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법-서시
내 말은 온 길로 되돌아간다
신성한 말은 한결같이
먼 데서 희미하게 빛을 뿌린다
나는 그 말들을 더듬어
오늘도 안간힘으로 길을 나선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보아도
그 언저리까지도 이르지 못할 뿐
오로지 침묵이 그 말들을
깊이깊이 감싸 안고 있다
그래도 언제까지나 가 닿고 싶은 곳은
그 말들이 눈 뜨는 그 한가운데,
그런 말들과 함께 눈 떠보는 게
한결같은 꿈이다
내 시는 되돌아간 데서 다시
되돌아오는 말을 향한 꿈꾸기다
침묵에서 다른 침묵으로 가는
초월에의 꿈꾸기다
* 너 보고 싶어
너 보고 싶어
밤 깊도록 강가에 서서
아득한 하늘을 올려다본다
불러도 불러도 무심한 허공,
별 하나 저토록 유난히 반짝인다
저 별 하나와 여기 나 사이,
바람이 차갑게 갈라놓아도
너 더듬어 가는 마음은
이토록이나 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