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화 2 위대한 영화 2
로저 에버트 지음, 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앙드레 바쟁, 폴린 카엘, 로저 에버트.....이제는 모두 고인이 된 위대한 영화 비평가들. 그들은 떠났지만 그들이 남긴 영화 분석은 오래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지금 내가 에버트의 글을 읽고 그가 언급한 영화를 찾아보듯이. 에버트의 글은 어렵지 않다. 그는 영화를 차별하지 않는다. 책에 언급된 영화들 중 몇 편은 위대한 영화에 속하기엔 조금 무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담백한 글을 읽고 나면 그 영화에 담긴 위대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에버트의 글은 재미있다. 수십 편의 영화들이 담겨 있기에 책도 두껍고, 수많은 감독과 배우들의 이름, 줄거리가 끝도 없이 쏟아져 어지럽기도 하지만 끝까지 책을 붙들고 있는 이유는 재밌기 때문이다. 노련한 영화 평론가의 시각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영화를 보는 나의 시각도 향상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 책으로 인해 봐야 할 영화 목록은 좀 더 늘어났고 영화에 대한 사랑은 좀 더 자랐으며 위대한 영화감독에 대한 존경심은 최고로 치솟았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이라면, 방 안에서 며칠 째 책만 읽고 있자니 점점 동굴 속 곰이 되어 가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어서 쌓여있는 영화와 책을 꼭꼭 씹어 먹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지.

 

* 이것은 <위대한 영화>의 두 번째 책이다. 그러나 이 안에 들어 있는 작품들은 2진이 아니다. 나는 랭킹과 리스트를 믿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10편’ 등을 밝혀달라는 권유도 나는 거부한다. 그런 리스트들은 무의미하며,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날짜가 바뀌는 순간에 리스트의 내용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내게 이 방침에 대한 예외는 딱 두 가지다. 먼저 나는 해마다 그해 최고의 작품들을 선정하는데, 영화평론가라면 모름지기 그런 일을 해야 한다고 법률에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사이드 앤 사운드>가 전세계의 감독들과 평론가들을 상대로 매 10년마다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참여한다. -머릿말 중에서-

 

*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정직할 수가 없다. 사람들은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미화하지 않고는 말 할 수 없다. -구로사와-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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