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와 인간 지만지 희곡선집
조지 버나드 쇼 지음, 이형식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버나드 쇼의 Arms and the Man(전쟁과 영웅. 조용재 역)을 읽었다.-알라딘에는 다른 분 번역본밖에 없구나- 쉽고 재밌다.

쇼우의 다른 희극 ‘므두셀라로 돌아가라’도 함께 읽고 있는데 이건 영 진도가 안나간다.
버나드 쇼는 185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언젠간 더블린에서 기네스를 마시고, 조이스가 책에서 묘사했던 거리들을 걸어야지) 버나드 쇼는 19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작품해설에 따르면 쇼우는 감상적이거나 낭만적인 것은 그릇된 것으로 배격하고, 이성의 명령에 반대되는 것은 용납하지 않았다고 한다. 근데 이상하다. 이 작품은 초점을 어디에 맞추냐에 따라 다분히 낭만적인데 말이지.

    ‘전쟁과 영웅’에서 쇼우는 전쟁에 대한 낭만적인 견해를 공격하고(군인들은 멋있다. 용감하다 등의 관점) 전쟁이란 결코 영광된 것이 아니라 야만과 술수로 된 지루하고 더러운 것이라고 보았다. 이것을 스위스 용병 블런츨리를 통해 행동과 대사로 보여주고 있다. 34세의 주인공 블런츨리는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직업 때문에 세르비아 군대에 고용되어 싸우는 사람이다. 라이나는 23살의 낭만적인 불가리아 처녀로 멋진 세르기어스와 약혼중이다. 라이나의 아빠 페트코프 소령과 세르기어스는 전쟁으로 출타중이다. 라이나 어머니 캐서린. 젋고 매력적인 하녀 루카는 라이나를 무시한다. 중년의 또다른 하인 니꼴라가 있다.

    1885년 늦은 11월. 1막은 불가리아 산협 인근 마을의 라이나 숙녀의 침실이다. 어머니 캐서린이 라이나에게 전쟁이 있었는데 세르기어스의 활약으로 승리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때 블런츨리가 라이나의 창문을 통하여 들어온다. 그는 라이나를 총으로 위협하며 자신이 쫒기게 되었다고 숨겨달라고 한다. 그녀는 동정심에 그를 숨겨주고 불가리아 군인들이 그를 찾으러 왔을 때 없다고 말한다. 블런츨리가 배고파하자 그에게 초콜렛 크림을 주고 그는 맛있게 먹는다. 그녀는 엄마와 합심하여 블런츨리에게 아빠의 낡은 코트를 입혀 위장을 시킨 후 탈출시킨다.

   1886년 3월. 2막. 전쟁은 끝났고 페트코프와 세르기어스는 집으로 돌아온다. 세르기어스는 라이나를 만나 행복해하나 한편으론 루카에게 수작을 걸고 키스를 하려고 한다. 루카는 거부하고, 세르기어스에게 라이나가 어떤 스위스 남자를 좋아한다고 넌지시 말한다. 페트코프와 세르기어스는 여자들에게 전쟁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다 전쟁 때 적군 한명이 불가리아 여인 두명의 도움을 받아 탈출했던 일을 들려준다. 그 사람은 나중에 불가리아 군대와 포로교환을 해결하고 말 거래를 하였다고 한다. 그 말에 라이나와 캐서린은 자신들의 행위를 들킬까봐 안절부절 못하고, 바로 그때 블런츨리가 라이나의 집을 방문한다. 이제 전쟁이 끝나서 세르비아과 불가리아 인은 더이상 적이 아니기 때문에 블런츨리는 낡은 코트를 돌려주기 위해 들린 것이다. 캐서린은 깜짝 놀라 그에게 고맙지만 지금 사정이 좋지 않으니 당장 이 집에서 떠나줄 수 있냐고 부탁한다. 그때 패트코프와 세르기어스가 그를 발견하고 환영하며 패트코프는 점심을 함께 하자고 청한다.

   3막은 점심을 먹은 후이다. 페트코프와 블런츨리는 세 개의 기병 연대를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는 문제에 대해 의논중이다. 페트코트는 자신의 낡고 오래된 코트를 입고 싶은데 찾을수가 없다며 슬퍼한다. 그때 캐서린이 낡은 코트를 가지고 오자 그는 깜짝 놀라며 행복하게 그 옷을 입는다. 라이나와 블런츨리 둘만 있을 때 라이나는 낡은 코트 안에 넣어주었던 자신의 사진을 잘 간직하냐고 묻자, 블런츨리는 주머니속에 그런 것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한다. 라이나는 실망하고, 블런츨리는 스위스에 있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는다. 그는 스위스로 떠나려고 준비하고 루카는 세르기어스에게 블런츨리가 바로 그 스위스 용병이며 라이나가 그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질투심에 불탄 세르기어스는 블런츨리와 말다툼을 하고, 라이나는 세르기어스와 루카가 사랑놀이를 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한다. 블런츨리는 라이나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자신은 라이나의 얼굴을 한번 더 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방문했지만, 그녀는 지금 17살밖에 안됐는데 어떻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냐고 묻는다. 라이나는 자신이 23살이라고 대답하고, 블런츨리는 깜짝 놀라 라이나에게 구혼한다. 그녀는 수줍게 받아들인다. 세르기어스도 루카와 약혼한다.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결말이지만 해피엔딩이라 만족한다. 특히 3막은 정신없이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되어 매우 재밌다. 이 작품으로 한동안 군인들 사이에서 탄약 대신 초콜릿을 넣어다니는게 유행이었다고 하니 믿거나 말거나. 

     남자 주인공 중 한명인 세르기어스의 이중적인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그와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하면 무섭다. 라이나는 거만하고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나, 그녀는 자신의 거짓을 인정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블런츨리는 자신의 솔직함이 단점이자 장점이 된다. 전쟁이라는 상황을 통하여 인간의 심리와 사랑을 묘사한 재미있는 희극.   

 

# 남자 : 나는 탄약이 없어요. 전쟁에서 탄약통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나는 항상 탄약 대신 초콜릿을 가지고 다니죠. 몇 시간 전에 마지막 초콜릿을 먹어치웠어요.

라이나 : 초콜릿이라고요! 당신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심지어 전쟁터에서조차 호주머니를 사탕으로 채웁니까?

남자 : 예. 경멸하고 싶어요? 지금 초콜릿을 좀 먹으면 좋겠는데

라이나 : 실례하겠어요. (그녀는 멸시하듯이 서랍장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서 손에 과자상자를 들고 돌아온다.) 더 남겨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남자 : 당신은 천사요! 크림! 꿀맛이야! 참 고마워요, 귀여운 아가씨. 당신은 이제 항상 권총집과 탄약 상자 속을 보면 노련한 군인을 구분할 수 있을 거요. 미숙한 군인들은 권총과 탄약총을 가지고 다니지만 노련한 군인들은 먹을 것을 가지고 다니지요. 고마워요.

 

# 세르기어스 : 그것은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 내가 너를 나의 품에 안고 있었으며, 그리고 아마 다시 너를 그렇게 할 것을 의미하지. 나는 그것이 모욕인지 어떤지 모를 뿐 아니라 개의치도 않는다. 너 편리한 대로 받아들여라. 그러나 나는 겁쟁이가 그리고 시시한 사람이 되지 않을거야. 만일 내가 너를 연인으로 생각한다면 모든 불가리아 인들이 무어라고 하더라도 나는 너와 결혼하고 말겠어. 만일 다시 이 손들이 너를 만진다면 그 손들은 나의 약혼녀를 만지게 될거야.

 

# 블런츨리 : 불치의 낭만적 기질입니다. 나는 어릴 적 두 번 가출했습니다. 나는 나의 아버지 사업 대신 군대에 갔어요. 어떤 분별있는 사람은 가장 가까운 지하실로 숨어드는데 나는 이 집 발코니로 올라갔어요. 다른 내 나이 또래 되는 사람이라면 그 코트를 돌려보내고 싶겠지만 나는 젋은 여자를 한번 더 만나기 위해 다시 이 곳으로 슬그머니 기어들어 왔어요.

페트코프 : 내 코트!

블런츨리 : 그래요. 그 코트가 맞아요. 그 코트를 돌려주고 이 집을 조용히 떠나려고 했어요. 젊은 여자가 나 같은 놈을 사랑하리라고 생각하세요? 아니, 내 나이를 생각하면! 나는 34세 입니다. 나는 그 아가씨를 17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나에게는 생사의 문제인 모든 모험이 그녀에게는 단지 초콜릿 크림과 술래잡기같은 학생들의 게임에 불과했어요...

 

# 라이나 : 말하죠. 그로 하여금 식탁보들과 승합마차들을 다 가지라고 하세요. 난 여기서 최고 입찰가에 팔리고 싶지 않아요.

블런츨리 : 나는 그 대답을 수용하지 않겠소. 나는 도망자, 가난뱅이 그리고 굶주린 남자로서 당신에게 호소했던 거요. 당신은 나를 맞아주었소. 당신은 내가 당신의 손에 키스를 하고, 당신의 침대에서 잠을 자고, 당신의 집에 은신할 수 있도록 해주었소.

라이나 : 난 스위스 황제에게 그것들을 제공하지는 않았어요.

블런츨리 :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요. 당신이 그것들을 누구에게 제공했는지 여기에 있는 우리들에게 말해줘요.

라이나 : 나의 초콜릿 크림 군인에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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