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들리는 초콜릿 생각과 마음이 자라는 뭉치 저학년 동화 4
최은영 지음, 임미란 그림 / 뭉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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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들리는 초콜릿'이라니? 아이도 저도, 이 책은 어떤 내용일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었어요.

초콜릿을 먹으면 내 마음이 상대방한테 들리는 걸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의 마음이 나에게 들리는 걸까요?

우리는 가끔 타인의 마음이 정말 궁금할 때가 많아요. 특히 저는 아이들의 마음이 정말 궁금해요.

우리 아들, 딸은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엄마 아빠한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미처 엄마 아빠한테 털어놓지 못할 고민은 없는지 말이예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함께 살펴보도록 할게요.

차례부터 살펴볼게요. 책을 읽기 전엔 주인공인 민아가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것 같고, 친구들도 민아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걸까 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차례를 보니 '아, 이래서 이렇게 챕터 제목을 정하셨구나.' 싶었어요.

민아의 짝꿍을 반에서 가장 덩치가 큰 현성이예요. 현성이의 등판 때문에 선생님도, 칠판도 잘 보이지 않아요.

뒷자리에 앉은 얼은 자꾸만 민아의 의자를 탁탁탁탁 내려칩니다. 그리도 앞자리에 앉은 지유는 늘 까칠해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학교를 가야하는 현실이 너무 싫습니다. 학교에 재미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친구도 없고, 수업시간은 늘 졸리고, 앞뒤옆에 앉은 같은 반 친구들은 하나같이 마음을 알 수가 없어요.

하지만 학교를 안 갈 순 없죠. 터덜터덜 학교 가는 길에 개미떼를 만납니다. 민아가 먹고 있던 초콜릿 조각을 나눠주지요. 그리고 학교에 들어서는데 보안관 아저씨께서 여왕개미가 주는 거라며 금박으로 싸인 초콜릿을 주십니다.

평소 엄마께서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은 먹으면 안된다고 단단히 일러두신 덕에 민아는 초콜릿 받는걸 망설이지요.

그러자 보안관 아저씨께서 먼저 한 조각을 드셔보네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보안관 아저씨의 속마음이 민아에게 들리는거예요.

이제 초콜릿은 세 조각이 남았습니다. 내 속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면 내가 초콜릿을 먹고,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궁금하다면 그 사람에게 초콜릿을 먹이면 된다고 해요.

늘 꾸벅꾸벅 조는 현성이의 마음이 궁금했던 민아는 현성이에게 초코릿을 한 조각 건넵니다.

그런데 그때, 민아의 뒷자리에 앉았던 얼이가 초콜릿을 낚아채고 먹어버리지요.

얼이의 속마음이 친구들에게 들립니다. 급식 먹으러 학교에 온다는 얼이의 속마음을 말이죠.

학교에 급식 먹으러 오는걸 친구들이 알아버려서 얼이는 너무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이야기하죠. 우리 학교 급식은 맛있다며, 나도 급식 먹으러 학교 온다며 맞장구를 칩니다.

그때 현성이가 민아에게 묻습니다. 왜 마음이 들리는 초콜릿을 자기에게 먹이려고 한건지 말이죠.

민아는 고민하다가 초콜릿을 먹습니다. 그럼 나의 속마음이 친구들에게 들릴테니 말이죠.

민아의 속마음을 들은 친구들이 나도 그렇다며 이야기를 합니다. 민아만 학교 오기 싫고, 친구가 없었던 게 아니었어요. 이렇게 마음이 통하니, 네 친구들은 자연스레 더 가까워질 수 밖에 없겠지요.

민아네 담임 선생님께서는 쉬는 시간에도 늘 살살 걷고, 조용히 하라고 이야기 하십니다.

친구들은 그런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선생님께 초콜릿을 드립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마음을 알게 되지요. 소중한 친구들이 다칠까봐 늘 걱정을 하셨던 거예요.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교실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함께 이야기 해보기로 합니다.

그때 교실 앞에 여왕개미가 보이네요.

모든 오해와 갈등은 소통하지 않는데서 시작합니다. 나의 마음을 솔직히 전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서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해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지요.

이번엔 마법의 초콜릿 도움을 받았지만, 앞으로 민아네 반 친구들과 선생님은 이 마법이 없어도 더 재미있고, 즐거운 교실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거예요.

재미있는 책,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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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도와주는 북극곰 센터 북극곰 센터
황지영 지음, 박소연 그림 / 북스그라운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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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도, 표지도 너무 귀여운 책입니다.

말 그대로 시원하게, 그리고 속 시원하게 도와주기까지 하는 북극곰 센터!

북극곰 꽁이는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까요?

차례를 한 번 살펴볼게요. 꽁이가 어떻게 북극곰 센터를 차리게 됐는지에 대한 프롤로그로 책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세 친구의 고민을 해결해 주지요.

꽁이는 동물원에서 태어나 10년간 동물원에서 지낸 북극곰입니다. 더이상은 갇혀서 구경거리고 살고 싶지 않았던 꽁이는 퇴사를 마음먹게 되지요. 월급과 퇴직금을 받고 북극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사려고 했지만, 돈이 부족합니다.

꽁이는 돈을 벌기 위해 곰속 생선구이집을 열었지만 뜨거운 열기를 견딜 수 없어서 금세 문을 닫아야 했어요.

그리고 북극곰 어학원을 열었지만, 아무리 또박또박 가르쳐도 사람들이 배우기 힘들어했어요. 그 다음엔 북극 카페를 차렸는데 잠시 인기를 끌다가 꽁이의 카페보다 더 큰 카페들이 생기면서 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도와주는 '시원하게 도와주는 북극곰 센터'를 차리게 돼요.

이 페이지에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하셨을까요?

앱스토어에서 검색할 뻔 했어요. 별점도 좋고, 후기도 멋지고, 어린이 고객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어플이네요.

첫 번째 이야기는 혜리의 고민입니다.

혜리는 반장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공약 발표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북극곰에게 대신 발표를 해달라고 의뢰를 합니다. 그런데 공약이 어마어마합니다. 반장에 뽑힌다면 다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예요.

하지만 늘 혼자였던 혜리는 간절하게 반장이 되길 바랍니다. 그런데 꽁이가 공약을 발표하는 순간 너무 긴장이 됐고, 혜리의 공약이 아닌 꽁이만의 공약을 펼쳐나갑니다. 혜리는 그게 아니라고 당황하지요.

결국 혜리가 자신의 공약을 발표하게 됩니다. 준비했던 공약이 아닌 혜리의 솔직한 마음이 담긴 공약이었지요.

혜리는 반장이 됐을까요?

혜리는 반장이 아닌 부반장이 됐어요. 후기를 보니 센터 이용 만족도가 아주 높네요.

다음 친구는 태우입니다.

태우는 소중한 황금딱지를 친구에게 내주고 말았습니다. 다시 되찾아 오고 싶은데 문제는 태우가 딱지치기를 잘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결국 황금딱지는 찾아주지 못했지만, 태우의 비밀을 지켜준 꽁이입니다. 태우는 목베개와 수학 문제집을 꽁이에게 줍니다. 별점과 후기가 아주 만족스럽지요?

마지막 친구는 별이입니다. 치타를 찾아달라니, 진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치타일까요?

치타는 고양이입니다. 별이는 치타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았지만 놀이터에서 돌봐줍니다. 결국 치타를 입양할 수는 없었지만, 별이가 언제든 치타를 볼 수 있고, 치타는 좋은 주인을 만나게 되지요. 그리고 별이는 '북극곰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꽁이에게 선물합니다.

드디어 꽁이는 북극으로 갈 비행기표 값을 다 모았고, 센터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세 친구가 후기로 소식을 전해주었네요.

꽁이는 결국 북극에 잘 도착했습니다.

시원하다 못해 꽁꽁 얼어붙을 북극에서 행복하게 지낼 꽁이가 너무 귀엽네요.

우리는 살면서 꽁이의 도움을 받기도, 우리가 꽁이가 되기도 하겠지요?

그리고 가만 살펴보면 꽁이가 문제는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의뢰인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완전히 해결하진 못해도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성장하고, 꽁이도 더불어 성장하게 되겠지요?

이야기도 재밌고, 그림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 읽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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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치즈 스마일 미래의 고전 66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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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도 너무 귀엽고, 표지 일러스트도 정말 사랑스럽지요?

내용은 어떨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책 한 권이 하나의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6편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었어요.

아이가 혼자 읽기엔 글밥이 꽤 많구나 싶었는데, 읽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른채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첫번째 이야기는 '오늘은'입닌다. 수박 그림이 그려진 걸 보니, 수박이 이야기 속에서 나올 모양이예요.

동생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동생인 동주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묘합니다. 나는 12살이고, 동생은 10살인데 우리 집에 처음 온다니요? 바로 입양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동주가 오길 다정이는 내내 기다리고 기대했습니다. 본인의 이름처럼 멋지고 다정한 누나가 되어주기로 마음 먹기도 했고요. 하지만 다정이의 생각과 달리 애교도 많고, 붙임성 좋은 동주의 태도가 묘하게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 오늘 처음 우리 가족으로 온 동주가 마치 원래 가족이었던 마냥 행동하는 모습에 다정이의 마음이 뾰족해지기 시작하지요.

음식물 쓰레기도 스스로 버리겠다는 동주를 따라 다정이도 함께 나섰습니다. 그리고 동주에게 묻습니다. 다정이는 처음 엄마 아빠와 가족이 되었을 때, 동주처럼 행동하는게 쉽지 않았는데 동주는 쉽냐고 말이죠.

동주는 놀랐습니다. 다정이 누나도 입양된 자녀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거든요. 그리도 다정이도 놀랍니다. 엄마 아빠가 당연히 동주에게 본인의 입양 사실을 말했을거라 생각했는데,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 말이죠.

동주도, 다정이도 마음이 사르르 녹습니다.

예쁜 행동을 해야만 예쁨을 받을거라 걱정한 동주도, 새로 입양되어 온 동생에게 사랑을 다 뺏길까봐 걱정한 다정이도.. 두 아이의 마음이 너무 애처롭기도 하고, 서로가 더 애틋해지는 순간이기도 하겠다 싶었어요.

아마 이 가족은 앞으로 더더 견고해지고, 행복해지리라 믿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지구가 아플까 봐'입니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완전 다른 내용이었어요.

은기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줄넘기 2단 뛰기가 잘 되지 않습니다. 짝을 지어 연습을 해야한다는데 하얀이와 짝꿍이 되었어요. 뭐든 잘하고 예쁜 하얀이 앞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은기는 이 현실이 너무 암담합니다.



하얀이와 방과후에 남아 줄넘기 연습을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쉽게 잘 되질 않지요. 그러다 하얀이의 어마어마한 잔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은기는 이렇게 받아치지요. 연습을 하기 싫어서 그러는게 아니라 쿵쾅쿵쾅 뛰면 지구가 얼마나 아프겠냐고 말이죠. 은기의 말을 들은 하얀이가 까르르 웃습니다. 연습을 한 후에 하얀이는 은기의 그 말 때문에 지구가 신경쓰여서 마음 편하게 못 뛰겠다며, 마룻바닥을 쓰다듬으며 지구에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은기는 그 모습을 보며 하얀이를 웃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는 본인이 잘하는 물구나무를 서보입니다. 하얀이는 깜짝 놀라며 대단하다고 칭친해줍니다.

두 아이의 예쁜 마음과 말, 그리고 행동들 덕분에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언젠가는'입니다. 편지에 대한 내용인가 예상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소라에겐 12살 많은 새 엄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이지요.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도, 외국인인 것도 소라는 탐탁치 않습니다. 하지만 소라는 진심으로 예뻐해주고, 위해주는 뚜이에게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소라입니다.

친엄마의 자리에 뚜이가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소라는 이런 저런 마음이 들지만, 온전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마음을 찡하게 만듭니다. 언젠가는 소라가 뚜이에게 '엄마'라고 부르겠지요?

네 번째 이야기는 '다녀왔습니다' 입니다. 저 그림만 봐도 어떤 내용일지 알 것 같아서 쉽게 읽기 힘든 이야기였습니다.

이 구절에서 남은 가족의 마음이 어떨지, 조금이나마 가늠이 됐습니다.

"맛있어도 맛있다는 말은 하지 않기, 배고파도 배고프단 말은 꺼내지 않기, 목이 말라도 시원한 물이나 주스를 찾지 않기, 염치없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그동안에 나 혼자서 먹은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자체가 죄를 짓는 것 같고, 행복하면 안될 것 같고, 웃는 것마저 사치인 삶이겠지요.

"사람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는 거짓말이 이롭기도 하다고요."

오빠의 부재를 버티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버틸 수 있는거겠지요?

"우리 오빠가 산에 사는 메앙리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바다에도 메아리가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남겨진 가족들, 살아 돌아온 분들의 삶이 어떨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가슴이 너무 먹먹한 이야기라 자꾸만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책의 마지막엔 작가님의 말로 마무리 됩니다.

숙제같은 독후감이 아닌 나의 진심을 책 속의 주인공에게 전하는 것. 보다 솔직한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진정한 독후활동이 될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웃고, 울고, 삶의 지혜를 얻기도 하고, 많은 위로를 받기도 하지요.

좋은 책 선물해 주신 덕분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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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말똥구리 그림책의 즐거움
이다영 지음, 솜이 그림 / 다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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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그림도 너무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예요.

말똥구리 표정 좀 보세요. 정말 보는 사람마저 행복해지는 표정이지요?

뒷표지도 함께 펼쳐보았어요. 다양한 동물친구들이 살고 있는 숲속이 펼쳐집니다.

저는 아이들과 그림책을 볼 때, 꼭 뒷표지도 함께 보곤 하는데요, 이렇게 하나의 작품처럼 완성되는 그림책을 참 좋아해요. 간혹 뒷표지가 스포의 역할을 하기도 하니 아이와 함께 읽기 전에 꼭 미리 확인하세요 ^-^

이 책의 두 핵심인물인 말똥구리와 흰말입니다. 흰말이 먼저 등장하네요.

쟤는 이래서 별로고, 얘는 이래서 별로지만, 다른 말들에 비해 본인은 너무 멋지다며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흰말의 행복의 기준을 가만이 생각해본다면, 행복의 기준이 본인이 아닌 타인에 있지요.

상대적인 행복은 그 기준이 바뀌면 행복이 아닐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으로는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말똥구리의 등장!

말똥구리는 기분 좋게 흰말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흰말은 말똥구리를 무시하고 있네요.

멋진 본인과 별볼일 없는 말똥구리는 수준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하지만 말똥구리는 개의치 않고 즐겁게 말똥을 모아 동그랗게 빚기 시작합니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누가 봐도 행복해 보이는 말똥구리예요.

그런데 흰말 눈엔 그런 말똥구리가 거슬리기 시작합니다. 내 똥이나 먹는 주제에 뭐가 그렇게 행복한지, 본인의 처지를 알려줘야겠다는 못된 마음을 먹습니다.

흰말에 비해 가느다란 다리로 똥을 굴리느라 애쓴다며 비아냥거리지요.

그러면서 슬쩍 너보다 내 다리가 더 멋지다는 늬앙스의 말을 합니다.

하지만 말똥구리는 자존감이 아주 높은 멋진 친구네요. 흰말의 멋진 다리를 칭찬하면서, 내 다리도 마음에 쏙 든다고 말합니다.

말똥구리의 말에 흰말은 더 짜증이 납니다. 상처를 주고 싶었는데 실패했으니 말이죠.

이번엔 작전을 바꿉니다. 말똥구리를 걱정하는듯 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말똥구리를 비웃는다면서 이간질을 하네요.

하지만 말똥구리는 이번에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말똥구리는 말똥을 실컷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하니까요.

급기야 흰말은 말똥구리에게 화를 냅니다.

내 똥이나 먹는 주제에 행복은 운운하는 말똥구리나 못마땅합니다. 결국엔 내 똥을 먹지 말라는 심술을 부립니다.

시무룩해진 말똥구리는 빚던 똥을 두고 숲속으로 힘없이 걸어갑니다.

흰말은 어쩜 이렇게 못된 말만 할까요? 멋진 모습만큼만 예쁜 마음으로 좋은 말을 한다면 모든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말이 될텐데 말이죠.

말똥구리가 며칠간 보이지 않습니다.

똥이 여기 저기 쌓여가고, 불쾌한 냄새와 파리가 날아듭니다.

그러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말똥구리!

말똥말 모으던 말똥구리가 숲속에서 다양한 동물친구들의 똥을 만나게 되고, 더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네요.

새로운 동물 친구들의 똥을 만날 수 있었던건 모두 흰말 덕분이라며 감사인사를 합니다.

흰말이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았다면 숲속으로 갈 일은 없었을테고, 숲속에 갔으니 다른 동물들의 똥을 만나게 된거잖아요.

말똥이 아니어도 말똥구리는 행복을 찾습니다.

그런 말똥구리는 보며 흰말은 내내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행복이 뭔지 전혀 모르는 말똥구리가 가엽다면서요.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아이에게 물었어요. 흰말이랑 말똥구리 중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요. 당연히 아이가 말똥구리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대답합니다. 왜냐고 물어봤더니 흰말은 말을 너무 안 예쁘게 한다고 대답하더라고요.

아이의 대답에 이어 저도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제나 본인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요.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꽤 남는 책이었어요.

요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는데, 요즘은 SNS의 발달로 개인의 삶이 타인에게 쉽게 노출되고 있잖아요. 나 아닌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것 같고, 여유가 넘치는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나 자신은 한없이 초라해지고, 우울해지고..

하지만 말똥구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많지요. 나에게 주어진 삶에서 스스로 행복을 찾고, 타인의 시선을 크게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타인의 장점을 멋지게 칭찬하면서도 내가 가진 점들을 사랑하고, 환경이 바껴도 비난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또 감사하는 것도 잊지 않지요.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절대 쉽지 않지만

저도, 우리 아이들도 그런 사람이 되길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 책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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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케이크 그림책의 즐거움
황지영 지음, 김고둥 그림 / 다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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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이 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은 따뜻한 겨울동화입니다.

표지부터 너무 사랑스럽지요? 큰 눈사람과 작은 눈사람 뒤로 커다락 눈 케이크가 보여요.

케이크에는 나뭇가지, 나뭇잎, 나무열매들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네요. 어떤 이야기인지 살펴볼게요.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누나와 동생이 커다란 눈사람을 만듭니다.

누나 키보다 더 큰 눈사람을 하나 완성하고, 쪼그만 동생 눈사람도 만들기로 합니다.

이 페이지를 다 읽고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함박눈이 어떤 눈이냐고 물었더니, 펑펑 쏟아지는 눈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아이가 되물어요. 함박 스테이크의 '함박'도 많다, 크다 라는 의미냐고요.

아이의 생각이 너무 귀여워서 설명해 줬습니다. 함박 스테이크의 함박은 햄버거의 의미이고, 한국식으로 편하게 발음되다 보니 '함박'이 됐다고요. 앞으로 '함박'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마다 아이의 엉뚱한 생각이 떠오를 것 같아요.


꼬마 눈사람을 만들던 중, 친구들이 썰매를 타러 가자고 부릅니다. 미처 완성되지 못한 꼬마 눈사람을 남겨둔 채 신나게 썰매를 타고 있네요. 큰 눈사람은 꼬마 눈사람이 완성되길 기다립니다.

그리고 보름달이 떠오른 밤이 됐어요.

누나와 동생을 꼬마 눈사람 만들던 걸 잊은 걸까요? 썰매를 너무 신나게 타서 피곤함에 잠이 든 걸까요?

큰 눈사람은 스스로 작은 눈사람을 완성하기 시작합니다.

작은 돌멩이를 주워 눈, 코, 입을 달아주자 꼬마 눈사람이 완성됐어요!

누나 눈사람과 동생 눈사람이 처음 만나는 순간입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환하게 웃어요.

그러다 집 안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누나와 동생이 생일파티를 하느라 동생 눈사람을 완성하지 못했나봐요. 눈사람 남매는 집안 풍경을 유심히 바라봅니다.

그러다 동생이 누나에게 이야기 합니다. "누나, 나도 후! 하고 싶어."

그러고 보니 오늘은 동생이 태어난 생일이네요.

아이가 가만히 읽다가 물어봅니다. "엄마, 그럼 누나도 오늘이 생일이지 않아?"

아이들의 생각은 참 예측이 안되지요. 같은 날 태어났는데, 한 눈사람은 누나고, 한 눈사람은 동생이네요.

쌍둥이도 같은 날 태어나지만, 형 동생이 결정되듯 그런 의미가 아닐까 하며 이야기 나눴습니다.

그래서 누나는 동생과 함께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어요.

눈밭에 가서 가장 깨끗한 눈을 모아서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케이크를 장식할 것들도 모으기 시작해요. 솔방울도 줍고, 도토리도 줍고..

그러다 돌아본 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눈 덮힌 조용한 겨울밤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누나 눈사람은 이 밤이 선물같다고 여깁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다보면 생각지 못한 순간에 위로를 받을 때가 많아요.

우리도 살면서 특별한 날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평범한 일상도 생각하기에 따라 매 순간 특별할 수 있지요. 여느 날도 다를 바 없는 겨울밤인데, 동생과 함께 케이크를 만들 재료를 모으다 바라본 눈 덮힌 마을이 아름답다 느꼈던 그 순간처럼요.

그리고 이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라 생각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진짜 초를 꽂혀있지 않지만, 케이크 중앙에 두둥실 떠오늘 보름달은 초보다 더 환하고 아름답게 빛나고 있어요.

동생 눈사람은 다음 겨울에도 누나를 꼭 만날 수 있길 소원을 빕니다.

책을 다 읽고 난 아이들이 이렇게 얘기하네요.

"소원은 말하면 안 이루어지는데?"

하지만 어린이 독자들이 궁금해할까봐 동생 눈사람이 알려주는거라고 얘기해줬습니다.

좋은 책 덕분에 따뜻한 겨울날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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