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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라스 캐슬
저넷 월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북하우스 / 2017년 8월
평점 :

평범하지도 않은 너무도 독특한 가족사다. 저자가 그 가족 가운데 하나였고 너무도 평범치 않는
가족사를 지녔어도 세상에서 빛나는 한 사람이 되어 살고 있다는 자체가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또 당연하다라고 밖에 여길수 없을 정도다.
이보다 더 소설적인 삶이 있을까 싶은... 버라이어티한 삶이 진짜야? 이거 실화야?하면서 읽게 된다.
소설은 시작은 이렇다. 파티에 나가는 길의 저넷! 택시를 타고 가다 발견한..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엄마!
저넷은 칼럼니스트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노숙자 생활을 하는 부모의 모습은 쉽게
드러내놓을 수 없는 가정사다.
무슨일일까? 저넷의 어린시절로 돌아가 그녀가 회상하는 버라이어티한 삶을 들여다보자마자 숨이 막힐듯
놀라고 말았다. 이보다 더 강렬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상상력 넘치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가질 수있을까 싶다. 먹을 것이 없어 쓰레기통을 뒤지고
아빠와, 협심해서 돈을 탈취하기도 하는 경험은 사실 옳지 못한 행동이지만 사실 놀라우면서도 용서해버리고 싶은 그런 사건사건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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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을 좋아하는 괴짜 아빠와 그림그리는 것이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먹이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엄마와의 사이에서 4명의 아이는 살아가는 방식을 스스로 터득했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냉난방과 전기를 생산하는 완벽한 주택인
‘유리성’의 청사진을 설계하고 그것의 완성을 꿈꾸며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한 아빠는 네명의 아이들에게 상상력 그 이상의 많은 것을 품어주는
진짜진짜 괴짜 아빠다. 규칙적인 것을 괴로워하고 사막의 너른 들판에서 자유롭게 살고싶어하는 부모덕에 아이들은 많이 굶주리고 헐벗었지만
크리스마스때는 하늘의 금성을 선물받았을 만큼 상상의 힘도 키워주고 지켜주는 아빠를 가졌다.
아빠의 교육방식은 없는 살림인지라 비참하게 보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뒷장을 읽어나갈 수록 그런
삶의 방식이 부럽기도 했다. 없이 살아도 그 누구에게도 꿇릴게 없는 윌스가 사람들의 당당함은 대단하다는 놀라움을 넘어 인생의 교훈을 남겨주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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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좋은 면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니까. 그 사람의 나쁜 점을 덮어줄 면을 찾아내서 사랑해줘야 해."
"아,
그래?"
"그럼 히틀러는 어때? 히틀러의 좋은
저은 뭐였는데?"
"히틀러는 개를
사랑했어"
엄마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아이들 먹을 거리를 위해 돈을 벌기도 싫어한다. 교육학 자격증이 있어 한번씩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러 나가보기도 했지만 엄마는 가기 싫다고 떼를 쓰고 아프다고 말하며 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려 한다. 오직 그림을 그리는 것에 취미를 갖고
있는 엄마다. 하지만 이렇게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엄마이기도 하다.
"너희를 강하게 키우길 잘했지"
아빠가 말했다. "여긴 심장 약한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이 아니거든."
아슬아슬하게 산중턱 길가에 겨우 지탱해 있는 집을 구했을때 아빠가 한 유머다. 온통 아빠의
입에서는 유머가 넘친다. 그래서 저넷과 그의 형제들이 못 먹고 헐벗어서 힘들어 보이기도 하면서도 무한한 상상력을 가지고 똑똑한 모습으로 자란
이유이기도 한거같다. 늘 떠돌아 다니기 일쑤고 엄마가 아기를 낳았을때도 병원비를 치르지 않고 엄마를 들쳐메고 도망쳐 나와버린다든지 하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는 부부에게서 아이들이 뭘 배울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걱정은 정말 기우다. 윌스가 네 아이들 모두 그 어느 다른집
아이들보다 번듯했으며 영특했기에 말이다.
“미적분과 대수학 관련 책들을
읽었고, 시와 수학의 대칭성을 사랑”하며, 대학졸업장은 없어도 “못 만드는 게 없고, 못 고치는 것이 없을” 만큼 천재적이었던 렉스 월스는
자녀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물리학, 지질학과 삶을 대담하게 살아가는 법을 자녀들에게 가르쳐주었던 그는 알코올 중독으로 자신과 가족의
삶을 파괴해간다. 어떻게 해도 상황이 바뀌지 않는 삶속에서 마침내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로의 삶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보다 똑똑하고 자식을 사랑한 아빠였지만 엽기적이게도 열세살 저넷을 이용해서 노름꾼인 남자에게 돈을 빼앗아내기도 하는등 여러 행각을 벌이기도
한다. 수 많은 모험담이 책 가득가득 넘쳐나기에 이책은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명 칼럼니스트가 된 둘째 저넷이 이책을
저술했다는 사실만으로 안도하며 계속 읽어나갈 보길.....
스스로 뉴욕으로 날아가 살아갈 방도를 계획하는 아이들의 돈을 훔쳐 술을 마셔대는 아빠의 행각은
아슬아슬한 가족의 깨짐을 예고한듯 했지만 가족은 어느때처럼 잘 뭉친다. 그들의 서로간의 대단한 보호와 끈끈한 사랑은 감히 침범하지 못할정도다.
인생의 어려움이 과연 이들 가족보다 더한 이가 있을까? 내가 괴롭고 힘들다면 당장 이가족을 만나보길 권한다. 유리성을 꿈꾸는 아빠와 일반적인
사회규칙을 무시하면서 남다른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길 원하는 엄마의 영향으로 자라난 네 명의 가난했던 아이들은 지금 누구보다 더 멋진 성인으로
살아있음을 보면 내가 지닌 괴로움을 다 별거없을 테니까....
지독하게 이기적이기도 했던 부모였기에 많은 모순과 결핍속에서 자란 아이들이지만 다양한 경험과
생활속에서 제대로 자라난 아이들을 보면 그들이 바로 깨끗한 유리성에서 살아남았지 않았나 생각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