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서재]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마흔의 서재> 리뷰를 쓰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다. 벌써 몇 번째 글을 썼다가 지웠는지 모르겠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 책에 대한 나의 감흥이 적었던 탓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작가의 방대한 지식과 독서력에 존경심을 가지며 찬찬히 글을 음미하며 읽어보고 싶었지만 계속해서 글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너무나도 많은(?) 한자어이다. 옆에 전자 사전을 놓고 단어 하나하나를 찾아가며 글을 읽었다. 그렇게 읽다보니 책을 통한 지식은 조금 쌓은 것 같지만 글을 읽는 즐거움은 다른 책을 읽는 것만 못했다. 물론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부터라도 한자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다 이 책 때문이니 감사해야겠지... 

 

 내가 이 책에서 뽑은 나름의 핵심 단어는 '비움', '고독', '자연', '독서'이다. 작가는 소박하게 사는 삶, 단순하게 사는 삶을 강조하는 데, 그 핵심은 바로 '비움'에 있다고 말한다. 욕망을 버리고 불필요한 것들을 버림으로써 단순한 삶을 살 수 있고 그로 인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지론이다. 

 

 욕망을 버리는 삶. 그것이 삶에서 과연 가능할까? '욕망'이라는 것을 단순히 나쁘게만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욕망'의 이점은 없는 것일까? 작가가 서재를 꾸리고 도시에서 벗어나 전원주택을 짓고 생활하는 것 또한 인간의 욕망에 의한 행동 결과가 아닐까? 그렇다면 '욕망'이라는 것은 어쩌면 인간 각자 나름의 가치 기준의 잣대(목표)를 향한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욕망'을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가치관을 형성하느냐'에 대한 물음에 초점을 맞춰야 되지 않는가? 그리고 물질적인 면을 갈구하는 것만이 '욕망'이 아니라 내면적인 면을 채우려 갈구하는 것 또한 '욕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나의 생각이 여러 개의 물음으로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지혜가 부족한 탓에 나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 작가의 말에 공감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물질적인 욕망은 가지면 가질수록 그 욕망이 늘어나고 만족함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지적인 면 또한 채우면 채울수록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책 한 권을 읽더라도 마음에 뿌듯한 행복을 느끼는 것은 물건 하나를 사서 얻는 만족감과는 결코 다르다는 것을 내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색을 통한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일'을 매우 중요시하는 것 같다. 따라서 사색의 한 방편으로 '자발적인 고독'을 권유하고 있다. 고독을 통해 고요를 얻을 수 있고 그 고요함 속에서 사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이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사색'이 아닌가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항상 대중 속에 존재하려하지만 언제나 고독하다. 고독하지만 사색하지는 않는다. 생각하느니 손바닥만한 작은 공간에 들어가 고독한 자신의 모습을 회피하려 한다.

 

 "고독은 불완전한 것이며 부적응의 결과이지만 그것은 완전과 적응으로 가는 도약대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완전과 적응'은 자기 깊이를 돌아보고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다.)"

 

작가가 말하는 자발적인 고독의 삶은 왠지 승녀나 수녀의 삶에서나 볼 수 있는 종교인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하나의 객체로서 인간이 사회를 벗어나 세상과 단절하며 온전히 고독하게 살 수는 없다. 어느정도 융통성을 발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자연'을 찾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마음을 평화롭고 여유있게 지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을 찾은 이러한 행동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것 같다. 나는 최근에 들어 마음이 힘들어 질 때면 책을 읽거나 혼자 여행을 떠나고는 했다. 산으로 바다로 그 속에서 나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마음을 비울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 사색이 없으면 다 헛 것이라는 것 또한 나는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생각하고 읽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책에 대한 욕심은 한 해가 갈수록 더욱더 심해지니 큰 일이다. 올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20권을 구입했다. 언젠가 다 읽겠지만 아직 못 읽은 책들과 다시 읽어야 책들로 책장 안이 가득찼다.

 

 장석주 작가처럼 3만 권이 넘는 정도의 서재는 아니여도 나만의 서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이 내려다 보이는 창가에 앉아 저녁노을 빛에 책을 비춰 글을 읽고 싶은 욕망. 나는 이 욕망을 이루기 위해 더욱더 시간을 쪼개어 일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에게 묻고 싶다. 나만의 서재를 갖기 위해 지금의 독서시간을 줄이고 일하는 것이 옳은 일이가, 그른가? 작가의 대답이 머리 속으로 스쳐지나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