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클래식 - 초보 클래식 매니아를 위한 클래식 입문서, 개정증보판
이헌석 지음 / 돋을새김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커피콩을 갈고 커피를 내릴 때, 양파를 썰어 온갖 요리에 넣을 때, 반들반들하게 그릇을 씻을 때, 몸을 쭉쭉 늘려 스트레칭을 할 때, 구석구석 집 안을 청소할 때, 금방 빠져드는 소설을 읽을 때, 흑맥주나 저렴한 와인을 마시며 가벼운 글을 쓸 때....이 모든 행위를 어우르는 음악 장르는 내게 클래식이다. 물론 어떤 경우는 재즈나 팝송이 더 나을 때도 있다. 하루키가 특정 요리를 할 때는 닐 영의 음악이 단연코 최고라고 말하듯.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고요하게 스며드는 음악은 클래식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창문을 열고 음악을 튼다. 워낙 작은 집이라 아름다운 선율이 작은 틈새까지 파고든다. 작은 집도 장점이 있는 법이다.

  < 열려라 클래식>은 초보 클래식 마니아를 위한 입문서라고 소개가 되어 있는데, 초보에게도 좋지만 어느 정도 클래식에 몸을 담은 사람이 읽어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앨범들과 자신이 가진 것을 비교하는 것이 꽤 흥미진진하다. 하나하나 맞추다 보면 어깨를 으쓱할 수도, 풀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음악의 역사나 작곡가의 생애를 다시 한번 훑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책은 3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장은 클래식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고대음악에서부터 현대의 음악까지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다. 독주곡, 협주곡, 교향곡, 오페라, 가곡 등등의 정의를 내린 후 고대-중세-르네상스-바로크-고전주의-낭만파-현대 음악까지의 역사를 소개한다. 2장은 클래식에 다가가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장은 조금 웃음이 날 수도 있다(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3장은 각 시대의 유명 작곡가들의 생애와 잘 알려진 음악들을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추천 음반도 함께 수록되어 있기에 자신이 가진 음반과 비교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책을 다 읽으니 깨달음이 왔다. 아, 나에겐 파블로 카잘스의 음반이 단 한 장도 없구나 하는 인식 말이다. 음반을 검색하니 품절된 음반도 많고, 여러 개를 사려니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하고, 뭘 골라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카잘스 스페셜 에디션이 눈에 들어왔다. 10장의 CD를 묶어 판매하는데 2008년도에 1000세트 한정 판매로 나왔다고 한다. 지금이 2014년인데 아직도 1000세트를 다 못 팔았단 말인가? 한정 판매가 맞는 건지 의심스럽다. 6년간 1000세트도 팔리지 않았다고 믿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곧 그의 음반이 도착한다. 2월의 남은 시간은 첼로 선율에 맞춰 춤이나 춰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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