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케이크 그림책의 즐거움
황지영 지음, 김고둥 그림 / 다림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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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이 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은 따뜻한 겨울동화입니다.

표지부터 너무 사랑스럽지요? 큰 눈사람과 작은 눈사람 뒤로 커다락 눈 케이크가 보여요.

케이크에는 나뭇가지, 나뭇잎, 나무열매들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네요. 어떤 이야기인지 살펴볼게요.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누나와 동생이 커다란 눈사람을 만듭니다.

누나 키보다 더 큰 눈사람을 하나 완성하고, 쪼그만 동생 눈사람도 만들기로 합니다.

이 페이지를 다 읽고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함박눈이 어떤 눈이냐고 물었더니, 펑펑 쏟아지는 눈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아이가 되물어요. 함박 스테이크의 '함박'도 많다, 크다 라는 의미냐고요.

아이의 생각이 너무 귀여워서 설명해 줬습니다. 함박 스테이크의 함박은 햄버거의 의미이고, 한국식으로 편하게 발음되다 보니 '함박'이 됐다고요. 앞으로 '함박'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마다 아이의 엉뚱한 생각이 떠오를 것 같아요.


꼬마 눈사람을 만들던 중, 친구들이 썰매를 타러 가자고 부릅니다. 미처 완성되지 못한 꼬마 눈사람을 남겨둔 채 신나게 썰매를 타고 있네요. 큰 눈사람은 꼬마 눈사람이 완성되길 기다립니다.

그리고 보름달이 떠오른 밤이 됐어요.

누나와 동생을 꼬마 눈사람 만들던 걸 잊은 걸까요? 썰매를 너무 신나게 타서 피곤함에 잠이 든 걸까요?

큰 눈사람은 스스로 작은 눈사람을 완성하기 시작합니다.

작은 돌멩이를 주워 눈, 코, 입을 달아주자 꼬마 눈사람이 완성됐어요!

누나 눈사람과 동생 눈사람이 처음 만나는 순간입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환하게 웃어요.

그러다 집 안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누나와 동생이 생일파티를 하느라 동생 눈사람을 완성하지 못했나봐요. 눈사람 남매는 집안 풍경을 유심히 바라봅니다.

그러다 동생이 누나에게 이야기 합니다. "누나, 나도 후! 하고 싶어."

그러고 보니 오늘은 동생이 태어난 생일이네요.

아이가 가만히 읽다가 물어봅니다. "엄마, 그럼 누나도 오늘이 생일이지 않아?"

아이들의 생각은 참 예측이 안되지요. 같은 날 태어났는데, 한 눈사람은 누나고, 한 눈사람은 동생이네요.

쌍둥이도 같은 날 태어나지만, 형 동생이 결정되듯 그런 의미가 아닐까 하며 이야기 나눴습니다.

그래서 누나는 동생과 함께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어요.

눈밭에 가서 가장 깨끗한 눈을 모아서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케이크를 장식할 것들도 모으기 시작해요. 솔방울도 줍고, 도토리도 줍고..

그러다 돌아본 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눈 덮힌 조용한 겨울밤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누나 눈사람은 이 밤이 선물같다고 여깁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다보면 생각지 못한 순간에 위로를 받을 때가 많아요.

우리도 살면서 특별한 날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평범한 일상도 생각하기에 따라 매 순간 특별할 수 있지요. 여느 날도 다를 바 없는 겨울밤인데, 동생과 함께 케이크를 만들 재료를 모으다 바라본 눈 덮힌 마을이 아름답다 느꼈던 그 순간처럼요.

그리고 이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라 생각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진짜 초를 꽂혀있지 않지만, 케이크 중앙에 두둥실 떠오늘 보름달은 초보다 더 환하고 아름답게 빛나고 있어요.

동생 눈사람은 다음 겨울에도 누나를 꼭 만날 수 있길 소원을 빕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아이들이 이렇게 얘기하네요.

"소원은 말하면 안 이루어지는데?"

하지만 어린이 독자들이 궁금해할까봐 동생 눈사람이 알려주는거라고 얘기해줬습니다.

좋은 책 덕분에 따뜻한 겨울날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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