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살아있다 - 어머니가 남긴 상처의 흔적을 찾아서
이병욱 지음 / 학지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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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른 책인 <프로이트, 인생에 답하다>를 본 적 있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무척 아쉬웠다.

너무 짧게 사연이 다뤄져서, 깊이 있는 무엇이 없었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봤다.

역시 비슷한 점이 있다.

이건 저자의 특징(스타일)이다.

여기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책은 445쪽이다.

한 사람당 보통 3~4쪽을 다룬다.

숫자를 일일이 세지는 않았는데 대략 150명쯤 되나보다.

 

이렇게 많은 인원을 기록하다보니, 아무래도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저자도 서문에서 말한다.

 

‘워낙 방대한 숫자의 인물을 다루다보니 다소 피상적인 차원에 머물고 말았다는 자괴감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다루는 인물들의 상당수는 잘 모르는 사람이다.

이름만 들어본 사람도 꽤 된다.

 

그럼에도 읽기로 도전했다.

왜? 꼭 유명한 사람이어야 의미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름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도,

그가 어머니와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상처를 입고, 어떻게 살아갔는지는 의미 있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너무 얄팍해서 너무 아쉬웠다.

뭐 시작하나보다 싶은데 끝나버리기 일쑤니까.

저자의 글쓰기 방식에 많은 아쉬움을 전한다.

 

 

그럼에도 저자의 분석력과 통찰력은 군데군데 빛을 발한다.

또 반복되는 말들을 통해, 사람마다 연결되는 지점들도 발견하게 된다.

모성적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일수록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과거의 분리불안에서 비롯된 거절에 대한 유별난 민감성이 있다.

 

이러한 핵심 통찰력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어머니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사례 등도 접한다.

 

다양하고, 풍성한 건 이 책의 미덕이다.

 

짧게, 많게 접하고 싶은 분들은 이걸 보시라.

하지만 깊고 깊게 보고 싶은 분들은 다른 걸 보시라.

 

폴 투르니에는 한 사람을 깊게 아는 것이 백 사람을 가볍게 아는 것보다 낫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만약 한 사람만을 깊게 안다면, 그걸로 충분하진 않을 거다.

한 사람을 깊게 알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선 가볍게 아는 것도 필요하다.

 

나에겐 그런 면에서 유용했다.

내가 이미 깊게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또한 그런 통찰력을 주는 저자들이 있으니,

그와 더불어 보면 이 책이 갖는 장점이 충분히 전해진다.

 

(그런 면에서 스캇 펙, 폴 투르니에, 아치볼드 하트, 김태형, 황상민 등을 권한다)

 

한 번쯤 가볍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훑어라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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