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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랑수아즈 사강
19세의 어린나이로 <슬픔이여, 안녕>이란 작품을 파리의 어느 카페에서 일주일만에 완성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처녀작인<슬픔이여 , 안녕>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지만 정작 그녀는 왜 그토록 그 작품이 주목받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19세 소녀가 쓴 작품이라고 믿지 않던 사람들의 의혹을 두번째 작품을 통해 프랑수아즈 사강은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린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향년69세의 나이로 프랑스 북부 항구 도시 옹플레르의 병원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49세의 나이로 첫 에세이에 도전한 그녀는 작가로서도 성공했지만 많은 스캔들을 불러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녀의 사생활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데에는 금지된쾌락 도박, 마약과 한번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고 하는 스피드에 대한 사랑, 그리고 두 번의 이혼이라는 경력때문이 아니었을까? 최근 금지된 쾌락의 도를 넘은 골프황제 타이거우즈가 떠오른다. 우연한 사고로 그의 불륜스캔들이 불거져나왔고 한두명이 아닌 십수명의 내연녀들이 나타나면서 그의 명성이 추락했다. 이들처럼 대중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던 프랑수아즈 사강인만큼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은 늘 이슈가 되었다.
첫 에세이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에서 그녀는 재즈 보컬리스트 빌리 홀리데이를 만나 그녀의 목소리에 흠뻑 취해있었던 날들과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극작가이지만 동성연애자로 비난의 시선을 받은 테네시 윌리엄스와의 만남, 배우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오손 웰스라는 현실과 타협하지 못했던 사람과의 만남도, 춤을 위해 러시아에서 망명한 루돌프 누레예프, 말년에 시력을 잃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 장 폴 사라트르와의 만남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사람들과의 추억이외에도 자신의 삶의 일부였던 도박, 스피드, 연극, 생드로페, 독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해 알지 못했다. 언뜻보기엔 남자라고 생각되어질만큼 미소년적인 이미지를 풍기고 있는 짧은 숏커트는 그녀에게 너무 잘 어울린다. 사진을 통해 본 프랑수아즈 사강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다간 사람인듯 싶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에세이를 통해 그녀의 삶을 엿볼 수 있었고, 이번엔 19세에 썼다는 그녀의 처녀작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책도 읽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