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파는 빈티지샵
이사벨 울프 지음, 서현정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책장을 넘기면 동화같은 빈티지 샵이 펼쳐집니다."

내가 고등학생이였을때 작은 언니는 갓 대학생이되어 독립을 했었다. 자그마한 군에 살았었던 나는 언니의 독립을 핑계로 뺀질나게 언니의 자취방으로 버스를 타고 다녔다. 좁은 동네에서만 살다 언니를 따라 구경나갔던 번화가는 별천지였다.옷도 언니껄 빌려입고 신발도 높은 굽을 신고 시내를 활보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때 언니는 여름방학을 틈타 한 상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옷가게였지만 구제옷가게였었다. 그런 옷들을 처음보기도 했거니와 언니를 따라 옷가게에서 들고나는 손님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언니가 마네킹에 직접 코디를 하고 그걸 사람들이 사가는걸 보고 나도 한번 코디를 해보고 싶었다. 용기를 내 마네킹에 내 취향에 맞는 옷을 입히자 마자 두명의 여성분들이 오셔서 옷을 사가셨다.그때의 뿌듯함이란...
그때부터였던것 같다. 나만의 옷가게를 열어보고싶고 해도될것같다고 생각한게....

어린시절 옷방에 들어가서 이옷저옷 코디하며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곤 했었다. 몇벌 없는 옷으로 코디를 하는 날 보고 엄마는 마딱찮은 눈빛으로 쳐다보곤하셨다. 그러나 별 말씀은 하지않으셨는데 지금 생각하면 엄마의 침묵이 고마울 따름이다. 내가 어린시절 다른 사람들의 옷을 많이 물려받았었다. 그 시대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옷을 대물림해 입었을 것이다. 새해라는지 특별한 날만 새옷을 구경할 수 있었던것 같았다. 그러나 요즘은 물려받는 옷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그만큼 옷이 흔해졌다고도 할 수있을 것이다.

외국은 자신의 결혼식때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고이간직하다 딸이 결혼할때 수선해서 입기도하고 추억이 담긴 옷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모습들을 영화를 통해서 많이보곤했었다. 그들의 그런 정서가 참 마음에 들었었다. 나 역시 내 딸에게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우리네 현실로는 웨딩드레스를 구입한다는게 좀 어렵긴했었다. 책 속의 빈티지샵 역시 많은 사람들의 추억과 사연이 있는 옷들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팔려나간다. 

빈티지샵의 주인 피비는 어린시절부터 가깝게 지내던 친구 에마의 죽음으로 괴로움에 시달리고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면서 런던의 어느 길모퉁이에 빈티지샵을 오픈한다. 꿈에도 그리던 빈티지샵을 오픈한 피비는 행복한 모습으로 드레스를 고르고 사가는 손님들과 각자의 사연을 가진 옷들을 팔러오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중 벨부인을 만나게 되고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면서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며 상처를 치유한다. 

마음을 치유하고, 뜻밖의 행복을 만나고,꿈을 이루게 되는 꿈을 파는 빈티지샵 "빌리지 빈티지’

예전에는 다른사람들이 입던옷을 입는다는게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던적도 있었다. 그러나 빈티지는 단순히 누군가가 입었던 옷들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랑과 추억이 깃들어있는 옷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아직까지도 빈티지에 대한 내 인식에 많은 변화가 오진 않았지만 시각의 변화는 분명히 있었다. 어디선가 빈티지샵을 보게된다면 예전보다 좀 더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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