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개정증보판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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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인문계를  선택한 단 하나의 이유...

모범생이 이상하게 수학 과목만은 한 번씩 이해못할 점수를

받아서였다. 석차 2등을 해도, 수학만은 때로 50점을

턱걸이했으니, 그 때부터 트라우마처럼 수학은 진저리치기

시작했다. 그래서일까? 과학이라는 수학의 이웃사촌 또한 멀리한 것은 당연스러웠다. 하지만 내심의 반항은 있었는지, 꾸준하게 고교시절 뉴턴지는 보며, 상상력은 길렀다. 하지만, 현실적 노력은 수반하지 않은체....

 

그렇게 보낸 15년의 삶 뒤에 뒤적거린 과학서적 '과학콘서트'

구매 순으로 본다면, 앞서 서적들의 증조할아버지뻘이지만,

오늘에야 다읽게 되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하루만에 다읽은

책의 재미란...하하 진작에 관심을 가질까했나 싶을 정도이다.

 

책의 주된 내용은 오늘날 과학계의 트렌드가 할 수 있는 인문 사회 과학이라는 분류된 학문영역들의 총체적 융합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뉴턴의 과학체계가 무너지고, 불확실성이 자리잡은 오늘에 있어, 과학의 종말은 어쩌면 당연히 인정된다고 볼 수도 있다. 즉 자연 현상은 물론, 인간 현상에 있어, 수많은 변수의 체계적 계산이 현재는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불확실성을 복잡적응계라고 불리는 새로운 프레임을 통해, 과학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간다. 즉 과학의 종말이 아닌, 과학의 새로운 시작으로서의 불확실성 원리인 것이다. 이에 수많은 변수로 둘러싸인, 자연계의 문제들에 있어, 작자는 상호작용 속의 창조적 질서를 규명함으로써, 오늘날 진화하는 세계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그 속에는 인도네시아의 반딧불이에서, 인간의 주식투자패턴, 명곡들의 프렉탈패턴의 유사성등등..일상의 우연이라고 치부할 것들에 대한 명쾌한 재해석은 찬탄을 넘어서 놀람에 이르기 한다.  

 

또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자연과학에 미치는 파급력에 있어, 미신으로 치부했던 각종 사례들의 실증은 놀랍기 그지 없었다. 가령 창의성과 집중력의 차이가 생겨나는 신경건축학의 영역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구조적 변형을 고민하게끔 하는 것이다.

 

10년 주기의 커튼콜을 열어젖히며, 오늘의 과학적 성과를 손쉽게 보여준 정재승 교수의 과학콘서트, 다가오는 10년의 성과물은 얼마나 달라진 세상을 이야기 해줄 지 기대되며, 때 이른 예약구매버튼을 살짝 눌러본다.

 

 

p.s 롱테일 법칙에 대한 사회학적 재해석

파레토법칙이 설명하던, 승자독식의 체계를 오늘의 인터넷에 의해, 바뀌어질 수 있는 이익공유의 방법론과 집단지성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향후 관심가져야 할 부분으로 사료되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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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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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와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나는 그들의

소설에 나오는 음악들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책 속의 그들을 현실로 끄집어,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하나의 제의같은 것이다.

 

이번 소설에서도 역시나, 좋은 노래 하나를 발견했다.

스팅-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If you need somebody, call my name
If you want someone, you can do the same
If you want to keep something precious
You got to lock it up and throw away the key
If you want to hold onto your possession
Don't even think about me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If it's a mirror you want, just look into my eyes
Or a whipping boy, someone to despise
Or a prisoner in the dark
Tied up in chains you just can't see
Or a beast in a gilded cage
That's all some people ever want to be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You can't control an independent heart
Can't tear the one you love apart
Forever conditioned to believe that we can't live
We can't live here and be happy with less
So many riches, so many souls
Everything we see we want to possess

If you need somebody, call my name
If you want someone, you can do the same
If you want to keep something precious
You got to lock it up and throw away the key
If you want to hold onto your possession
Don't even think about me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오 해피데이는 하나의 장편소설이 아닌, 여섯명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일상의 탈출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판타스틱 유쾌소설이다. 그렇다고 현실을 완전히 도외시 하지 않는다.

 

일상의 한계 즉 어떤이에게는 실직을, 창작의 고통을, 지루한 일상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돌발적이며, 범인의 생각을 뒤집는다. 바로 과장과 반전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여기서 웃음의 코드는 발견된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결정들을 그들은 너무나 손쉽게 한다.  어쩌면 일상의 탈출이라는 건, 내 욕망에 대한 순수한 발산이라는 점에서 주인공 모두는 진정한 에피쿠로스인 것이다.

 

비록 이들의 욕망은 희망으로 포장되어, 해피로 결론맺는 작가의 선의가 들어가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이 글이 내포하고 있는 함의는 간단치 않다.

 

'자네는 좋겠어. 자기 공간이 있어서' 72p

 

'남자가 말이야, 혼자서 방을 쓸 수 있는 건 가난한 독신시절까지가

아닐까 싶어. 그런데 진짜 자기방이 필요한 것은 삼십대가 지나서 잖아. CD 나 DVD는 얼마든지 살 수 있어. 그리고 비싸기는 하지만 오디오 세트도 마음 먹으면 살 수 있고, 하지만 그걸 즐길 수 있는 내 공간이 없단 말씀이야. ' 78p

 

'둥지를 짓는 거, 그거 여자의 아이덴티티라는 생각이 들어' 92p

 

이런 표현들이 있는 것에서, 작가는 현대인들이 상실해가는 자아를 이야기한다. 즉 불가능하지 않은 꿈들이지만, 이미 가장이라는 타이틀과 기성세대라는 족쇄 속에서 스스로를 한정 짓는 것이다.

 

If 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선, 그들을 자유롭게 하라.

 

여기에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At the first, set myself free.

먼저 스스로 자유로워지자.

 

평범한 소시민들의 일상 탈출을 행복하게 엮은 판타지 소품집

오 해피데이...

오늘도 내일도 행복해지기 위한 연습은 바로 '자유'라는 것을

우습게 깨우쳐준 오쿠다씨의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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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 무소불위의 권력 검찰의 본질을 비판하다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3
문재인.김인회 지음 / 오월의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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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檢士

우리 시대 최고의 엘리트 이며, 선도 반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공권력의 대표적 상징이다.  그리고 몇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여전히 부정부패와 싸우는 최전방 공격수이기도 하다.

 

그랬던 청렴결백과 정의의 상징이 오늘의 적이 되었다.

노무현 사건과 한명숙 사건이 죽은 권력에 대한 심판이며,

어쩌면 당연한 정권 교체의 정리작업이라고 할 지라도,

 

이 후의 촛불집회, 그리고 미네르바 사건, 민간인 감찰사건에

있어 보여준 정치적 편향성은 국민에 대한 사법 폭력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이처럼 사법 조폭이 되어버린 검찰의 모습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 단지 정치권의 외압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검찰의

생래적 속성을 너무 모르는 건 아닐까? 김어준은 여기에 대해, 상위 1%의 자부심이 낳은 고3세계관을 이야기한다. 또한 이제 직장인 검사라고 하는 평범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이유에도 공감하지만, 보다 내밀하고, 체계적인 검찰에 대한 비판을 갖는다. 광복 이후 형성된 우리의 사법체계 내에서의 검찰의 위상을 살펴보고, 오늘의 검찰상을 만들어 온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이야기하며, 지난 10년의 민주정부에서의 검찰개혁의 성과와 한계를 말한다.

 

거기에는 구체적인 제도를 통한, 검찰 개혁의 방향과 개혁성 강한 법무부 장관에 의한 검찰문화 개선이 있었지만, 총체적인 로드맵의 부재 그리고 짧은 임기의 법무부장관이 가지는 인사권의 한계로 실패하고 만다.

 

그렇지만, 일단의 시도 자체는 비판 이전에 차후 개혁에 대한 마중물이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특히나 불구속 수사와 재판에 대한 일관적 자세로, 통계적 수치로도 개선된 상황은 지난 참여정부의 높은 공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집권자의 의지에만 기댄,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 권력의 분산과 견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지 못한 것은 뼈아픈 과오로 기록되어져야 할 것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그랜저 검사, 제네시스 검사, 벤츠 검사, 떡검이라고 불리며,

시대의 조롱거리가 되어버린 검찰, 이제 본연의 길을 가기 위한

장도에서, 이 책은 비판서가 아닌, 안내서로서 큰 역할을 하리라고 본다. 

 

삼성 공화국에 이은, 검찰 공화국이란 말, 그 말의 이면에는 정치와 경제의 주권이 더 이상 국민에게 없다라는 자조적인 말이 포함되어져 있다. 다가올 선거에서의 정치의 생활화 그리고 직접행동민주주의를 통해, 쫄지 않을 시민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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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 일본의 숨겨진 맛과 온천 그리고 사람 이야기
허영만.이호준 지음 / 가디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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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무거운 주제의 책을 읽었던 반작용일까?

잠시 머리를 식힐려고 읽었던 '허영만의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제목만큼 쉴려고 했던, 초반의 목적은 일본 전국의 맛집

그리고 온천을 발품으로 일주했던, 작가의 생생한 체험담으로

조기에 달성되어졌다.

 

그리고 읽는 내내 숨겨진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아이템을

지방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내는 일본의 마케팅 수완에는

절로 감탄이 되어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고향에 대한 젊은이들의 비젼공유였다. 단순히 직업을 쫓아, 명절에만 돌아오는 철새떼가 아닌, 고향에 대한 자긍심과 더불어, 고향발전의 주체적 원동력이 바로 젊은 세대였던 것이다.

 

100년은 넘어야 명함을 내밀 수 있는 명인의 맛집,

3대는 전승되어야, 인정받는 명장의 손길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금의환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반면에 우리의 고향은 어떠한가?

농촌의 고령화 그리고 농가부채의 급증

반복되는 물가파동 참으로 암담하다.

게다가  우루과이 라운드 이래로, 농업정책이,

농업의 장래적 발전이 아닌 지속적인 농축산업의 축소와

보조금에 의한 착시현상에 대해서,만시지탄이지만

이제 근본적인 대안을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한미FTA에 의한 전면적인 농축산물 개방이 가져올 희생을 우리는 너무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농업이라는 것이 정말로 버려도, 무시해도 괜찮은 분야인가말이다. 인간은 결국 흙으로돌아간다. 하지만 오늘날에 인간의 몸은 각종 유기방부물질에 의해 묻혀도 썩지 않을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저주받은 몸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한 첫번째 대안은 우리땅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그리고 이것은 그저 일회적인 축제가 아닌 스토리텔링이 될 수있는 지역의 특산 명품과 사람의 이야기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고향의 자랑거리는 더이상 지역의 서울대 입학자 수가 아니라, 그 지역의 이름 그 자체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두번째는 우리땅에서 소출되는 작물에 대한 공정한 지불이 아닐까 한다. 단순히 수입 체리값이 떨어져서, 삼겹살 가격이 떨어져서 우리의 지갑이 두툼하게 되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수출대국이라는 프레임 속에, 영혼마저 팔아버릴 기세로, 고향을 팔 수는 없다.

 

5천년의 역사가 숨쉬었던 땅, 그리고 4천만이 밟고 있는 땅

우리는 이 땅이 키워온 지난 가치들을 너무 무시하고 있지만은

아닌가?

 

일본을 여행하며, 작가가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자연

그것은 선진국의 의미가 비단, 화폐구매력이 아닌, 문화의 수준

그리고 자긍심이 척도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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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의 부득탐승不得貪勝 - 아직 끝나지 않은 승부
이창호 지음 / 라이프맵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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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음에 읽었다. 이유는 읽기 쉬웠기 때문이다.
바둑만 알았던 불혹의 삶이었기에, 바둑 이 외에는 프로가 무색한 범인의 겸손함을 가진 국수 이창호! 그래서 쉬운 글읽기였다. 하지만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그가 겪었던 승부의 치열함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그리고 동네 내기바둑이라 무시당하고, 일본, 중국에 비해 하수로 취급받았던 한국 바둑사의 과거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그래서 일까? 시운을 만나지 못한 천재, 조훈현 9단 그리고 시운을 만난 둔재 이창호 9단의 만남은 드라마틱하다. 그렇게 프로라는 냉정한 세계에 입문한지도 20년을 넘은 시간, 그에게 언제나 신산이라고 불리든 현실도 조금씩 과거로 퇴색되어가는 오늘, 하지만 그는 이제야 바둑을 볼 줄 아는 혜안을 얻었다고 한다. 앞서 제목과 같은 부득탐승....이기고자 하는 욕심이 프로의 본능이지만, 그것만이 전부일때 승리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노회한 프로의 진부한 과거회상일 수 도 있지만, 그는 무관의 제왕일때 그리고 패배의 부담이 없을 때, 진정한 신의 한수를 둘 수 있었다고 한다. 나에게는 어깨너머로 잠시 배웠던 바둑, 그리고 절친한 친구의 별난 취미인 바둑 하지만 그 이야기가  한 낱 위인전이 아닌 거인의 발자취로 느껴지는 건, 똑같이 경쟁이 최선이고, 1등이 최고인 현실에서, 조금은 관조할 여유를 가져라는 그의 선언적 메세지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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