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면 쉽게 대략적인 르네상스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충분치 않으나 간단한 배경지식을 쌓는데 유익했다. 바티칸,피렌체,베네치아를 갔는데 배경지식이 없는채로 간다면 눈뜬 장님과 다를 바 없을 테니.
수영을 배워보면 어깨에 힘을 빼기가, 오로지 내몸을 물에 맡기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힘을 빼고 물에 나를 맡기는 때가 물 위를 잘 가로지를 수 있는 것처럼 삶에도 힘을 빼고 나아갈 때 좀더 살만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는 책. 절반은 소소한 단상, 절반은 남미여행에 대한 이야기였다. 반가운 이웃의 소식을 기다리듯 저자의 다음책도 기다려야지.
처음 출간됐을 때부터 읽고 싶었는데, 이제야 읽다니. 흥미진진 인류의 기원인데, 다음에 저자가 좀더 깊이 있는 고인류학의 책을 써줬으면 싶은 마음 (이미 출간이 된 책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화는 항상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달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는데, 적응의 산물이었다. 진화에는 항상 대가가 있었으니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얻고, 무엇을 감내하는 선택을 할 것인지 궁금해졌다.
일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쭉 출간되기를 열렬히 바라는 독자라는 점에서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읽었다. 언제쯤 서울이 답사지가 될까 기대해 왔었는데 말이다. 다만 조금만 더 쉽게 쓰여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답사기 1권을 읽은 때가 학생시절이다. 심지어 나의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은 이 답사기를 인용해 문화유산 수업을 하시고 시험에 낸 적도 있었다. 그때도 마냥 쉽게 읽히진 않았지만, 그래도 고등학생도 읽을 수 있는 눈높이의 해설이 아니었나 싶다. 깊이있되 쉬운 해설, 유홍준 선생님께는 기대해도 될 주문이 아닐까.
고려사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얻고 싶다면 다른 책을 권하고 싶고, 고려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책이었다. 조선이 잘 짜여진 관료제 사회라면 고려는 느슨한 귀족 관료 사회라 생각해 고려가 미완적 단계에 있는 국가라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당연하게도 고려가 처한 경제적, 정치적 배경과 과제들을 무시한 채 이해해 온 게 아닌가 싶다. 조선과는 다른 고려만의 지배질서와 국제관이 흥미로웠고, 현재의 관점에서도 주목해야할 점이 많다.참고로 저자의 <고려사의 재발견>은 이 책보다 좀더 쉽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