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말똥구리 그림책의 즐거움
이다영 지음, 솜이 그림 / 다림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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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그림도 너무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예요.

말똥구리 표정 좀 보세요. 정말 보는 사람마저 행복해지는 표정이지요?

뒷표지도 함께 펼쳐보았어요. 다양한 동물친구들이 살고 있는 숲속이 펼쳐집니다.

저는 아이들과 그림책을 볼 때, 꼭 뒷표지도 함께 보곤 하는데요, 이렇게 하나의 작품처럼 완성되는 그림책을 참 좋아해요. 간혹 뒷표지가 스포의 역할을 하기도 하니 아이와 함께 읽기 전에 꼭 미리 확인하세요 ^-^

이 책의 두 핵심인물인 말똥구리와 흰말입니다. 흰말이 먼저 등장하네요.

쟤는 이래서 별로고, 얘는 이래서 별로지만, 다른 말들에 비해 본인은 너무 멋지다며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흰말의 행복의 기준을 가만이 생각해본다면, 행복의 기준이 본인이 아닌 타인에 있지요.

상대적인 행복은 그 기준이 바뀌면 행복이 아닐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으로는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말똥구리의 등장!

말똥구리는 기분 좋게 흰말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흰말은 말똥구리를 무시하고 있네요.

멋진 본인과 별볼일 없는 말똥구리는 수준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하지만 말똥구리는 개의치 않고 즐겁게 말똥을 모아 동그랗게 빚기 시작합니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누가 봐도 행복해 보이는 말똥구리예요.

그런데 흰말 눈엔 그런 말똥구리가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내 똥이나 먹는 주제에 뭐가 그렇게 행복한지, 본인의 처지를 알려줘야겠다는 못된 마음을 먹습니다.

흰말에 비해 가느다란 다리로 똥을 굴리느라 애쓴다며 비아냥거리지요.

그러면서 슬쩍 너보다 내 다리가 더 멋지다는 늬앙스의 말을 합니다.

하지만 말똥구리는 자존감이 아주 높은 멋진 친구네요. 흰말의 멋진 다리를 칭찬하면서, 내 다리도 마음에 쏙 든다고 말합니다.

말똥구리의 말에 흰말은 더 짜증이 납니다. 상처를 주고 싶었는데 실패했으니 말이죠.

이번엔 작전을 바꿉니다. 말똥구리를 걱정하는듯 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말똥구리를 비웃는다면서 이간질을 하네요.

하지만 말똥구리는 이번에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말똥구리는 말똥을 실컷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하니까요.

급기야 흰말은 말똥구리에게 화를 냅니다.

내 똥이나 먹는 주제에 행복은 운운하는 말똥구리나 못마땅합니다. 결국엔 내 똥을 먹지 말라는 심술을 부립니다.

시무룩해진 말똥구리는 빚던 똥을 두고 숲속으로 힘없이 걸어갑니다.

흰말은 어쩜 이렇게 못된 말만 할까요? 멋진 모습만큼만 예쁜 마음으로 좋은 말을 한다면 모든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말이 될텐데 말이죠.

말똥구리가 며칠간 보이지 않습니다.

똥이 여기 저기 쌓여가고, 불쾌한 냄새와 파리가 날아듭니다.

그러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말똥구리!

말똥말 모으던 말똥구리가 숲속에서 다양한 동물친구들의 똥을 만나게 되고, 더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네요.

새로운 동물 친구들의 똥을 만날 수 있었던건 모두 흰말 덕분이라며 감사인사를 합니다.

흰말이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았다면 숲속으로 갈 일은 없었을테고, 숲속에 갔으니 다른 동물들의 똥을 만나게 된거잖아요.

말똥이 아니어도 말똥구리는 행복을 찾습니다.

그런 말똥구리는 보며 흰말은 내내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행복이 뭔지 전혀 모르는 말똥구리가 가엽다면서요.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아이에게 물었어요. 흰말이랑 말똥구리 중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요. 당연히 아이가 말똥구리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대답합니다. 왜냐고 물어봤더니 흰말은 말을 너무 안 예쁘게 한다고 대답하더라고요.

아이의 대답에 이어 저도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제나 본인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요.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꽤 남는 책이었어요.

요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는데, 요즘은 SNS의 발달로 개인의 삶이 타인에게 쉽게 노출되고 있잖아요. 나 아닌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것 같고, 여유가 넘치는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나 자신은 한없이 초라해지고, 우울해지고..

하지만 말똥구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많지요. 나에게 주어진 삶에서 스스로 행복을 찾고, 타인의 시선을 크게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타인의 장점을 멋지게 칭찬하면서도 내가 가진 점들을 사랑하고, 환경이 바껴도 비난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또 감사하는 것도 잊지 않지요.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절대 쉽지 않지만

저도, 우리 아이들도 그런 사람이 되길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 책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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