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멍키 - 혼돈의 시대, 어떻게 기회를 낚아챌 것인가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 지음, 문수민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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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카오스 멍키>.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던 저자가 스타트업 창업을 했다가 트위터에 회사를 매각하고 페이스북에서 일했던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페이스북에 들어가기 전인 전반부와, 페이스북에 들어가고 나서의 후반부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후반부보다는 전반부가 더 재미있었다. 전반부에서, 돈을 쫓는 월스트리트와, 도전, 정치, 전략, 복수로 뭉쳐진 실리콘밸리에 대한 이야기는 흡사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인사이드 잡>, <마진 콜>, <소셜 네트워크>, <스티브 잡스> 를 보는 것 같았다. 후반부에서는 비밀로 감춰져 있는, 페이스북의 실상을 말하는데 빅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적인 이야기에 치중하다보니 전반부에서 도드라졌던 반골의식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부를 읽으면서 조지 오웰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생각했다. 페이스북에서는 빅데이터로 광고 마케팅을 하지만, 과연 세계의 모든 것이 빅 데이터로 통합될 것인가. 궁금하다. 그 세계는 인류에게 저주가 될지 축복이 될지 그 역시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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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기원 - 예일대 최고의 과학 강의
데이비드 버코비치 지음, 박병철 옮김 / 책세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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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데이비드 버코비치의 <모든 것의 기원>. 우주와 지구, 지구 생명체, 인류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 책은 총 8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8장 인류와 문명이 제일 재밌었다. 1장부터 7장은 지구과학 이야기이고 8장은 인류학에 대한 이야기이다. 설화나 신화에 내가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니 8장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다.

 

예컨대, 우리가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호모 사피엔스가 빙하기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기가 뜨겁고 습했던 5천만년~ 3천만 년 전에 태어났다면 다른 방식으로 체온을 조절했을 것이고 인간의 사회활동이 온난화를 초래한다면 땀의 기능은 저하될 것이니, 가장 위협적인 기상 현상은 허리케인이나 토네이도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폭염’ (p248)일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호모 사피엔스가 열대기에 태어났다면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몸에 선풍기나 에어컨같은 냉각장치를 달고 체온을 조절했을지도 모른다. 선풍기 인간과 에어컨 인간 사이의 계급분화가 이뤄진다거나 선풍기 인간에서 에어컨 인간으로 진화가 일어난다거나 하는 일도 일어났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야기를 다룬 환상소설이나 SF 소설이 나온다면 재밌을 것 같다. (이미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과학은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발명과 발견은 상상력에서 시작하고, 과학의 시작인 호기심도 상상력의 다른 이름이다. 과학 교양서적인 <모든 것의 기원>을 읽고 내가 환상소설과 SF 소설을 생각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모든 것의 기원>에서 말하는 과학적 사실과 전혀 반대되는 사이비 학설을 창조과학이라고 신봉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창조과학이 옳다고 하고, 학계의 과학적 사실이 틀렸다고 한다. 이들은 해리포터에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술은 사탄의 작품인데 하나님을 믿지 않는 현대인들이 영적으로 공허하기 때문에 해리포터에 마음을 뺐긴다는 것이다.

 

상상력을 억누르는 사회는 비과학적이다. 과학 때문에 세상이 메마르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이 없기 때문에 세상은 메마른다...

*기술과 의학으로 무장한 인간은 지난 수십 억 년 동안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왔던 자연선택의 섭리를 교묘하게 피해왔다(선진국일수록 심하다). 그러나 자원이 고갈되어 자연선택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면, 가장 하찮게 여겼던 미생물의 먹이로 전락할 것이다...(중략)...사실 이것은 탐욕이나 나태함의 문제가 아니다. 주어진 자원을 무분별하게 낭비하는 것은 경쟁자가 없는 생명체에게 흔히 나타나는 성향이다. 실험용 페트리 접시에 박테리아를 넣어두면 음식과 에너지를 마구 소모하다가 자원이 고갈되면 모두 굶어죽는다. 여기에 이유같은 것은 없다. 살아가는 방식이 원래 그렇다.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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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 여덟 가지 테마로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앙투안 콩파뇽 외 지음, 길혜연 옮김 / 책세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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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크리스테바, 앙투안 콩파뇽, 장 이브 타디에, 제롬 프리외르. 니콜라 그리말디가 쓴 <프로스트와 함께 하는 여름 여덟가지 테마로 읽는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대한 서평집이라고 할 것이다.

 

작가들은 시간, 등장인물, 프루스트와 사교계, 사랑, 상상의 세계, 장소들, 프루스트와 철학자들, 예술이라는 여덟가지 테마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다시 읽는데 장 이브 타디에가 쓴 등장인물’, 니콜라 그리말디가 쓴 사랑’,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쓴 상상의 세계가 특히 흥미로웠다.

 

장 이브 타디에에 따르면 프루스트는 발자크가 <인간 희극>에서 인물을 사진 찍는 것처럼 묘사한 것과는 반대로 인물을 묘사했는데, 프루스트는 어떤 사람에 대해 순간적인 모습들 밖에는 취할 수 없으며 그 얼굴들은 하루하루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인물들의 전체적인 외양을 절대로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다(p83)’ 고 한다.

 

니콜라 그리말디는 프루스트의 작품 세계에서는 욕망이 타인과 맺는 어떤 관계의 형태를 표현하지 않고 오로지 타인에 대한 환상적인 기대만을 표현한다(p139)’ 고 했다. 그 이유는 한 사람을 갈망하는 것은 사람 자체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 사람을 멀리 떨어져 있는 경이롭고 파악하기 힘든 존재로 상상하기 때문(p139)’이라고 한다.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되찾은 시간>의 화자를 인용해, 글을 쓰는 것은 나 자신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그 세계를 묘사하는 대신 번역하는 것(p176-177)이라고 말한다.

 

처음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었을 때 긴 문장 때문에 읽는 데 불편했다. 기억을 되짚은 이야기이니 읽기 어려운 문장은 우리가 기억을 정확히 복기하기 어려운 것이나, 꿈이 아련하기 때문에 꿈을 살려낼 수 없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글을 읽기 어렵게 써놨으니 읽는 게 곤혹스러웠다. 더군다나 묘사도 독자가 이해할 수 없는 묘사를 써 놓아서 그것이 얼마나 아름답다는 것인지 느끼기 힘들었다.

 

다시 읽고 싶다. 여덟 가지 테마로 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니 나도 내 눈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다시 읽고 싶다. 아마 내가 관심있어하는 주제가 해당될텐데, 내 눈을 더해 아홉가지 테마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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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증발 - 사라진 일본인들을 찾아서
레나 모제 지음, 스테판 르멜 사진, 이주영 옮김 / 책세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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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은 궁지에 몰리면 쥐가 고양이를 문다고 말하나, 사실은 궁지에 몰린 쥐가 하는 짓이 더 있는데 고양이한테 물려 죽거나, 고양이 앞에서 쥐가 혀를 깨물고 자살하거나, 공간이동하여 궁지를 빠져나가는 것이다.


레나 모제의 논픽션 <인간 증발 – 사라진 일본인들을 찾아서> 은 궁지에 몰려 공간이동으로 궁지를 통과하고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갚지 못한 빚, 실적에 따른 압박감, 입시실패와 취업실패에 따른 절망, 신분에 따른 차별을 견디다 못해 현재에서 증발한다.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고 야반도주하여 다른 지역에서 이름을 바꾸고 산다.


이윤, 질서, 규율, 의무, 성분화, 계급, 갑을관계(갑을관계라고 쓰지만 주인과 노예의 주종관계라고 읽어야 할) 를 강조하여 인간을 사물화시키는 사회는 사람을 궁지로 몰아 넣는다. 


증발된 이들은 가족, 특히 부모한테 미안함과 그리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소 판 돈 들고 상경한 정주영 회장처럼 성공해서 가족도 만나고 금의환향하기를 꿈꿀지 모르겠으나 태반은 가족 앞에 나서지 못하고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현 사회시스템에선 절망을 결코 떨쳐낼 수 없다. 


친구 S는 방송작가인데 동료 작가나 PD 들 중 잠수 타는 경우가 꽤 있다고 했다.


전날까지 미팅에 참석하고 밥도 먹고 평소와 다름없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안 되는 거야.

헐. 왜? 무슨 일 있었나?

몰라. 전화도 안 받고 카톡, 문자 다 안되고...

엥.

할 수 없이 남은 사람끼리 그 사람 몫까지 해야 했지. 일이 배로 늘었으니까. 매일 밤 새다시피 하고 힘들었어.

아이고. 

요즘 젊은 애들은 왜 그러지. 아무리 힘들어도 한 달 전에는, 못해도 최소한 보름 전에는 그만둔다고 얘기를 해야 하는 게 맞잖아.

그렇지. 경우 없는 짓이지. 

그런데 한편으로는 오죽하면 걔가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방송계, 연극판, 영화판 너무 열악하거든. 겉보기에는 화려해 보이지만 빛 좋은 개살구지. 

음.

옛날에 말야. 잠수탔던 PD한테서 장문의 카톡이 온 적 있었어.

응.

걔가 잠수타고 6개월 뒤에 카톡이 왔지. 걔가 우울증이 있었대. 근데 방송국에서 갑질하고, 쪼고.

아. 얼마 전 EBS...독립 PD 사망 사건처럼?

응. 카톡 읽고 울었어. 걔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같이 일하면서 그걸 몰랐으니 내가 너무 미안하고....


하며, 친구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끝맺지 못한 말이 창밖으로 멀어졌다...

*그는 엄격한 교육, 어디서나 늘 최고가 되어야 하는 사회적 압박을 언급한다. 결혼에 대한 부모님의 압박과 직장 스트레스가 대표적이다. 맷은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일본의 속담을 인용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맷은 오타쿠들이 이런 압박 때문에 가상의 세계에 빠지고 현실과는 다른 삶을 상상하며 ‘사라져 간다’ 고 힘주어 말한다. 어디론가 떠나는 것만이 도피는 아니다. 사랑과 자유를 꿈꾸기도 하고 소소한 것, 코스프레, 노래, 춤이나 손동작에 만족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일본 사회는 다른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캐릭터를 통해 개성을 뽐내고 일상을 우상에게 바칩니다." 맷이 말한다. 어린 시절에 머물면서 환상 속에 사는 것, 개성 표현이 거의 허락되지 않는 일본 문화에 나름 반항하는 방법이다. p118-119

*그에 따르면, 자살과 증발 모두 사회적인 절망의 표현으로 그 원인은 똑같다. 실적, 자기반성, 자기희생을 강요받으면서도 끝없는 경제 위기로 인해 빈곤해지다 보니 일본 사람들이 불행하다는 것이다. 그는 힘을 휘둘러 사람들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모리배나 악덕 사채업자. 일부 고용주들을 비난한다. 또한 그냥 운명이려니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도 비판한다. "증발이라든지 사무라이 할복 같은 일본 악습 뒤로 숨어드는 일이 이제는 없어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증발을 택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문제가 있을 때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p199

*아리무라는 증발한 사람들을 이렇게 생각한다. 외롭지만 자유로운 사람들, 외로움 대신 완전한 자유를 얻은 사람들. p243

*실직과 수치심 때문에 아내와 아들을 두고 집을 나왔다. 가족과 딱 한번 다시 만났으나 이미 거리감이 생긴 후였다. 그는 인생이 칠판과 같다고 생각한다. 검은색 칠판에 색분필로 내용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꿈을 그리지만 너무나 빨리 지우개로 지워진다. 남아 있는 것은 결국 검은색과 흐릿하게 지워진 기억뿐이다.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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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연대기 클래식 호러
로버트 E. 하워드 외 지음, 정진영 엮고 옮김 / 책세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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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연대기>. 좀비가 등장하는 호러 소설을 재밌게 읽었다. <좀비 연대기>는 1900년대 초중반 무렵의 좀비 이야기를 모아 놓았는데 좀비가 많이 알려진 것이 조지 ‘로메로의 좀비 3부작’이었고 시리즈가 1969년에 처음 시작되었기에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좀비 연대기>에 수록된 1900년대 초중반의 좀비 이야기는 좀비의 원형을 말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잭 런던, 로버트 어빈 하워드,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라프카디오 헌, 앨피어스 하이엇 베릴 등 수록된 모든 작품들이 다 좋았다.


1.좀비들은 한이 맺혀 죽지 못하고 (로버트 어빈 하워드-‘지옥에서 온 비둘기’, 토머스 버크 - ‘할로 맨’) 

2.과학실험으로 영생을 얻기도 했고 (잭 런던 - ‘천 번의 죽음’ , 앨피어스 하이엇 베릴 - ‘좀비 감염 지대’)

3.소금을 먹으면 죽었으며 (가넷 웨스턴 허터 -‘노예에게 소금은 금물’)

4.무덤에서 살아나 주인을 위해 일을 했다. (클라크 애슈턴 스미스 - ‘나트에서의 마법’ , 이네즈 월리스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 비비언 미크 - ‘화이트 좀비’, 윌리엄 뷸러 시브룩 - ‘마법의 섬’)


그 중에서도 좀비를 살려낸 사람이 좀비를 노예로 부리는 대목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썩기 전의 시체에 주술을 써서 시체를 살려낸 뒤 자기 농장을 경작하는 데 이용하는 이들이 있었다. 시체는 정신은 없고 몸뚱이만 부활해 일을 한다. 


좀비가 노동을 할 때 좀비는 땀을 흘리지 않았다. 좀비는 보수를 받지 못했고 쉬지 못했다. 좀비는 절대로 죽지 않으므로 영원토록 일할 수 있다. 좀비의 노동에는 기쁨이 없었다. 휴식도 없었고 꿈도 없었고 미래도 없었다. 혹사를 당하지만 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좀비는 생각할 수 없고 일만 해야 했다. 주인을 위해서, 주인의 탐욕을 불리기 위해서.


지금 노동문제가 좀비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연대기가 시대적 사실을 말하는 글이라고 할 때, <좀비 연대기>는 소설이 써 졌던 1900년대 초중반의 시대적 사실이 아니라 소설을 읽는 2000년대의 시대적 사실로 느껴졌다...   



*좀비는 말을 하지 않고, 항상 앞쪽만 응시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좀비로 의심되는 자에게 짠 음식을 줘보면 된다. 좀비는 소금을 먹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혹은 좀비에게는 소금 맛을 보고 나면 자신이 죽었음을 깨닫고 무덤이 어디에 있든 기필코 자신이 묻힌 곳을 찾아가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p220, <이네즈 월리스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

*부두교의 마법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독교 교회도 사실로 인정했다는 신부의 말, 죽음이 허락되지 않은....시체들...노아의 저주가 내린 곳이면 어디서나...원주민들이 쉬쉬하면서 입에 올리던 좀비...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가리켜 아프리카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p245, <비비언 미크 - ‘화이트 좀비’>

*좀비는 여전히 죽어 있는, 영혼 없는 인간의 시체지만 주술사에 의해서 기계적인 생명력을 얻는다고 했다. 요컨대 좀비는 살아 있는 것처럼 걷고 행동하고 움직이는 시체였다. 좀비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매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무덤을 찾아가 아직 썩지 않은 시체를 파낸 다음 소생시킨다. 그리고 좀비를 하인이나 노예로 부리는데, 범죄 행위를 시키거나 더 흔하게는 집이나 농장에서 지루하고 고된 일을 시키고, 행동이 굼뜨다 싶으면 말못 하는 짐승 다루듯 매질을 한다. p275, <윌리엄 뷸러 시브룩 - ‘마법의 섬’>

*박사는 생존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시체들의 혈관에 서둘러 혈청을 주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마련한 중심 토대 위에서 불멸의 종족들이 살아가는 미래상을 떠올렸다. 혈청의 성공 여부, 그리고 시체가 소생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어서 알고 싶어 조바심이 났다...(중략)... 박사가 시장에서 수백 구의 시체에 혈청을 주사할 때까지 광장에선 아직 소식이 없었다...(중략)...조금 전까지만 해도 죽음의 침묵에 휩싸여 있었던 곳에서 틀림없는 생명의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시체들이 일어섰다....(중략)...이 폭도들은 주변의 시체들과 상관없이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니면 싸움을 벌였고, 이따금씩 힘에 부쳐 헐떡이는 사람들이 난투극 현장에서 떨어져 나와 맹수처럼 짓뭉개진 시체들 쪽으로 달려 가더니 시체를 찢고 게걸스레 살을 뜯어 먹었다. 이 모습을 본 파넘 박사와 동료들은 메스껍고 어지러웠다. p349-352, 앨피어스 하이엇 베릴 - ‘좀비 감염 지대’>

*"내가 블래슨빌 집안에 대해 말해주겠다고 했죠." 버크너가 말했다. "자부심 강하고, 오만하고, 원하는 건 뭐든 자기들 멋대로 하는, 참 무례한 사람들이었어요. 노예를 부리는 방식도 다른 농장주들과는 달랐죠. 서인도제도의 방식이 몸에 배서 그랬나 싶어요. 그 집안 사람들은 잔인한 데가 있었죠. 이 지역으로 이주해 온 마지막 후손 중 하나인 실리아 양이 특히 그랬어요. 이미 오래 전에 노예들이 해방됐지만, 그 여잔 혼혈인 하녀를 노예 다루듯 매질하곤 했대요. 전해오는 옛 이야기에 따르면 그래요. 흑인들은 블래슨빌가의 사람이 죽을 때마다 악마가 저 검은 소나무 숲에서 망자를 기다린다고 수군거렸어요. p32-33, 로버트 어빈 하워드-‘지옥에서 온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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