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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ㅣ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평점 :
몇 년 전 '개인의 취향'이라는 드라마에서 싱글여성들이 게이인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내용에 공감하며 봤던 기억이 있다. 남자이면서도 여자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거기에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에 대한 조언도 적절히 잘 해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곁에 있다면 나의 삶이 조금은 더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다소 이기적인 생각으로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무라카미씨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뜬금없이 게이친구를 떠올린 것은 무라카미씨가 아마도 이런 게이친구의 역할을 대신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엉뚱한 생각일수도 있지만 무라카미씨가 오랫동안 젊은 여성잡지에 꾸준히 연재를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게이스러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무라카미씨는 게이가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솔직히 무라카미씨의 소설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파격적인 내용에 비해 작가의 편협한 이성형은 진부하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는 관계의 나열들은 소설을 읽는 동안 독자를 힘들게 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 (물론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짧은 에세이 속의 무라카미씨는 정말 독특하고 재미난 아저씨이다. '이런 것까지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소재도 막힘없이 술술 써내려가는 아저씨의 필담은 물론이고, 평소에 무심코 지나쳐갔던 이야기를 꺼내는 아저씨의 남다른 관찰력과 상상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달리는 고속버스에서 덜컹거리는 무궁화호에서 차창을 뒤로 하고 읽기 딱 좋은 책이다. (실제로 6월 초 안동 여행 중 백팩에 넣어다니며 시시때때로 펼쳐보았다.) 새로운 풍경과 경험으로 설레이는 여행길에 새로운 시각과 마음을 당신에게 열어줄 이 책이야말로 여행서적으로 제격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