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사 이야기 - 천하의 근본이어라 지식의 힘 1
정청라 글, 최양숙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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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계사년이고, 내년에는 갑오년이지요. 그런데 해가 넘어가는 기준은 언제일까요? 많은 분들이 양력 1월 1일로 생각합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그렇게 접하기 때문입니다. 분명 내일 모레면 ‘갑오년 새해에 인사드립니다’는 말을 수없이 들을 겁니다.

 

하지만 양력 1월 1일에 해가 바뀌지 않습니다. 그럼 언제일까요? 음력 1월 1일일까요? 양력이 아니니, 음력에 바뀌겠지 싶을 겁니다. 그러나 이 역시 아닙니다. 설날에 ‘갑오년 새해...’ 하는 말도 사실은 틀릴 때가 많습니다. 양력도 아니고, 음력도 아니고 도대체 언제 해가 바뀌고, 시작되는 걸까요?

 

우리 전통적으로는 바로 ‘입춘’입니다. 24절기의 시작입니다. 보통은 2월 4일이지요. 아마 기억나실 겁니다. ‘입춘대길’이란 말이요. 농사짓는 분들은 한 해의 시작을 입춘으로 보았습니다.

 

이 책은 농사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자연스럽게 계절별로 구성했고, 더 자세히는 절기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절기와 함께 일꾼날, 유두날 등 농사지으며 기념했던 날들도 소개해줍니다. 재미있는 건 그런 날들은 음력으로 봅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고, 시간의 중심이 됐던 절기가 오늘 우리에게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농사가 삶의 근본이었으나 지금은 달라졌기 때문이지요. 쌀이나 채소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한 번도 보지 않아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잖아요. 그런 우리에게 이 책은 농사가 무엇인지, 우리 삶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그림도 잘 나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한편 저자인 청라 이모는 도시에 살다가 스물 아홉 살에 전라남도 화순으로 귀농했습니다. 삶의 근본을 농으로 두고, 자급을 목표로 농사짓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도시에서의 한계를 느끼셨겠지요? 생명의 뿌리는 도시가 아닌 농촌에 있기에 그럴 것 같습니다. 이런 책들을 쓰는 것도 하나의 농사가 아닐까 싶네요. 글농사 ^^ 이 책을 통해 농촌, 농사, 생명이 깃드는 농에 대해 더 알게 되고 관심 갖게 됩니다. 반갑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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