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이 선샤인 어웨이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작정단 8기 #서평단]
살면서 누구나 후회를 한다. 과거에 이렇게 행동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은 곧 후회가 되어 현재와 미래까지 좀먹는다. 내가 별생각 없이 저지른 행동이 타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면 더더욱. 『마이 선샤인 어웨이』의 주인공이 계속해서 유년 시절을 곱씹는 것처럼.
『마이 선샤인 어웨이』는 '나'가 청자(엔딩에서 누군지 밝혀짐)에게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이야기다. 독자는 처음 두 장만에 화자인 '나'를 의심하게 된다. 왜냐하면 시작하자마자 '나'가 "파이니 크리크 로드 인도 초입에서 일어난 린디 심프슨 강간 사건 용의자" 네 명 중 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되니까. 이때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독자는 '나'를 의심하고 '나'의 이야기를 의심하게 된다.
한 권의 소설에서 '강간'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많이 읽은 게 처음이라 기분이 썩 좋진 않다. 마을 사람들은 사건 이전과 이후의 린디를 나누고 평가한다. '나'는 한술 더 떠서 분위기가 어두워진 린디를 사건 이전의 린디로 돌려놓고자 갖은 일을벌인다. 그리고 린디에게 악다구니를 듣고 나서야 깨닫는다. '나'가 린디를 얼마나 사랑하든, 린디와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든, 모든 게 린디를 위해 한 행동이든 '나'에겐 결정권이 없다는 걸. 어찌 됐든 린디의 삶이니까. 이 깨달음을 청자에게전달하는 게 『마이 선샤인 어웨이』의 목적이다. 청자가 '나'보다 나은 남성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제목이라 완독 후 곱씹는 재미가 있었다. 꽤 오랜 기간 '나'의 '마이 선샤인'이었던 린디일 수도, 돌아오지 않을 유년 시절일 수도, 소설 속 청자일 수도 있는 제목이거든. 무겁고 역겨운 사건들이 쏟아지는 두터운(약450p) 소설이지만 정말 금방 읽었다. 읽기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페이지 터너인 건 확실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