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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치즈 스마일 ㅣ 미래의 고전 66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24년 2월
평점 :
책 제목도 너무 귀엽고, 표지 일러스트도 정말 사랑스럽지요?
내용은 어떨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책 한 권이 하나의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6편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었어요.
아이가 혼자 읽기엔 글밥이 꽤 많구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른채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첫번째 이야기는 '오늘은'입닌다. 수박 그림이 그려진 걸 보니, 수박이 이야기 속에서 나올 모양이예요.
동생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동생인 동주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묘합니다. 나는 12살이고, 동생은 10살인데 우리 집에 처음 온다니요? 바로 입양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동주가 오길 다정이는 내내 기다리고 기대했습니다. 본인의 이름처럼 멋지고 다정한 누나가 되어주기로 마음 먹기도 했고요. 하지만 다정이의 생각과 달리 애교도 많고, 붙임성 좋은 동주의 태도가 묘하게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 오늘 처음 우리 가족으로 온 동주가 마치 원래 가족이었던 마냥 행동하는 모습에 다정이의 마음이 뾰족해지기 시작하지요.
음식물 쓰레기도 스스로 버리겠다는 동주를 따라 다정이도 함께 나섰습니다. 그리고 동주에게 묻습니다. 다정이는 처음 엄마 아빠와 가족이 되었을 때, 동주처럼 행동하는게 쉽지 않았는데 동주는 쉽냐고 말이죠.
동주는 놀랐습니다. 다정이 누나도 입양된 자녀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거든요. 그리도 다정이도 놀랍니다. 엄마 아빠가 당연히 동주에게 본인의 입양 사실을 말했을거라 생각했는데,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 말이죠.
동주도, 다정이도 마음이 사르르 녹습니다.
예쁜 행동을 해야만 예쁨을 받을거라 걱정한 동주도, 새로 입양되어 온 동생에게 사랑을 다 뺏길까봐 걱정한 다정이도.. 두 아이의 마음이 너무 애처롭기도 하고, 서로가 더 애틋해지는 순간이기도 하겠다 싶었어요.
아마 이 가족은 앞으로 더더 견고해지고, 행복해지리라 믿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지구가 아플까 봐'입니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완전 다른 내용이었어요.
은기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줄넘기 2단 뛰기가 잘 되지 않습니다. 짝을 지어 연습을 해야한다는데 하얀이와 짝꿍이 되었어요. 뭐든 잘하고 예쁜 하얀이 앞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은기는 이 현실이 너무 암담합니다.
하얀이와 방과후에 남아 줄넘기 연습을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쉽게 잘 되질 않지요. 그러다 하얀이의 어마어마한 잔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은기는 이렇게 받아치지요. 연습을 하기 싫어서 그러는게 아니라 쿵쾅쿵쾅 뛰면 지구가 얼마나 아프겠냐고 말이죠. 은기의 말을 들은 하얀이가 까르르 웃습니다. 연습을 한 후에 하얀이는 은기의 그 말 때문에 지구가 신경쓰여서 마음 편하게 못 뛰겠다며, 마룻바닥을 쓰다듬으며 지구에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은기는 그 모습을 보며 하얀이를 웃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는 본인이 잘하는 물구나무를 서보입니다. 하얀이는 깜짝 놀라며 대단하다고 칭친해줍니다.
두 아이의 예쁜 마음과 말, 그리고 행동들 덕분에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언젠가는'입니다. 편지에 대한 내용인가 예상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소라에겐 12살 많은 새 엄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이지요.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도, 외국인인 것도 소라는 탐탁치 않습니다. 하지만 소라는 진심으로 예뻐해주고, 위해주는 뚜이에게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소라입니다.
친엄마의 자리에 뚜이가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소라는 이런 저런 마음이 들지만, 온전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마음을 찡하게 만듭니다. 언젠가는 소라가 뚜이에게 '엄마'라고 부르겠지요?
네 번째 이야기는 '다녀왔습니다' 입니다. 저 그림만 봐도 어떤 내용일지 알 것 같아서 쉽게 읽기 힘든 이야기였습니다.
이 구절에서 남은 가족의 마음이 어떨지, 조금이나마 가늠이 됐습니다.
"맛있어도 맛있다는 말은 하지 않기, 배고파도 배고프단 말은 꺼내지 않기, 목이 말라도 시원한 물이나 주스를 찾지 않기, 염치없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그동안에 나 혼자서 먹은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자체가 죄를 짓는 것 같고, 행복하면 안될 것 같고, 웃는 것마저 사치인 삶이겠지요.
"사람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는 거짓말이 이롭기도 하다고요."
오빠의 부재를 버티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버틸 수 있는거겠지요?
"우리 오빠가 산에 사는 메앙리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바다에도 메아리가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남겨진 가족들, 살아 돌아온 분들의 삶이 어떨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가슴이 너무 먹먹한 이야기라 자꾸만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책의 마지막엔 작가님의 말로 마무리 됩니다.
숙제같은 독후감이 아닌 나의 진심을 책 속의 주인공에게 전하는 것. 보다 솔직한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진정한 독후활동이 될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웃고, 울고, 삶의 지혜를 얻기도 하고, 많은 위로를 받기도 하지요.
좋은 책 선물해 주신 덕분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