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일 1새 방구석 탐조기 - 오늘은 괜찮은 날이라고 새가 말해주었습니다
방윤희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11월
평점 :
《1일1새방구석탐조기》
방윤희글그림
생각정원
"1년 365일 버드피딩 하며 내가 만난 새들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철학자입니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다시 봄이 왔습니다. 새와 함께한 일상을 기록한 노트가 10권입니다...어떤 새가 몆 번 왔는지, 먹이를 얼마나 먹었는지 적었습니다. 다친모습, 싸운 일...창틀 먹이터에 들른'새들의 일'을 날마다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봄
3월
세상에, 우리 집까지 밥 먹으러 오다니!
3월25일
오늘따라 한 동고비 녀석의 부리가 지저분했다. 자세히 보니 흙이 부리에 말라붙어 있었다. '진흙? 혹시 둥지?'
'세상에, 둥지를 짓다가 우리 집까지 밥먹으러 오다니!'
뭉클했다. 동고비의 삶에 내가 어떤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름
6월
창을 열어야 더 잘 보이고 들리지
6월6일
몇 달 전부터 새소리를 신경 써서 듣고 있다.'소리 동정'은 새를 탐조하는 방법의 하나이다.
6월7일
팔색조는 소리만 들었으니 진정한 종추라고 하기 어렵지만, 오늘 정말 우연히 종추를 했다. 그림 작업 중 '겔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 소리는 설마 파랑새?
얼른 쌍안경으로 확인하니 푸른빛이 보인다.파랑새다.
'오, 이런!집 안에서 종추라니!'
가을
9월
자연은 가을에 씨를 뿌린다
9월2일
동고비 101번, 쇠박새 56번, 박새20번, 멧비둘기 15번, 어치 10번, 곤줄박이 5번. 오늘 오전 내내 새들이 창틀 먹이터에 몇 번이나 방문했는지 세어보니 동고비와 쇠박새가 단연 으뜸이었다.
겨울
12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12월2일
갑자기 추워진 날히 탓일까. 박새와 쇠박새가 정말 많이 왔다. 박새는 3배 가까이 늘었고, 쇠박새 역시 2배 정도는 늘었다...
최근에 탐조 노트에 적은 내용을 디지털 문서로 만들기 시작했다.
...하루에 최소3시간 이상은 탐조에 소요하고 있다.
12월6일
오전에 내린 눈이 제법 쌓였다.
...오후 4시 반쯤, 동백이가 암컷 한 마리와 함께 벽을 타고 등장했다.
1월25일
똥을 연달아 싸고 간 청딱따구리는 암컷이다...
오늘 수컷이 왔다! 암컷이 왔다 가고 5분 뒤, 이마가 빨간 수컷이 등장했다.
에필로그
영화는 끝나도 삶은 계속되지
지난 1년 동안 새들과 함께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새를 사랑하지만, 멧비둘기는 미워했다...생존 본능에 따라 먹이 활동을 하는 당연한 이치를 외면하고 내 입장에서 좋다,싫다 말한 것은 나의 이기심이 맞다.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우울했던 작가는 창가에 모이를 놓고 365일 새를 관찰하며 기록한 생태일기다. 작은 새 한마리, 한마리가 '오늘'이란 선물을 주었다고 한다.
불멍, 물멍...이제는 새멍!
새는 우리에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고 한다!
5년전 새집으로 이사하고보니, 길건너 앞산 창문옆은 작은 공원이 보였다. 어느날 딸아이가 학교에 가고 여유로운 아침시간 '뻐꾹 뻐꾹'소리가 났다. 난 거실에 뻐꾸기 시계가 있었나? 이러면서 거실로 나왔는데, 역시나 우리집엔 뻐꾸기시계가 없다.
설마? 뻐꾸기? 소리나는 창문가에 서서 숲속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한쌍의 뻐꾸기가 파드득 날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어머나! 뻐꾸기라니...핸드폰 영상촬영으로 뻐꾸기 울음소리를 녹음했었다. 그 이후로도 가끔씩 '뻐꾹 뻐꾹'소리가 들리면 어찌나 반갑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