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시간 - 사랑이라는 이름의 미스터리 일곱 편 나비클럽 소설선
한새마.김재희.류성희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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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클럽 #서평단]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여러 감정의 기초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연애에서 심심찮게 발견되는 소유욕과 독점욕도마찬가지로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함그만큼 사랑은 보편적인 감정이다그렇기에 특정 관계에서는 사랑이 강요되기도 한다사랑이 없는 관계에서 사랑이 강요되면 그들은 없는 사랑을 쥐어 짜낼 테지 결과 탄생한 어그러진 감정을 사랑이라 착각할 테고.


이런 어그러진 사랑을 다룬 일곱 편의 소설이 있다.


『여름의 시간』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미스터리 일곱 " 수록된 소설집이다결혼 상대로 만나던 이의 괴상한 성향을알게 되거나의도치 않게 남편과 도피하게 되거나잊고 살던 과거가 들쑤셔지거나어떻게든 상대를 소유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사랑하면서 행복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마음처럼 안되는  문제지사랑하는 만큼 불안하고 불안한 만큼 집착하게 된다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읽으면서 아쉬웠던  빈틈없이 촘촘하게 짜인 스릴러 미스터리를 기대했는데생각보다 성기고 헐거운 이야기들이었다는 체감상 다른 소설집들에 비해  편당 분량이 적은 느낌이라 '이렇게 끝난다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흥미로운소재가 많은데  길고 자세하게 풀어냈다면 어땠을까사실  부분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를  같긴 내가  편의 짜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누군가는 자신의 경험을 투영할 공간이 많은 느슨한 이야기를 좋아하겠지에어컨 빵빵한 곳에서 햇빛 피하면서 읽으면 좋을  같다.

그리고 『여름의 시간』에서 다루는 '사랑' 가족과 애인 간의 사랑뿐인 것도 아쉬웠다참신한 이야기들이 익숙한 관계에서 펼쳐지다 보니 소재의 매력이 깎이는 느낌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랑이 많은  아우르는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여러형태(관계) 사랑을 기대했거든


그럼에도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재밌는 데다가 예쁘기 때문이다소설집은 챕터 디자인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여름의시간』은 소설 본문 앞뒤로 디자인이 예뻐서 맘에 들었다(예쁜  최고). 종이책으로 읽는  추천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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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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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이치코리아 #서평단]
애니메이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꽤 재밌게 봤었다. 만취한 것처럼 몽환적인 전개랑 작화가 맘에 들었거든. 왓챠피디아 검색해보다가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읽을까 말까 계속 고민했다. 왜냐하면 소재에 비해 스토리가 별로였기 때문. 원작 소설도 애니메이션이랑 내용 차이 그닥 없는 것 같아서 미뤄뒀었다. 궁금한 마음 반, 안 읽고 싶은 마음 반이었음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작가 신작 소설 서평단 모집하길래 냉큼 신청했다.

『열대』는 슬럼프에 빠진 작가 '나'가 '침묵 독서회'에 참가하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자신이 대학생 시절에 읽다가 사라져버린 책 『열대』를 발견하고, 책 주인에게 『열대』를 손에 넣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후에 펼쳐지는 이야기는 집중해서 읽어도 길 잃기 쉬움 주의.
사실 『열대』는 줄거리가 중요하지 않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몇 줄로 요약하기 쉽지 않은 분량과 소재들인 탓도 있지만, 이야기의 이야기의 이야기를 느슨하게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임. 화자가 자주 바뀌는데 그때마다 화자에 맞게 문체도 바뀌어서 진짜 이야기를 '듣는' 느낌. 그만큼 배경도 자주 바뀌고 다채로워서 장면 상상하면서 책 읽는 거 좋아하는 분들께 강추입니다. 영상화 기다릴게요.. 기왕이면 애니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완전 열린 결말이라는 거. 처음엔 가제본이라 뒷이야기가 잘린 건가 진지하게 고민했음ㅋㅋㅋㅋㅋㅋㅋ 엄청 스케일이 큰 액자식 구성인데, 바깥의 이야기들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끝나서 허무했음. 얼마 안 남은 책장을 보면서 '이 안에 마무리 못 할 것 같은데...' 싶어서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끝나더라.
내가 꽉꽉 닫힌 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중간에 이야기가 끊긴 것 같아서 계속 곱씹게 됨. 소재랑 전개가 정말 내 취향이어서 엔딩이 더욱 아쉬웠다. 그래도 '셰에라자드가 원하는 한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덩치를 불릴 것이며 『열대』도 마찬가지'라는 핵심에 걸맞은 엔딩이긴 함.

+) 책을 다루는 책인 만큼 전자책보단 종이책으로 읽는 게 내용이랑 잘 어우러질 것 같다. 무엇보다 표지랑 챕터 도비라가 진짜 내용이랑 잘 어울림(사심 가득).
+) 해수욕장 파라솔 아래에서 시원한 커피 한 잔에 곁들이기 좋은 소설인데.. 여름 휴가 언제쯤 갈 수 있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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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리바의 집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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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책수집가 7 #서평단]

사와무라 이치 작가의 『즈우노메 인형』을 아르테 서평단으로 읽은  작년 10 벌써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이번에도아르테 덕분에  빠르게 읽었다여러모로 이전 작품과 다른 점이 많아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음역시 호러 소설은 여름이 제철이다 이말이야🌊


『시시리바의 집』은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집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설은 크게 데쓰와 히가의 이야기가호와 도시아키 부부의 이야기 개로 나뉘어 있고 후반부로 가면서  이야기가 맞물린다영적인 존재가 등장하고존재를 퇴치하여 주인공들이 악몽에서 벗어난다여느 호러 소설과 비슷한 이야기다그럼에도 완독  찝찝함이 다른 소설보다 길게 남더라.


보통 퇴마 이야기엔 끝이 있다영적인 존재는 제자리로 돌아가거나 소멸당하고인간들은 다시 평범한 일상을 획득한다『시시리바의 집』 역시 마찬가지다시시리바가 잠들면서 주인공들도 그의 영향력에서 벗어났다평범한 일상도 획득했다문제는  일상이 우리가 보기엔 평범하지 않다는 이상한 일을 당연시한 결과 평범하게 되어버렸을 뿐이라는 .


근본적인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직접적인 소리 서술을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호러 장르와  어울리더라영상으로 제작하면 딱일듯히가 자매 시리즈 묶어서 영화 만들어주세요🎬


+) 멈머가 세상을 구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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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내려온다
오정연 지음 / 허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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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서평단]

요즘 나오는 sf 소설들이 예전보다 유연해진  같다분명  기억  sf 탄탄한 세계관과 치밀한 세부설정의 합이었는데. sf 복잡할수록 있어 보인다는 말을 우스갯소리처럼  정도였으니까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sf 설정보단 인물에집중한 sf 소설이 많아졌다공상과학 시대를 사는 사람 이야기를 담은 소설 말이다


『단어가 내려온다』는 표제작 「단어가 내려온다」까지  7편의 단편소설이 담긴 sf 소설집이다안락사 전문 시설지구-화성 합동 (명절에 치르는차례 등등 소설의 배경은 미래지만 속에 담긴 이야기는 현재 우리의 모습  자체다서술이깔끔한 데다가 본문  간격도 넓어서 가독성 max 작품처럼 헐렁한 세계관 사이로 독자의 이야기를 채워 넣을 있는 sf 소설이 더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


+) 버스에서 「마지막 로그」 읽다가 눈물 버튼 눌려서 큰일   했음ㅋㅋㅋㅋ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은.. 주의하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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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B. A. 패리스 지음, 김은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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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딜레마'를 알게 된 건 윤리 시간이었다. 고장 난 기차를 그대로 운행할 경우 5명이 죽고, 방향을 틀 경우 1명이 죽는데 둘 중 무얼 선택할 거냐는 질문. 이때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근거로 5명을 선택하는 게 공리주의의 입장이라고 배웠다. 당시엔 이 논의 자체가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사고의 책임을 기관사에게 전가하는 느낌이었기 때문. 이로부터 몇 년이 지난 오늘, '기차 딜레마'가 떠오른 이유는 뭘까. 단순히 책 제목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딜레마』는 리비아의 마흔 살 생일파티 전날부터 사흘 간 벌어진 이야기다. 근 20년 동안 집착에 가까울 만큼 준비하던 생일파티를 앞두고 리비아와 그의 남편 애덤이 서로에게 털어놓지 못한 비밀은 그들의 삶을 뒤엎어버린다. 두 사람의 세계는 박살 났고 영영 재생되지 못할 것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읽어야 하는 소설이라 스포일러를 최대한 배제했더니 서평이 너무 추상적이지만.. 어쨌든..^^

소설 속 시간 배경이 사흘인 것에 비해 독자가 체감하는 사건 진행은 몹시 느리다. 챕터가 1시간 단위로 구성된데다가 리비아와 애덤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제시되기 때문인 것 같다. 20년 가까이 지속된 결혼 생활에서 있었던 일이 1시간 단위로 휘몰아치니까.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다가 아직 1시간 밖에 안 지났다고? 하게 됨. 그래도 감정 묘사가 꼼꼼해서 흡입력이 좋은 편.

완독하고 나니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기차 딜레마'를 떠올렸는지 알겠더라. 어찌 됐든 상대방의 세계를 파괴해야 하는데 생일파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지, 생일파티 전에 폭탄선언을 할지. 감히 누가 선택할 수 있으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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