. 


사정을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이야기를 함부로 한다는 것.

거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동네라는 게 이야기가 어떻게 퍼질지 모르니 말 조심을 해야 하는데 사람들의 말 옮기기란 얼마나 살이 붙는지... 


어쩐지 지금의 내 상황에 맞물려 더 생각하게 만드는 수기였다.

이 외에도 집에 있던 엄마아빠의 연애편지를 떠올리게 했던 이야기(그 이야기의 주인공들도 부모님!) ㅎㅎ 건물도 겉모습만 볼 게 아니다!를 생각하게 했던 보안여관의 시절.

그냥 모든 이야기들이 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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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기원
천희란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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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동안 일본 소설만 너무 읽었나 보다.

아니면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 걸지도... 둘다에 해당되는 건가??


최근 접한 한국 소설은.. 딱 두 가지다.

이해가 되지 않거나... 내가 읽어도 재밌거나.

근데... 재밌다고 느낀 책보다는 이상하게 이해가 되지 않고,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다 읽은 이 책과... 올해 초 읽은 다른 한권이 그랬는데...

읽는 내내 이게 무슨 소리지....를 속으로 생각하며 읽었다.

분명히 책장도 넘어가고, 나도 글자를 읽고 있는데..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영의 기원'이라는 제목으로 끝까지 끌고 가는 책인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단편집이었다.

그중에서도 좋았던 단편은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자신이 있음에도 자살한 어머니.

그런 자신을 거두어 준 어머니 자살을 목격한 목격자.

이 두 사람의 편지가 주된 내용이다.

처음에는 아무런 관계도 아닌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 전의 단편들과는 다르게 담담하면서도 그 둘만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내용이었다.


서로에게 쓰는 편지인데, 두 사람이 갖고 있는 감정의 무게가.

글을 통해서 나에게 전해졌다. 내가 이런 얘기를 기다리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감정을 느꼈음에도 갈수록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어쩌다 보니.. 모르겠다는 얘기만 가득한 책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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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아오야마 슌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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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자마자 '이솝 우화'가 생각났다.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잃어버린 길을 찾고자 하는, 깨달음을 주는 책이건만 나느 이 책을 그냥... 재밌으니까,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했으니까..로 시작해서 읽었다.

그 뒤에도 책장에 꽂아놓고, 생각이 날 때마다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정말이지 몇번을 읽어도, 같은 이야기임에도 읽을 때마다 새로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들어있다.

한 가지의 주제에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 부분이 '이솝 우화'를 생각나게 했다.

 

자기 계발서나 남이 성공한 이야기에 나오는 '~는 이렇게 해라'라는 이런 이야기 형식을 싫어함에도 이 책은 잘 읽었다. 읽을 때마다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것 같아서 좋았는데, 읽고 나니 또 심난해지는 이 마음을 또 어찌할까 하면서.

 

하루에도 열두번씩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걸까...를 생각한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다가 마침 책 뒷표지를 봤는데

- 고통과 슬픔을 딛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괴로울 때야말로 나아가야 합니다.

 

라는 글이 보인다.

그러면서 또 생각해 본다.

아름다운 '나의 꽃'은 대체 언제쯤 피는 걸까.. 하고.

아름다운  '나의 꽃'이 있기는 한 걸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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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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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하면 아~ 덥겠구나.. 라는 생각부터 든다.

가 볼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웬만큼의 더위를 견딘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저 곳의 더위는 견디지 못할 것만 같다. 게다가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그 말을!! 작년에도 충분히 경험한 바 있어서 이미 우리나라의 그 '편함'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 나로서는 감히 아프리카는 가 볼 생각도 못하겠다.

 

그럼에도 저 책은 충분히 또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사실 그 나라의 상황이나, 생활이 어떻다는 걸 이미 보아서.. 그냥 간접적으로 느끼는 걸로 됐다.. 싶기도 하지만.. 그 나라의 문화나, 풍경들은 읽고, 듣는 거랑은 또 다르니까 말이지.


그런 면에서 작가는 참.. 긍정적인 게 아닌가 싶다.

나 같으면 벌써 도착했을 때부터 표정이 일그러진다거나.. (물론 내가 선택해서 왔음에도, 내가 미쳤지!!를 연발하면서) 여행을 하는 도중에 정말 가고 싶지 않아 집에 돌아왔을 것만 같다.

그 정도로 좋지 않은 곳도 많았고.. 그냥 그 곳에서 눈을 돌리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자연 그대로의 동물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얘기로만 듣던 그 곳을 직접 경험해 본다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일 것 같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잡아야 한다는 건 바로 이런 때가 아닌가 싶다. 가까운 곳, 자주 다닐 수 있는 곳들은 맘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지금 책에 나온 아프리카의 이런저런 동네들은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니까.


'천천히'라는 뜻의 '폴레폴레'

여행도 벼락치기로 준비하는 나. 이제라도 '폴레폴레' 라는 말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준비를 해봐야겠다. '폴레폴레' 라고 계속 되뇌면 뭔가 춤을 출듯이 기분이 좋아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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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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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모습일거야, 아나. 십년 뒤에는 내가 행복한 모습일거야. 너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을 우리 손으로 지키지 못했어.'


책을 다 읽은 지금.. 어떤 얘기를 써야 할 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사람들도 많고, 일자리도 많은 곳이었지만 이제 베어타운에는 아무도 남으려고 하지 않는다. 주변 도시들은 점점 발전해가고, 그럼에 따라 이곳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마을을 떠나갔다.

그래도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베어타운을 지키려고 애쓴다.

'베어타운이니까...'라며.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더 나아갈 수 있었을까.

 

많은 것들이 모여 있었던 그 마을엔 이제 아이스하키팀과 그 하키팀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과 그 하키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 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다, 그들의 부모님도 기반은 다른 곳에 두고 있으니 남아 있는 건 선수들이라고 해야하나??

 

아이스 하키의 중심은 언제 그렇듯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만큼의 대우를 받기도 하고, 그만큼의 기대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케빈도 다르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하키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왔고, 그걸 위해서 매일 노력을 한다. 얼마만큼의 연습을 하는지 셀수도 없다. 그런 케빈의 부모는.. 다른 관심은 두지 않는다. 매번 이겼니?가 중요하고, 졌을 때 케빈에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 시합보다 더 중요한 건 사업이고.. 그건 아버지도, 아머니도 다르지 않다. 그러니 케빈이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건 하키와 그를 뒤에서 받쳐주는 벤이일뿐이다.

 

이런 기대주에게.. 그리고 그를 좋아했던 소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입이 닫혔던 것도 순식간이었다.

기대주인 케빈의 앞날이 망쳐지는 걸 볼 수 없어서 돈과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누르려던 케빈의 아버지. 그를 좋아했던 소녀 마야. 마야는 아버지는 바로 아이스하키팀의 단장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소중한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마야의 엄마 미라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걸 동원해서 그에게 벌을 주기로 했다. 설사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말이다.

 

미투 운동이 거세지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는 가해자에는 인자하고, 피해자에게는 인색하다. 일단은 그렇다는 말이다.

어째서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가 더 욕을 먹고, 손가락질을 당해야 하는지. 대체 그걸 모르겠다.

 

자신이 당한 일들에 대해 감추고 싶은 사람들도 많을텐데, 그런 면에서 마야는 승리자다!

진실을 위해 용기를 냈으며, 자신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웅크리고만 있지 않은 그녀에게,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는 케빈에게 당당하게 말하는 마야에게 박수를 보낸다.

 

덧. 책을 읽긴 읽었는데.. 읽고 나서 막막해지는 이 느낌에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몰라서 쓰다가 말고, 쓰다가 말고 하다가.. 이번에 다시 써 본다. 그래도 뭔가가 정리되지 않는 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알겠다. 횡설수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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