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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평점 :
오쿠다 히데오와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나는 그들의
소설에 나오는 음악들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책 속의 그들을 현실로 끄집어,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하나의 제의같은 것이다.
이번 소설에서도 역시나, 좋은 노래 하나를 발견했다.
스팅-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If you need somebody, call my name
If you want someone, you can do the
same
If you want to keep something precious
You got to lock it up and
throw away the key
If you want to hold onto your possession
Don't even
think about me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If it's a
mirror you want, just look into my eyes
Or a whipping boy, someone to
despise
Or a prisoner in the dark
Tied up in chains you just can't
see
Or a beast in a gilded cage
That's all some people ever want to
be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You can't control an
independent heart
Can't tear the one you love apart
Forever conditioned to
believe that we can't live
We can't live here and be happy with less
So
many riches, so many souls
Everything we see we want to possess
If you
need somebody, call my name
If you want someone, you can do the same
If
you want to keep something precious
You got to lock it up and throw away the
key
If you want to hold onto your possession
Don't even think about
me
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오 해피데이는 하나의 장편소설이 아닌, 여섯명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일상의 탈출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판타스틱 유쾌소설이다. 그렇다고 현실을
완전히 도외시 하지 않는다.
일상의 한계 즉 어떤이에게는 실직을, 창작의 고통을, 지루한 일상을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돌발적이며, 범인의
생각을 뒤집는다. 바로 과장과 반전이 거기에 있는 것이다.
여기서 웃음의 코드는 발견된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결정들을 그들은 너무나 손쉽게 한다. 어쩌면 일상의 탈출이라는 건, 내 욕망에 대한
순수한 발산이라는 점에서 주인공 모두는 진정한 에피쿠로스인 것이다.
비록 이들의 욕망은 희망으로 포장되어, 해피로 결론맺는 작가의 선의가 들어가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이 글이 내포하고 있는 함의는 간단치
않다.
'자네는 좋겠어. 자기 공간이 있어서' 72p
'남자가 말이야, 혼자서 방을 쓸 수 있는 건 가난한 독신시절까지가
아닐까 싶어. 그런데 진짜 자기방이 필요한 것은 삼십대가 지나서 잖아. CD 나 DVD는 얼마든지 살 수 있어. 그리고 비싸기는 하지만
오디오 세트도 마음 먹으면 살 수 있고, 하지만 그걸 즐길 수 있는 내 공간이 없단 말씀이야. ' 78p
'둥지를 짓는 거, 그거 여자의 아이덴티티라는 생각이 들어' 92p
이런 표현들이 있는 것에서, 작가는 현대인들이 상실해가는 자아를 이야기한다. 즉 불가능하지 않은 꿈들이지만, 이미 가장이라는 타이틀과
기성세대라는 족쇄 속에서 스스로를 한정 짓는 것이다.
If u love somebody, Set them free.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선, 그들을 자유롭게 하라.
여기에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At the first, set myself free.
먼저 스스로 자유로워지자.
평범한 소시민들의 일상 탈출을 행복하게 엮은 판타지 소품집
오 해피데이...
오늘도 내일도 행복해지기 위한 연습은 바로 '자유'라는 것을
우습게 깨우쳐준 오쿠다씨의 선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