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설을 읽으면 그들의 정서가 나와는 맞지 않아 잘 읽지 않았었다. 내가 그런종류의 책만읽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는 책들이 많았었다. 사람 목숨을 한낱 개미의 목숨처럼 생각하는 책속의 내용들이 조금은 거북스러웠다. 생명경시현상이 일어나기라도 하듯..... 처음 <그래스호퍼>에 대해 들었을때 이사카 고타로가 누군지도 잘 몰랐다. 이 책이 독자들의 호응도가 너무 좋았고 많은 분들이 이사카 고타로의 책에 대한 찬사가 대단하길래 내심 기대를 품고 얼마나 대단하길래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것일까 약간이 오기로 책을 펼쳐들었다. "복수할 기회를 뺴앗겨? 그게 말이나 돼?"-스즈키 "일가족 몰살. 그게 내 특기라니까. 그 집, 이제 임자 만났네."-세미(매미) "사람은 누구나 죽고 싶어 한다. 나는 그들을 도와 줄 뿐."-구지라(고래) 책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미리 이야기할것은 이 책이 단 이틀만에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점을 숙지하기 바란다. 사람들은 누구나 하루를 보내지만 너무나 단조로운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24시간을 1년처럼 복잡한 사연을 가지고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책속에 주인공들도 이 이틀이 1년보다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데라하라의 죽음으로 시작된 이들의 이틀은 각자 다른 삶을 살면서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던 세사람 -스즈키, 세미, 구지라-이 한장소에서 만난다. 스즈키는데라하라를 밀치기한 자의 주소를 말하지 않은 죄로 데라하라의 부하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하게 되고, 어린나이에 자만심에 차있던 세미는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위해 밀치기의 근거지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스즈키를 데라하라의 부하들로부터 가로채기를해 밀치기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하려한다. 구지라는 환영에 시달리다 자신과 관련된 모든것을 청산하고 이 일에서 손을 뗴려하고,. 한명한명 자신과 관련이 있던 사람들을 찾아가 자살을 유도하고 다음타자로 세미를 쫓기 시작한다. 결국 이들 세사람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한사람씩 드리워지고 베일에 싸여있던 밀치기에 대한 대단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단순한 밀치기가 아니란것만 언급하도록 한다. 궁금한 점은 직접 책을 통해 즐겨보시길 바라면서...... 책을 읽다 보면 중간에 끊었다가 읽어야할 상황이 생기곤 한다. 그러다 다시 책에 집중하기 위해 몇분의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데 그래스호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책을 다시 집어들고 읽는 순간부터 몰입하게 하는 강력한 마력과도 같은 힘이 있었다.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만 끝부분에서 구지라가 죽는 장면은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결국 옮긴이의 설명을 통해 아~~하는 감탄사와 함께 단박에 이해가 되었다. 기가막힌다. (나만 그런가) 책을 읽으면서 탄탄한 구성이 도드라져 보이는 책이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너무많은 기대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 그래스호퍼에 대한 찬사는 여기서 끝마치도록 하겠다. 이사카 고타로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작가 자신도 "작가로서 가장 큰 성취감을 준 작품"인 그래스호퍼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