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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 세상의 중심이 된 바다의 역사
찰스 킹 지음, 고광열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평점 :
#협찬 검은 바다가 아닌 연결의 바다..
안녕하세요.
바다하늘입니다. 🤗
... 뜬금없죠?
그런데 나름 진지합니다.
제가 이름에 진지한 편이거든요.
(이름에 대한 만족도가 꽤 높고,
의미에 의미를 더하며 살고 있습니다. ㅎㅎ)
제 이름 가운데에는
'바다 해(海)'가 들어가 있습니다.
(심지어 돌림자.. )
그래서인지(???? 🙄)
오늘은 자연스럽게 바다 이야기입니다.
하늘(天)은 잠시 내려놓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아주 짧게는 언급해야 할 것 같아요.
책 <화이트 스카이>가
바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흑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제 머릿속에서는 자연스럽게
이 두 책이 짝을 이루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제목이 지닌 역설성만큼은
서로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책 <화이트 스카이>에는
인간이 자연을 통제하기 위해 한
여러 행동들이 소개됩니다.
주로 부정적인 결과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기억에 의한 내용이라 디테일은
다를 수 있지만.. 요런 뉘앙스의
메시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인류가 자연과 계속 공생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설령 파란 하늘을
하얗게 만드는 일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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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 책, <흑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한 편의 리뷰로..
전체 내용을 모두 담기에는
무리가 있는 책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세부 분석보다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을 따라
한 번 쭉 짚어보는 정도의 리뷰로
만족하려 합니다.
(그래도 결코 짧지는 않을 것 같지만...)
이제 정말 시작해보겠습니다.
---
흑해는 오래된 바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새롭게 읽혀야 하는 바다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흔히 흑해를
역사 속의 공간으로 떠올립니다.
그리스 신화가 시작된 곳,
고대 식민 도시들이 흩어져 있던 변방,
혹은 로마와 오스만, 러시아 제국의
가장자리에 놓인 바다로 말이죠.
하지만 이 책이 처음 던지는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우리는 왜
흑해를 제대로 보지 못해왔을까?"
지중해가 늘
문명의 요람으로 호출되어 온 반면,
그와 맞닿아 있고 수천 년 동안 비슷한
밀도로 인간의 삶과 이동이 쌓여 있던
흑해는 학문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자주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이 소외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기보다는,
냉전기의 정치적 분단과 근대 학문 분과의
관성 속에서 형성된 하나의 인식 구조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해 보입니다.
과거의 사람들에게 흑해는
'동유럽'이나 '중동', '러시아'로
쪼개진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상인과 항해자, 제국의 전략가들에게
이 바다는 하나의 통합된 세계였고,
매우 합리적인 지정학적 단위였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오래된 감각을
다시 불러오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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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의 위상은
늘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곡선을 그리듯
오르내리며 변화해 왔습니다.
고대와 중세 초기에 흑해는
그리스 식민 도시들과 해상 무역망을
통해 하나의 경제권으로 기능했습니다.
비잔티움, 제노바, 베네치아의 상인들은
이 바다를 매개로 유라시아의 곡물과 노예,
사치품을 연결했습니다.
이 시기의 흑해는 결코 변방이 아니었고,
여러 세계가 만나는 교차로에 가까웠습니다.
오스만 제국 시기에는
흑해가 사실상 제국의 내해가 되며
외부와 차단되었지만,
18세기 후반 러시아의 남하와 함께
다시 유럽 경제의 중심 무대로 돌아옵니다.
특히 곡물 무역을 통해
흑해는 유럽 자본주의의
중요한 축으로 편입됩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며 상황은 다시 바뀝니다.
냉전과 공산권 체제, 그리고 그 붕괴 이후
흑해는 민족 갈등과 경제적 정체가 겹친
'불안정한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이 상태를 단순한 쇠퇴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불안정성 자체가
이 지역이 얼마나 깊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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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저자가 가장
비판적으로 다루는 개념이
바로 '민족'입니다.
흑해 세계에서 민족주의는
오래된 질서가 아니었습니다.
전근대의 사람들은 자신을 민족보다는
직업, 종교, 항구 도시, 연안과 내륙이라는
생활 조건을 통해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근대 국민국가의 등장과 함께
이 복합적인 정체성은 단일하고 배타적인
충성의 언어로 재편됩니다.
그 과정에서 흑해는 사람들을 잇던 바다에서
사람들을 가르는 경계로 다시 해석됩니다.
저자는 이를
일종의 '지리적 고고학'에 비유합니다.
공산주의와 민족주의라는
얇은 현대의 지층 아래에는
흑해를 중심으로 얽혀 있던
오래된 관계망이 묻혀 있고,
이 책은 그것을 조심스럽게
발굴해보려는 시도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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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는 자연환경 자체도
매우 독특한 공간입니다.
기원전 약 5500년경,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지중해의 해수가 유입되며
담수호였던 흑해는
급격히 바다로 변합니다.
이 사건은 여러 문명에 남아 있는
'대홍수 신화'의 기원이 되었을
가능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무산소층입니다.
수심 약 200미터 아래의 바닷물은
위층과 섞이지 않아 산소가 거의 없습니다.
덕분에 고대 선박과 유물들이
부식되지 않은 채 보존되어 왔고,
흑해는 말 그대로 시간이 멈춘
심해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자연 환경 자체가
역사를 저장해 온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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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보면 흑해는
균형 잡힌 형태를 띠지만,
그 안의 조건은 극도로 비대칭적입니다.
북쪽과 서쪽은 거대한 강과 평야를 통해
유럽 내륙으로 열려 있었고,
남쪽과 동쪽은 산악 지형과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늘 주변부로 남아야 했습니다.
오늘날 크림반도, 압하지야, 쿠르드 지역에서
벌어지는 갈등 역시 이 오래된 중심과 주변,
연결과 단절의 긴장이 현대 국가 체제 속에서
드러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흑해가 갈등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갈등이 모습을 드러내는 무대에 가깝다는 말이
이 지점에서는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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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현재로 이어집니다.
21세기의 흑해는 19세기 제국주의의 유산과
20세기 냉전 질서가 겹쳐진 공간입니다.
튀르키예는 해협의 수호자로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서방 사이에서
균형을 조정하는 위치에 서 있고,
러시아에게 흑해는 지중해와 중동으로
나아가는 전략적 관문입니다.
우크라이나에게는
생존과 유럽 통합의 통로이며,
조지아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분쟁의 바다이고,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게는
서방 질서의 전초기지입니다.
에너지와 곡물, 군사 안보가 얽힌
흑해는 더 이상 먼 지역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22년 이후의 전쟁과 긴장은 곧바로
세계 식량 가격과 에너지 안보로 이어졌고,
한국 역시 그 영향권 밖에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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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현재의 갈등을
단순한 진영 논리로만
이해하지 말자는 제안입니다.
흑해를 둘러싼 선택과 집착,
중재와 충돌은 모두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연결의 역사' 위에서만
제대로 읽힐 수 있습니다.
흑해를 다시 본다는 것은
바다 하나를 새로 아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국경과 민족,
중심과 주변이라는 개념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강하게 주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조용히 묻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놓쳐온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흑해는 어느새 검은 바다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의 바다'로
우리 앞에 남아 있습니다.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끝!!
덧 1.
만화 <원피스>에는..
'오올블루'라는 4개의 바다에 각각 서식하는
모든 어류들이 한 데 모여 있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바다가 소개됩니다.
(요리사 상디의 꿈과 관련하여..
최신화를 못 챙겨서 실제로 나왔는지는
잘 모릅니다. 🥲)
처음 이 책의 소개를 짧게 읽으면서..
오올블루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ㅎㅎ
덧 2.
해당 리뷰 글을 다 읽으셨다면 ~
책 제목을 검색하셔서 책 정보에 뜨는
'책 소개'와 '출판사 서평'도 챙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도움이 될 겁니다. ^^
진짜 줄입니다.
끝끝!!!!
#흑해
#찰스킹 지음
#고광열 옮김
#사계절출판사
연결된 바다..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빅히스토리
#바닿늘세계사
아래에서부터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흑해를 마주하며(옮긴이의 말)
21세기 흑해는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와 20세기 냉전 시대의 지정학이 중첩되는 복잡한 공간으로 변모했다. 튀르키예는 몽트뢰 협약의 수호자로서 해협 통제권을 행사하면서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조지아, 그리고 서방 사이에서 실용적 균형 외교를 펼치고 있다. 러시아에 흑해는 지중해와 중동으로 진출하는 전략적 관문이자 남부 국경을 방어하는 완충 지대이며, 크림반도와 북카프카즈를 통합하는 핵심 거점이다. 우크라이나에는 경제적 생존과 유럽 통합의 필수 통로이고, 조지아에는 여전히 미완의 영토 회복 과제를 안고 있는 분쟁의 바다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NATO와 EU 회원국으로서 서방의 흑해 전략을 구현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에너지, 곡물, 관광, 군사 안보가 얽힌 흑해는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니라 유럽 안보와 세계 식량 공급의 핵심 무대가 됐다. 2022년 이후 흑해의 미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 러시아와 서방의 장기적 관계, 튀르키예의 전략적 선택, 그리고 흑해 연안 국가들의 통합 또는 분열에 달려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흑해가 앞으로도 국제 정치의 주요 갈등 지점이자 협력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역동적 공간으로 남을 것이라는 점이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는 더 이상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다. 튀르크스트림 가스관을 통한 유럽의 에너지 공급,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곡물의 해상 운송, 케르치 대교와 세바스토폴 해군 기지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이 모든 것이 흑해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그 여파는 곧바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식량 가격 및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다. 그러나 현재의 갈등을 단순히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야욕이나 서방의 확장 정책으로만 이해하다면, 우리는 이 지역이 품고 있는 수천 년의 역사적 복잡성을 놓치게 된다. 킹의 <흑해>는 그리스 식민 도시부터 오스만제국, 러시아 제국, 소련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장기지속의 역사 속에서 흑해가 어떻게 문명의 '경계선'이 아니라 '연결 고리'로 기능해왔 는지를 보여준다.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의 집착, 오데사의 상징적 의미, 튀르키예의 중재자 역할, 조지아와 루마니아의 전략적 선택. 이 모든 것은 역사적 맥락 없이는 결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국제 공급망과 식량 안보, 에너지 위기가 일상을 흔드는 지금 한국 독자들에게 흑해의 역사는 국제 정세를 읽는 필수적인 나침반이자, 단순한 진영 논리를 넘어 지역의 복합적 이해관계를 파악 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단일 민족 신화와 고정된 국경 안에서의 국민국가 개념에 익숙한 한국 사회에, 흑해는 민족과 언어, 종교가 끊임없이 뒤섞이고 국경이 유동하며 정체성이 중첩되는 역사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