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만약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몇해전부터 불어오던 로또 열풍에 나 역시 한껏 허영심을 품고서 매주 로또를 샀었다 토요일 저녁 둥그런 통 속에서 통통튀는 공들을 바라보면서 간절히 내가 적어냈던 번호와 일치하길 빌었었다. 그러나 많아야 2개정도? 로또에는 단돈 5000원 조차도 당첨된 적이 없었다.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부러워했었다. 그러면서 신랑이랑 우리가 만약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어떻게 할꺼냐고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다. 신랑은 만약 우리가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아무한테도 알리지않고 지금처럼 살겠다고 했다. 로또 1등에 당첨된 가정이 결국 파탄에 이르렀다는 기사를 빈번하게 접한 뒤었다. 이런 기사를 볼때면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절실히 깨닫곤 했었다. 강남의 한 아파트 608호에 살고있는 삼남매의 일거수 일투족을 cctv가 전하고 있다. 608호에는 로또 1등에 당첨되기를 열망하던 한 가족이 1등에 당첨되자마자 강남에 아파트를 구입하고 살고 있었다. 은영은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며 자신의 유일한 희망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엄마는 딤섬공부를 하러 홍콩으로 떠났고, 아빠는 엄마와 이혼 후 집을 나갔다. 608호의 첫째딸인 은영은 명문대 출신으로 졸업을 앞두고 취직을 하기위해 면접을 보러 다니지만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둘째 은비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도 하지 않은채 킹카오빠라 불리는 유부남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며 방탕한 생활을 한다. 셋째 은재는 큰누나 은영이가 걱정하듯 정말 가장 걱정스런 유형이다. 친구도 없고 삶에 낙도 없어보이며 게임없으면 인생이 재미없을것같은 아이가 은재다. 별거없는 608호 세남매에게 어떻나 사건이 벌어진다. 은비가 성형외과를 하는 킹카 오빠로부터 돈을 뜯어내고 협박을 하자 생쥐로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성형외과를 하는 (가진게 많아 잃을것도 많다고 하던)킹카 오빠는 은비의 집을 무작정 찾아가고 집으로 들어서던 은비와 킹카오빠는 격렬한 몸싸움을 하지만 은재는 방안에 틀어박혀 거실의 상황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보인다. 킹카오빠에게 목이 졸려 죽을뻔한 은비는 킹카오빠가 나가면서 잠깐 언급한 어떤 말때문에 동생 은재와 함께 성형외과 킹카오빠를 감금하기에 이른다. 그러다 우발적이지만(우발적이 아닌가?)성형외과 의사를 살해하고 만다. 은영은 먼곳까지 가서 전기톱을 사오고 그들은 토막낸 시체를 피크닉 떠나듯 은영의 커다란 붉은 골프채 안에, 둘째 은비는 명품 트렁크안에, 그리고 막내 은재는 커다란 배낭안에각자 토막시체를 가지고 마치 성탄절 피크닉이라도 떠나듯 집을 나서는 모습을 cctv가 무심히 바라본다. 단순히 로또 1등에 당첨된 가족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야기는 생각보다 좀 더 어두웠다. 책을 읽기시작하고 초반부에선 감도 잡히지 않고 내용이 좀 어려워 읽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매료되고 말았다. cctv라는 기계를 통해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들을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설정으로 608호에서일어나는 모든일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집으로 들어가고 나가고, 그외에 608호를 방문하는 이들 역시 cctv가 선명하게 포착하고 있었다. cctv는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시키는 아파트 중 유일하게 불이 껒니 608호를 의식하며 내일은 이들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기다리고 있는데 아직도 삼남매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