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결 문학과지성 시인선 457
이태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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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법-서시

 

내 말은 온 길로 되돌아간다

신성한 말은 한결같이

먼 데서 희미하게 빛을 뿌린다

나는 그 말들을 더듬어

오늘도 안간힘으로 길을 나선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보아도

그 언저리까지도 이르지 못할 뿐

오로지 침묵이 그 말들을

깊이깊이 감싸 안고 있다

그래도 언제까지나 가 닿고 싶은 곳은

그 말들이 눈 뜨는 그 한가운데,

그런 말들과 함께 눈 떠보는 게

한결같은 꿈이다

내 시는 되돌아간 데서 다시

되돌아오는 말을 향한 꿈꾸기다

침묵에서 다른 침묵으로 가는

초월에의 꿈꾸기다

 

 

* 너 보고 싶어

 

너 보고 싶어

 

밤 깊도록 강가에 서서

 

아득한 하늘을 올려다본다

 

불러도 불러도 무심한 허공,

 

별 하나 저토록 유난히 반짝인다

 

저 별 하나와 여기 나 사이,

 

바람이 차갑게 갈라놓아도

 

너 더듬어 가는 마음은

 

이토록이나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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