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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김성민 글, 이태진.조동성 글 / IWELL(아이웰)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때 아기자기한 크기에 놀랐다. 제목으로만 봤을땐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무언가 많은 말들을 전해 줄줄알았는데, 단 117page속에 역사를 담아내고 있었다. 안중근이 이토히로부미를 쏜건 누구나 다 알것이다. 그러나 이토히로부미가 안중근을 쏘다니, 이 무슨말인가? 궁금증에 급하게 책을 펴들었다.
책에서도 밝혀두지만 이 글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서 소설 형식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이 단편 역사 소설속에는 부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안중근 장군(일본이 안중근을 개인이자 테러리스트로 격하시키기 위해 사용을 유도한 잘못된 표현)이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할 당시의 전후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후 사형을 선고 받았지만 안중근 장군님의 어머니 조마리아는 그의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 사형을 언도받으면 항소하지 말라고 하며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라고 편지를 써 큰 화제를 일으켰다고 한다.
시모시자(是母是子:그 어머니에 그 아들)
그렇게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은 영웅의 아들이 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일제치하속에 그들의 영웅을 암살한 자의 집안을 가만히 놔둘리 없었다. 준생의 형이 7살때 누군가가주는 과자를 받아먹고 죽음을 맞이했다. 안중근 장군 가족이 고초를 겪고있다는 사실을 안 임시정부에서 그들을 상해로 불러들였다. 상해에서의 삶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나았지만 갑자기 임시정부가 사라져버리고 준생 가족들은 또다시 버림받았다.
일을 하려해도 누구하나 써주지않아 그들의 생활은 말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했다. 그러던 중 준생은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한국으로 이동하며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 그로썬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 도착해 준생이 만난 사람은 이토히로부미의 아들 이토히로쿠니였다. 이들 두사람에게는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는 한가지가 있었다. 두 사람의 아버지 모두가 나라의 영웅이었다는것, 그로써 그들의 아들들은 아버지와 비교되어 열등감속에 살았다는것이다. 이토히로쿠니는 한가지 제안을 했다.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다. 남산(장충단)에 이토히로부미 공을 추모하는 박문사라는 절에서 위령제가 열리는데 그자리에서 이토히로쿠니 공작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는 것이었다. 변절자가 되는 것이 잘못된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사과를 거부하고 자신은 물론 모든 가족이 죽음을 당하는것이 무슨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런 생각이 들자 한때라도 편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준생은 별절자가 되었다.
호부견자(虎父犬子:호랑이 아비에 개같은 자식)
영웅의 가족에게 어떠한 배려도 없었던 나라에 대한 준생의 배신이었다. 나라에 의로운 영웅이셨지만 그의 가족에게는 차마 영웅이지 못했던 안중근 장군의 가족이야기이다. 이토히로쿠니에게 사과하고 막대한 상금을 받고 상해로 돌아온 준생에게 모든 이들이 손가락질 했지만 그의 어머니 김아려만큼은 준생을 따뜻하게 받아들이고 그 돈으로 약국을 열어 남은 인생을 가장 풍요롭게 보낸다.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보아야할 것은 나라를 위해 의로움을 지켰을때에는 개만도 못한 생활을 하다가 한번의 사과로 많은 보상을 받고 남은 여생을 풍요롭게 지낼 수있었던것에 대해 영웅이 영웅으로만 끝날 것이아니라 그 뒤에서 희생을 감내했을 가족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책의 크기가 작다고 얕잡아 보아서는 안되는 책이었다. 오히려 이 짧은글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과 깨우침을 주었다.