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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맨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지음, 조동섭 옮김 / 그책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싱글맨>이란 책에 관심이 갔던 이유는 이 책이 영화화되었다는 것과 그 영화로 2009년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콜린 퍼스)을 수상했다는 것이었다. 수상작들은 단순한 오락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생각꺼리를 안겨다 주면서 우리주변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 역시 표면적으로 아직까지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주제인 동성애자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책 속의 주인공 조지가 58세의 동성애라는 점, 그리고 이 책의 저자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역시 이 책을 쓸 당시 60세의 동성애자라는점이 닮아있다. 그러나 다른 점이라면 책 속 주인공 조지는 싱글맨이라는 것이고 저자는 싱글맨이었던 적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잠 에 서 깰 때, 잠에서 깨자마자 맞는 그 순간, 그때에는 ’있다’와 ’지금’이 떠오른다.
이야기는 조지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는 아침에서부터 시작된다. 50대 후반의 대학교수인 조지는 동성애자로 애인인 짐이 있었다. 짐이 그의 여자친구 도리스와의 교통사고에서 죽지 않았더라면 조지는 현재 이런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직 많은 죽음을 목격하고 겪어보진 못했지만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당면하게 되면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 없다는 현실을 감당하기 힘들어 하고 괴로움을 겪는다. 그러나 내 생각에 결국에는 죽은사람에 대한 연민도 있겠지만 자기 연민에 빠져 눈물 짓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은 모르겠지만.....남겨진 자신의 처지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겪는 것은 비단 조지만이 아닐 것이다.
항상 소설을 읽으면서 사건들이 아주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다는걸 느끼곤한다. <싱글맨>역시 조지의 하루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다.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산다고들 하던가......조지 역시 짐을 잃은 상실감에 헤어나오지 못할꺼라 생각했지만 그날 저녁 자신의 제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렇게 조지는 시간의 약 앞에 다른 사랑을 찾을 것이다. 1960년대 동성애를 다룬 내용은 파격적이었을 것 같지만 <싱글맨>을 읽고 난 후의 감정은 남자든 여자든 그들의 사랑은 다를것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동성애자를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트렌스젠더를 실제로 본적은 있었다. 내가 살던곳 출신이던 그 남자는 영화에도 가끔 여성스런 남자로 출연하곤했는데 과도기를 겪고 여자가 되었다. 내가 아르바이트하던 화장품가게에 그 남자(여자)가 들어서자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호기심과 우리와 다른 그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대중과 다른 소수들이 살아가기엔 세상이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는 강렬한 경험이었다. 나 역시 소수에 대한 편견의 시선을 보냈었지만 <싱글맨>이 그들에 대한 나의 시선을 조금은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싱글맨>은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는 대단한 작품으로 책과의 만남은 나에게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